* 뜻 밖의 감기 몸살로 고양 원정은 참가 못 했으나 중계로 전부 지켜보며 작성하였습니다.

이번 리뷰도 편의 상 경어를 생략하겠습니다.


작성 : A.S.U RED 미디어팀 최재원, 손동주



보랏빛 태양이 뜨는 곳으로 날아오르자

62, FC 안양 vs 고양 Hi FC

 

  확실한 승리였다. 525일 충주와의 홈경기는 모든 선수가 경기 내내 좋은 모습으로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그리하여 자신감도 얻었고, 기세는 드높아졌다. 하얀 고치를 뚫고 보랏빛 날개를 펼쳤다.


  펼쳤던 날개가 아직 완전히 펼쳐지지 못한 것이었을까, 더 높은 곳으로 날아오르던 안양이 잠시 내려앉게 되었다.

 

  개막전 이후, 다시 만나게 된 고양과의 경기. 저번 홈경기에서 무승부로 아쉽게 승부를 내지 못하였기에 원정에서 승부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 경기였다. K리그 챌린지의 모든 팀과 한 번씩 경험한 안양은 기량과 전술 수행 등 모든 면에서 크나큰 발전을 하였다. 또한, 지난 경기에서 고양의 강한 압박 플레이를 한 번 경험했기에 그에 대한 대비가 더욱 좋아졌을 것으로 기대되었다. 그렇기에 전과는 다르게 크게 고전하지 않고 고양과의 경기를 풀어나갈 것으로 예상했었다.

 

  우리 안양뿐만 아니라 다른 팀 또한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경험을 쌓고 발전을 한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다시 상대하게 된 고양은 발전된 것뿐만이 아니라 안양의 전술에 대한 대비책을 확실하게 준비하였다. 전보다 더욱 강해진 압박 전술로 안양의 유기적인 공격을 차단하고 압박하였다. 이 때문에 공격의 활로를 쉽게 개척하지 못하고 고전하다가 한순간의 놓침으로 인해 선취골을 내주며 어려운 경기를 해나갔다.

 

  후반전에 들어선 뒤로는, 기존과 다른 선수 교체 및 기용으로 공격의 활로를 열어나갔고 전반전보다 공격기회가 많아졌다. 그러한 공격기회로 얻어낸 코너킥에서 동점골을 성공하여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게 되었다. 그러자 고양에서 기존보다 더욱 견고해진 수비전술로 맞대응 하였고, 다시 공격을 풀어나가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졌다. 이후, 교체되어 들어온 고양의 알렉스 선수에게 주어진 프리킥으로 인해 아쉬운 실점을 하게 되었다. 이 골로 고양은 수비와 압박을 더욱 강하게 하였고 이를 뚫어내고자 한 안양은 결국 굳게 쌓인 벽을 넘지 못하고 아쉽게 패배하게 되었다.

 

  하얀 고치를 뚫고 보랏빛 날개를 활짝 펼쳐 날아오르던 안양이 전보다 더욱 강해진 풍파(風波)로 잠시 주저앉게 되었다.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앉을 안양이 아닐뿐더러, 시련을 이겨낼수록 더욱 강해진다는 것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앞으로 다가올 모진 풍파를 이겨낸다면 펼쳐진 보랏빛 날개는 더욱 굳건해지고 찬란해질 것이다.

 

  고양이 보였던 압박 전술로 쉽사리 경기를 풀어나가지 못했던 안양의 경기는 어떠하였는지, 또한 상대 고양이 보여준 압박 전술이 어떠하였는지, 이에 대한 대비책은 무엇이 있는지 등 여러 면에 대해 리뷰해보고자 한다.




<선발 라인업 분석>

안양 선발 라인업.JPG

교체 명단 : 1 이진형, 3 가솔현, 19 김성국, 14 박정식, 77 김원민, 23 조성준, 33 남궁도

 

- 지금까지의 경기력을 이어 간다

 

  뜻밖에도 안양은 지금까지의 경기에서 줄곧 선보였던 박성진 원톱을 중심 역습의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그리고 선수기용도 큰 차이가 없었다. 그나마 최진수가 김원민을 대신해서 측면 윙어로 들어갔다는 것이 차이였다.

 

  개막 경기 때 고양과의 중원 싸움을 힘겹게 치른 경험을 살려, 좋은 호흡을 보여주고 있는 정다슬 정재용 콤비가 중앙에 나서게 되었다.

