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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리뷰가 늦어진 점 죄송합니다 ㅠㅠ 이번 리뷰에선 일본식 용어인 '헤딩' 대신 올바른 용어인 '헤더'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도 편의 상 경어를 생략하겠습니다

작성 : A.S.U RED 미디어팀 최재원, 손동주




그대들이여, 보이는가? 과거의 아픔과 더불어 K리그를 넘어설 우리건재(健在)’하다는 보랏빛 태양이 떠오르는 것이

58, FA32FC 안양 vs 수원 삼성

 

  FC 안양 창단 이후, 우리는 새로운 역사와 이야기를 한 자(), 한 장() 기록해가고 진행해가고 있다. 3410일 만의 첫 경기, 3354일 만의 첫 승리우리는 같은 하늘 아래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같은 목소리로, 우리들의 이야기이면서 후대에도 전승해줄 역사를 기록하고 기념하며 살아가고 있다.


  201358,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여느 날과 다름없는 지극히 평범한 평일에 우리에게 있어 새로운 역사의 막()이 열리게 되었다. 그 막()의 주연배우는 ‘FC 안양’, 상대배우는 수원 삼성’, 명칭은 과거 지지대 더비라고 불렸던, 하지만 과거를 넘어 새롭게 시작한 우리에게 새로이 통용(通用)되고 많은 사람에게 회자(膾炙)오리지널 클라시코(Original Clasico)’ 라는 명칭의 막()이 안양, 아워네이션에서 펼쳐지게 되었다.


  이번 FA컵 수원 삼성과의 경기는 10년 만에 만난 과거부터 현재, 그리고 미래에도 계속될 진정한 라이벌과의 경기임과 동시에, 단순한 승패의 의미를 넘어 FC 안양과 A.S.U.RED의 새로운 시작과 건재(健在)함과 더욱 발전(發展)된 우리의 모습을 상대인 수원 삼성뿐만 아니라 K리그 전역(全域)에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하고도 중요한 경기였다. 그리하여 이 경기를 위해 FC 안양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두가 전의(戰意)를 더욱 굳건히 하였고 철두철미(徹頭徹尾)한 훈련 등의 준비를 하였다. A.S.U.RED 또한 우리의 건재(健在)함과 타() 집단과는 비교할 수 없는 유일무이(唯一無二)하며 독존(獨尊)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모두가 합심(合心)하고 합일(合一)하여 의지(意志)와 태세(態勢)를 굳건히 하였다.


  격전(激戰)의 막()이 펼쳐진, 58일 아워네이션에서는 A.S.U.RED와 수원 삼성의 서포터즈인 프렌테 트리콜로의 열띤 응원과 함께 이날 경기를 위해 준비한 오프닝 세러모니를 시발(始發)점으로 경기가 시작하였다. 이날 양 팀의 서포터즈가 보여준 오프닝 세러모니는 화려(華麗)하면서 웅장(雄壯)하였고, 우리 A.S.U.RED가 보여준 세러모니는 많은 RED의 구성원들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건재(健在)한 우리를 보여주기에 차고도 넘칠 만큼 충분하였고 다시는 일몰(日沒)하지 않고 영원히 떠 있을 홍득발자(紅得發紫)의 보랏빛 태양을 보여주었다.

 

  지난 55일에 치렀던 상주 상무와의 원정경기에서 그간 경기에서 활약한 주축 선수들을 기용하지 않고 그동안 경기에 잘 뛰지 못했던 선수들을 기용하였고, 3-4-3 포메이션으로 새로운 전술을 구사하는 등의 모습으로 이번 수원 삼성전을 대비하기 위함이 엿보였었다. 하지만 상주 상무에게 30이라는 점수 차로 패배하였고, 경기를 뛴 선수들의 경험부족과 원활하지 못한 의사소통의 이유로 경기력의 문제를 보였었다. 또한, 현재의 상주 상무 선수진이 여타 K리그 클래식 팀 못지않은 구성이기에 전력 차의 열세(劣勢)로 쉽지 않은 경기를 치른 것도 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상주 상무와의 경기가 FC 안양에게 특효약(特效藥)이 되었던 것이었을까? 수원 삼성과의 FA컵 경기에서 FC 안양은 개막전 이후 지금까지 치른 경기에서 보였던 경기력 중 단연 최상(最上)의 기량(技倆)이라고 자부(自負)할 수 있을 정도의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경기가 시작되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FC 안양은 수원 삼성을 내내 압박하고 위협하는, 활발하면서 압도하는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수원 삼성 또한 K리그 클래식 강호(强豪)의 팀답게 90여분 동안 위협적인 경기력을 여러 차례 보여주기도 하였지만, 전체적인 경기 내용 및 경기력은 FC 안양이 수원 삼성보다 좋았다고 해도 과언(過言)이 아닐 정도였다. 하지만 상대보다 좋았던 경기력에도 정민교 선수의 예상치 못한 부상과 그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교체, 체력적 부담과 후반 집중력 및 선수간 소통의 저하 및 경험 부족으로 선제골을 끝내 지키지 못하고 아쉽게도 패배하게 되었다. 너무나도 아쉬운 패배로 FC 안양의 선수들은 한탄(恨歎