 

  상대적으로 안양보다 우세라고 보기 어려운 고양을 상대로 역습에 맞춘 전술을 들고 나온 것은 어찌 보면 맞지 않은 전술일지도 모른다. 다만 최근 경기들 동안 안양은 이 전술을 계속 맞춰왔고, 좋은 경기 내용을 보여 왔다. 그렇기에 좋은 경기력을 이어가 고양을 격파히기 위하여 이러한 선발 라인업이 나온 것으로 추측된다.

 

 

 

<전반전>

 

- 전반전을 관통한 키워드, ‘압박

 

  안양은 이른 시간 실점을 내주었다. 전반 8, 윤동헌의 왼쪽 코너킥을 오기재가 받아 넣으면서 실점하였다. 초반부터 고양의 뒷공간을 파고들었던 안양의 경기 흐름에 차질이 생기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여전히 불안한 세트 피스 수비가 다시 드러난 장면이었다.

 

  이후 전반전 내내 안양은 공 소유권, 즉 점유율을 높게 가져갔다. 그러나 그에 비해 공격이 쉽사리 풀리지 않았고, 도리어 고양에게 역습을 내주는 등 고전하였다. 동점골을 위해서 공격 기회를 만들어야 하는데 공격이 풀리지 않는 상황의 연속이었다.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전반전 동안 사용했던 고양의 압박전술에 있었다고 생각된다.

 

  압박은 공을 가진 상대에게 달라붙어 돌파, 패스 등을 막는 행위로 받아들여진다. 이 말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더욱 넓게 보자면 상대가 공격을 전개할 공간을 없애 공격 자체를 막는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상대가 공격할 수 있는 공간을 줄여 공격을 차단하는 것이다. 최근 전술 흐름도 이런 넓은 의미의 압박을 토대로 전술이 발전되고 있다.

 

  더구나 수비 임무를 맡은 선수만의 전유물이 아닌 최전방 공격수까지 압박에 가담해주고 있다. 더 설명할 것이 많지만, 압박이란 것이 상당히 다양하고 복잡하므로, 자세한 설명은 차후에 다루기로 하겠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두 가지, ‘상대가 공격을 전개할 공간을 없애 공격 전개를 막는 행위최전방 공격수의 압박 가담이니 이 두 가지만 잘 기억하면 될 것이다.

 

  고양은 4-2-3-1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두고 경기에 임했다. 하지만 수비 상황에선 상당히 수비적인, 그리고 독특한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바로 4-6-0 포메이션이다.

 

바르셀로나 라인업.JPG

<제로 톱을 가장 잘 쓰는 팀, 스페인 FC 바르셀로나의 4-6-0 포메이션>

 

  4-6-0 포메이션은 유럽 축구, 특히 스페인의 FC 바르셀로나 경기를 많이 본 사람이라면 익숙할 것이다. 흔히 제로 톱(Zero Top)’, ‘펄스 나인(False Nine)’이라고 하는 전술이 바로 이 4-6-0 포메이션에 기초해있기 때문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제로 톱이란 이름 그대로 공격수 없이 미드필더만 6명을 두는 독특한 전술이다.

 

  4-6-0 포메이션은 공격수를 포기한 대신 미드필더 간 간격이 좁아지므로, 서로 패스를 주고받는데 부담이 적다. 따라서 패싱 플레이를 통해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기가 상당히 좋은 전술이다. 특히 계속 되는 짧은 패스의 패싱 플레이로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경기를 지배하는 티키타카(Tiki-taka)’형 전술에 가장 어울리는 포메이션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만큼 패싱 플레이가 잘 맞아야 되고, 선수들에게 높은 개인기를 요구하기 때문에 이 전술과 포메이션을 사용하는 팀은 바르셀로나 밖에 없다시피 하다. (물론 바르셀로나에 리오넬 메시라는 세계 최고의 개사기 선수가 있는 것도 한 몫 한다.)

 

고양의 수비형 제로톱.JPG

 

  고양은 이 포메이션을 반대로 수비 상황에서만 사용하였다. 원톱 공격수 이광재가 수비 상황에선 재빠르게 미드필더에 가담한다. 그렇게 되면 진창수 주민규 이광재 유만기 4명의 1차 저지선이 안양의 수비진 앞에 서게 된다. 4명의 벽 뒤엔 오래 호흡을 맞춰온 오기재 신재필 콤비가 중원을 꽉 잡고 있다. 공격수를 미드필더에 합류, 수비에 가담시켜버리는 상당히 독특한 전술이다.

 

  보통 공격수가 수비 가담하는 것은 박성진, 고경민 같이 공을 가진 상대 수비수를 따라다니며 쉽게 패스를 하지 못 하게 막는 것이다. 하지만 고양은 여기서 한 술 더 떠 이광재를 더 아래로 오게 하여 하나의 벽을 형성하게 한 것이다. 고양이 선취골을 넣어 유리한 상태이기에 할 수 있는 배짱 좋은 포메이션이었다.

 

  안양은 수비 지역에서 공격 지역으로 넘어갈 때 짧은 패스로 전진하는 전술을 주로 사용한다. 하지만 1차 저지선이 견고해 섣불리 전진 패스를 줄 수가 없었다. 4명이 일렬로 고루 퍼져 안양이 공격할 수 있는 공간을 장악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수비진이 공을 가지고 하프 라인을 넘으려고 하면 1차 저지선이 바로 달라붙어 공을 빼앗으려고 하였다. 그러다 보니 안양은 섣불리 공격을 시도할 수 없었다.

 

 혼자 내려오기.JPG둘다 내려오기.JPG


  결국 패스가 1차 저지선을 넘지 못하자, 정다슬과 정재용이 번갈아 수비진까지 내려와 공을 받아주었다. 하지만 둘은 몸싸움을 통해 공을 받아낼 공간을 만들어주기보단 고양의 1차 저지선보다 앞서 내려왔다. 그러다 보니 둘이 번갈아 공을 받으러 내려와도 1차 저지선에 막혀 공격을 전개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졌다.


  둘 다 내려오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 방법도 여의치가 않았고, 돌파를 시도해도 상대의 압박과 파울에 저지 당하는 장면이 많았다. 또한 고양의 1차 저지선은 정다슬과 정재용이 공을 가지고 있으면 바로 전진, 달라붙어 쉽게 공격을 풀어나가지 못 하게 막았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파훼(破毁)법은 크게 2가지가 있다. 측면부터 시작해서 패싱 플레이로 빠르게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없는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 그리고 정확한 롱패스로 최전방 공격수에게 공을 보내주는 방법 2가지가 있다. 그러나 이 2가지도 여의치가 않았다.

 

  중앙으로 공격을 시도하기 어려웠던 안양은 측면을 이용하고자 하였다. 측면에서부터 공격을 시작, 박병원의 빠른 발과 패싱 플레이로 점차 공격을 전개하고자 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고양은 4-6-0 포메이션의 장점을 적극 활용하여 측면 공격도 봉쇄하였다.

 

  고양은 월등한 미드필더 숫자를 이용하여 안양 선수가 공을 소유하면 바로 주변 3명이 달라붙어 압박하였다. 상당히 빠르게 들어오는 압박에 패스할 타이밍을 빼앗겼다. 거기다 고양 선수들이 몸싸움을 강하게 밀고 들어오니 공을 지키기가 힘들었다. 실제로 경기 동안 윙어들이 공을 받아도 고양 선수들이 거칠게 몸싸움으로 들이대 공을 놓치거나 파울을 얻어내는 장면이 자주 연출되었다. 이러한 고양의 거친 압박에 안양 특유의 패싱 플레이가 전반전에 빛을 발하지 못했다.


고양의 좁은 공간.jpg


  그리고 고양은 위와 같이 3선이 서로 가깝게 서서 간격을 좁게 가져갔다. 그러다 보니 안양 선수들에게 주어진 공간은 좁을 수밖에 없었다. 공간의 여유가 없다 보니 공을 받고 바로 패스하려고 해도 이미 고양 선수들이 다가와 압박하곤 했다. 1차 저지선과 더불어 좁은 3선의 간격이 압박의 강도를 더 했다. 이 때문에 정다슬, 정재용이 하프 라인을 넘어간다 해도 고경민, 박병원, 최진수, 박성진에게 연결하기 쉽지 않았다. 안양이 패싱 플레이를 이어나가기에 상당히 어려운 상황의 연속이었다.

 

  롱패스 활용도 쉽지 않았다. 박성진과 고경민, 최진수, 박병원 등을 향하는 수비진의 롱패스는 머리를 향하기보단 조금 더 앞에 떨어졌다. 그러면 발 빠르게 공을 가로채 공격 기회를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고양의 끈질긴 압박에 슈팅을 제대로 시도하기 어려웠고, 고립되기 일쑤였다. 정재용이나 정다슬의 미드필더 지역에서 날카로운 스루 패스 또한 공간을 상당히 촘촘히 가져간 고양의 압박에 쉽사리 이어지지 못했다. 따라서 지금까지 선보였던 롱패스와 돌파에 이은 역습이 자주 보이지 않았다.

 

  또한, 안양 선수들도 이렇게 압박을 강하게 가져가는 팀을 자주 상대한 경험이 없던 점이 나타났다. 충주, 수원, 수원 FC는 압박하되 간격을 넓게 가져가는 편이었다. 그리고 빠른 공수전환을 통한 압박의 부천도 고양만큼 압박에 큰 비중을 가져가지 않았다. 고양과 비슷하게 거친 압박을 보여줬던 광주도 공격에 힘을 더 쏟았기 때문에 안양이 광주 원정에서 고전했어도 공격 작업이 이만큼 막히지 않았다.

 

  선취골을 먼저 가져가 여유가 생긴 고양은 공격수를 포기한 4-6-0 포메이션과 좁은 간격을 토대로 거칠게 압박을 하였다. 4명의 1차 저지선은 넓은 의미의 압박, 즉 안양이 공격을 하기 위한 공간을 없애는 것과 하프 라인에서부터 안양의 공격을 저지하는데 충실하였다. 고양의 압박의 시작이 공격의 기초가 되는 수비진에게 바로 들어오니 공격이 잘 풀릴 수가 없었다.

 

  결국, 동점골을 넣어야하는 압박과 고양의 거친 압박에 안양 선수들은 공격을 자주 시도할 수 없었다. 안양의 전반전 점유율은 높았지만, 대부분이 하프 라인 아래 수비 지역에서 이루어졌다.

 

  반대로 역습 상황에서 고양은 1차 저지선을 구축한 4명이 동시에 공격에 가담하였다. 특히 안양 수비에 있어 가장 위협적이었던 것은 유만기, 진창수 양 윙어였다. 둘은 스위칭 플레이로 위치를 서로 바꾸어 가며 빠르게 안양 수비를 파고들었다. 그리고 고양 오른쪽 풀백 윤창헌까지 오버래핑하여 날카로운 크로스로 안양 골문을 위협하였다.

 

  왜 오히려 고양의 역습이 날카로웠는가? 이 문제는 고양의 빠른 공수전환으로 설명해볼 수 있다. 고양은 1차 저지선 쪽이나 패널티 박스 앞쪽 지역에서 안양의 공격을 차단하였다. 그러면 박성진이나 고경민의 강력한 전방 압박이 들어오기 전에 전진 패스를 과감히 시도하여 측면으로 연결하였다. 수비 진영에서 공격 진영으로 공이 넘어가는 공수전환이 상당히 빨랐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고양 역습 시 안양 수비 5명과 고양 공격 4명이 대치하는 상황이 몇 번 벌어졌다. 다행히 안양 수비수들이 자리를 먼저 잡아 협력 수비를 통해 고양의 역습을 차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안양은 고양의 역습을 막아내도 위와 같은 장면을 반복, 1차 저지선을 돌파하지는 못하였다. 결국, 결정적인 기회를 자주 만들어내지 못 했고, 동점골을 뽑아내지 못한 채로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전>

 

- 양 팀의 감독의 교체 전술, 분위기를 바꾸다

 

  후반전이 시작되고 나서도 고양의 압박 전술이 여전히 탄탄하자 이우형 감독은 의외의 교체 카드를 선보였다. 교체 투입될 때마다 활력을 불어넣는 남궁도를 투입하되, 왼쪽 풀백 이상우를 뺀 것이었다. 대신 박병원이 이상우 대신 왼쪽 풀백에 위치하게 되었고, 남궁도가 박성진과 함께 2톱을 구성하게 되었다. 공격형 미드필더였던 고경민은 측면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안양 4-4-2 전환.JPG

 

  박성진, 고경민보다 제공권이 높은 남궁도의 투입으로 안양의 공격은 점차 숨통이 열리기 시작하였다. 한 발 앞서 주는 롱패스 대신 남궁도의 머리를 노리는 롱패스가 가능해졌다. 고양의 1차 저지선을 넘을 방법이 열린 것이었다. 그리고 남궁도는 박성진과 번갈아 자주 내려오면서 공격의 활로를 열어주었고, 계속해서 고양 수비진을 흔들어주었다. 몸싸움에서도 고양 수비수들에게 밀리지 않으며 안양이 공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곧 이어 정재용을 대신해 조성준이 교체 투입되었다. 최진수가 정재용을 대신해 정다슬과 중앙에서 호흡을 맞추게 되었고, 조성준은 최진수를 대신해 윙어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다. 조성준 또한 측면에만 머물지 않고 중앙으로 내려오면서 직접 슈팅을 시도하는 등의 활약을 보여주었다.

 

  박성진 원톱에 고경민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부지런히 움직이는 전술에서 안양은 남궁도 박성진 2톱으로 바뀌면서 공격을 풀어나갈 수 있었다. 이러한 전술 변화는 지금까지 경기에서 남궁도 교체를 통해 여러 차례 선보였다. 이 변화로 양 윙어와 2톱이 서로 유기적으로 움직이면서 공격의 흐름이 끊기지 않았다.

 

  후반 16분 고양은 중앙 수비수 한영구를 신재필 대신 투입하면서 5백으로 전환하였다. 상당히 이른 시간부터 잠그기에 돌입한 것이었다. 압박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으니 수비를 보강해 이대로 승리를 챙기겠다는 판단으로 보였다. 5백을 갖추게 되면서 고양은 5-4-1 포메이션으로 바뀌게 되었고, 알렉스를 이광재 대신 투입하여 기동력을 살렸다.

 

  안양과 고양의 교체 카드는 후반 20분쯤부터 경기 양상에 변화를 가져왔다. 전반전부터 하프 라인 넘기가 버거웠던 안양은 연이은 2장의 교체 카드와 고양의 5백 전환 기점으로 하프 라인 넘어서 공격을 전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중앙에서의 패싱 플레이가 점점 살아나기 시작하였다.

 

후반전 공격 지역 변경.jpg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안양의 공격 전개 시작이 하프 라인을 기준으로 뒤에서 앞으로 옮겨졌다. 고양이 5백을 사용하면서 더욱 수비적으로 경기를 운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양의 1차 저지선(붉은색 선)은 사라지고 5백 중심의 최후 방어선이 새롭게 나타났다(주황색 선).

 

  그렇기 때문에 안양은 하프 라인 아래에서 공격 전개를 시도하다가(보라색 원) 미드필더 지역에서(하얀색 원) 패싱 플레이를 통해 공격 전개를 큰 방해 없이 전개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고양의 5백은 안양에게 또 다른 난관으로 다가왔다.

 

 

- 안양의 발목을 잡은 밀집 수비, 5


후반전 고양 5-4-1 2.JPG

 

  고양은 미드필더 지역에서 안양의 공격 전개를 허용하되, 5백을 패널티 박스에 배치하여 안양의 공격이 슈팅으로 이어지지 못하게 방해하였다. 그리고 그 바로 앞에 미드필더 4명을 가까이 배치, 5백을 더욱 두텁게 해주는 밀집 수비를 갖추었다. 극단적 수비인 5-4-1 포메이션으로 바뀐 것이다.

 

부천의 밀집수비.jpg


  이와 비슷한 양상은 부천 원정에서도 보였다. 위의 사진은 지난 부천 원정 경기 리뷰에 쓰였던 사진이다. 당시 안양은 후반전 동안 공격을 퍼부었지만,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그 이유는 부천의 3백의 적극적 활용이었다. 부천은 이윤의, 이후권이 측면 수비를 맡아주면 3명의 중앙 수비수들은 패널티 박스 내 공간을 메워버리며 안양의 공격을 막아내었다. 여기에 미드필더들까지 가세하여 안양의 미드필더들까지 견제해주었다.

 

  고양은 부천보다 더 수비적으로 아예 5백으로 고정, 소위 말하는 잠그기에 돌입하였다. 그리고 부천과 결정적인 차이점은 5백이 하나의 벽이 되어 안양의 패널티 박스 진입을 차단하였다는 것이다.

 


부천의 3백 활용.jpg 

  부천은 3명의 중앙 수비수를 유기적으로 퍼뜨려 패널티 박스 공간을 고루 장악하였다. 그래서 패널티 박스로 진입을 허용하여도 패스만 주고받게 막아내었다. 이 당시 리뷰에서 지적했던 것처럼 적극적인 슈팅이 없던 점이 있었으나, 부천도 많은 위험 부담을 안은 수비 전술이었다. 비슷한 경우였던 충주도 이렇게 막으려 했지만, 수비수들의 움직임 부족으로 안양은 3득점이란 쾌거를 올릴 수 있었다.

 

고양의 벽.jpg 

  반대로 고양은 5명이 일렬로 서서 안양 선수들이 패널티 박스로 진입하지 못하게 원천 봉쇄하였다. 5백이 하나의 벽이 되어, 아예 패널티 박스로의 침투를 막아 공격 기회조차 주지 않겠다는 의도였다. 쉽게 얘기해서 전반전의 1차 저지선이 5백으로 옮겨져 단단한 최후 방어선을 구축한 것이었다.


고양의 5백 벽.jpg

  위 사진은 후반 20분 조성준의 슈팅 시도 장면이다. 사진에서 보여지듯 고양의 5백을 일렬로 벽을 세웠고, 조성준도 직접 돌파하지 못 하고 현재 위치에서 슈팅을 시도하였다. 이 외에도 안양의 공격은 5백을 뚫거나 패널티 박스 안으로 밀어내지 못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렇다면 측면에서부터 공략하는 방법이 있었다. 하지만 미드필더들이 5백과 간격을 좁힌 탓에 윙어들이 휘저을 공간이 많지 않았다. , 미드필더들이 수비진과 협력 수비를 하는 거리가 줄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공이 측면으로 전달되자마자 고양의 윙어와 풀백이 동시에 압박하여 들어왔기 때문에 측면 공격도 쉽게 이어갈 수 없었다.

 

  이러한 밀집 수비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은 장신 공격수의 활용, 중거리슛, 세트 피스 공격이다. 하지만 미드필더들이 공간을 좁혀 압박한 탓에 앞의 2가지 방법을 시도하기 어려웠다. 장신인 남궁도가 머리로 공을 떨어뜨려준 세컨 볼을 고양 선수들이 따내는 경우가 많아 기회를 만들지 못 하였다. 그리고 중거리슛도 미드필더까지 가세하여 압박하니 시도하기가 힘들었다.

 

  그렇다면 남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세트 피스 공격이었다. 그리고 안양은 드디어 코너킥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하였다. 최진수의 코너킥을 정다슬이 그대로 꽂으면서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하였다. 상대 밀집 수비를 무력화할 수 있는 세트 피스를 잘 활용하여 동점골을 만들어낸 것이었다.

 

  하지만 동점골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다. 5백임에도 고양은 알렉스를 적극 활용하여 역습을 시도하였다. 안양도 적극적으로 고양을 공략했지만 굳건한 5백을 뚫지 못했다. 그러던 중 알렉스의 빠른 역습을 막다가 프리킥을 내주었고, 알렉스가 그대로 넣어버리면서 역전을 허용하고 만 것이었다.

 

  프리킥 직전 교체 투입된 김원민까지 가세하여 동점골을 재차 노려보았지만 5백 공략에 실패하였다. 역전골을 넣은 넣은 고양 미드필더들이 아예 수비에 완전히 가담하여 공격 전개가 쉽지 않았다.

 

  시간은 그렇게 흘렀고 안양은 아쉬운 패배로 경기를 마무리하게 되었다.

 

 

 

<총평>

 

- 중원 싸움, 한계를 넘어라

 

  안양이 오늘 고전한 까닭은 고양의 좁은 간격을 통한 거친 압박에 있다고 본다. 선취골을 넣은 고양이 수비형 제로톱 전술로 안양이 하프 라인을 넘기 버겁게 압박을 가했다. 그리고 간격이 좁기 때문에 안양 선수들이 특유의 패싱 플레이 등을 활용하기 힘들었다. 그나마 안양이 후반전 하프 라인을 자주 넘은 것도 고양이 5백으로 전환, 1차 저지선을 허물었기에 가능했다. 정리하자면 안양이 중원 싸움에서 주도권을 가져오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압박을 이겨내려면 공격과 수비 사이에 있는 미드필더들이 이 압박을 깨부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그래야 막혔던 공격의 맥이 풀리고, 수비 불안도 떨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평소 리뷰에서 강조했던 중원 싸움의 중요성이다.

안양이 중원 싸움에서 고전했던 경기를 꼽자면 수원 FC와의 홈 경기, 광주 원정 경기를 들 수 있다.


  광주는 고양처럼 간격을 좁게 가져가진 않았지만, 피지컬을 내세워 거칠게 압박하여 안양의 공격을 저지하면서 공격권을 자주 가져올 수 있었다. 그리고 수원 FC는 거칠게 수비하는 유수현, 공격과 수비 모두 오가는 권용현의 활약으로 중원을 장악, 안양의 골문을 위협하였다. 아직 거칠고 강하게 나오는 상대와의 중원 싸움에는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론 중원 싸움에서 밀리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았다. 그러나 이러한 안양의 약점에 전술을 맞춰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여겨진다. 루시오, 김은선 중심 피지컬 축구의 광주, 빠른 공수전환을 기초로 한 압박의 부천, 삼각 편대로 안양을 몰아붙인 바 있는 수원 FC, 국가대표급 선수진의 상주와 경찰 등 중원 싸움을 쉽게 보기 어려운 팀들이 많다.

 

  특히나 미드필더를 거쳐 공격이 시작되는 안양의 전술을 고려하면, 중원 싸움에서 밀리지 않아야 한다. 특유의 패싱 플레이, 박성진 중심의 빠른 역습 모두 미드필더 진을 통해 전개되기 때문이다.

 

  이론적인 부분을 몇 가지 언급해보자면, 롱패스로 최전방 공격수에게 바로 연결하여 중원 싸움을 피하는 것이 가장 대표적이다. (킥 앤 러쉬 전술도 이러한 전술에 포함된다.) 그나마 압박을 덜 받는 양 측면 돌파로 공격 기회를 만드는 방법도 있다. 혹은 조직력을 갈고 다듬고 다듬어 아예 안양 특유의 패싱 플레이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다. 다만, 아무래도 시간은 좀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우형 감독님이 어떤 방법의 전술로 중원 싸움을 보강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과연 어떤 방법을 내놓을지 지켜보는 것도 앞으로의 주목할 부분이 되지 않을까 한다.

 

 

- 밀집 수비에 대한 파훼(破毁)법을 찾아라

 

  후반전 안양은 고양을 계속 공격했지만 5백이란 밀집 수비에 막혀 승점을 아깝게 놓쳤다. 상대 밀집 수비를 공략하는 방법이 아직 자리 잡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안양이 최근 선취골을 넣는 경기가 많다. 그러면 상대는 더 공격적으로 나설 테고, 힘 빠진 틈을 타 역습으로 공략하면 된다.(충주와의 홈경기가 가장 좋은 예일 것이다.) 하지만 상대에게 선취골을 허용하거나 비기고 있을 때 상대가 밀집 수비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안양도 밀집 수비에 대한 파훼법을 준비해야할 것이다.

 

  위에서도 설명했지만 세트 피스를 통해 밀집 수비와 관계없는 득점 기회를 만드는 방법이 있다. 그리고 중거리슛을 계속 시도하여 상대 수비를 더욱 끌어내고, 측면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크로스를 올려 득점 기회를 만드는 방법도 있다. 아니면 안양 특유의 패싱 플레이를 더 가다듬어서 좁게 만든 공간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중원 싸움에 대한 총평에서도 설명한 것과 같이, 과연 어떤 수로 밀집 수비를 뚫을 수 있을지 섣불리 예측할 수가 없다. 하지만 밀집 수비 파훼법 역시, 어떤 방법일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앞으로 안양은 상주와 부천을 홈에서 상대하고 수원 FC와의 원정 경기를 치른 뒤 2주간의 휴식기에 돌입한다. 비록 고양 원정에서 승점 3점을 가져오는 데 실패했지만, 이번 경기에서 드러난 새로운 보완점을 다듬을 기회이다. 부천의 밀집 수비, 상주와 수원 FC의 탄탄한 중원 등 위에서 지적했던 문제점들과 관련 있는 팀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세 팀 모두 한 번씩 상대해본 팀이고, 공교롭게도 세 팀에게 승리를 거둔 적이 없다. 그래도 이들과 좋은 경기를 펼쳐 중위권 이상으로 안착할 수만 있다면, 2주간의 휴식기를 부담 없이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의 3경기에서 과연 어떤 선수기용과 전술이 파훼법이 등장할지, 경기 흐름을 가져올지 지켜보도록 하자.




<경기 기록> - 출처 : 연맹 홈페이지


경기 기록.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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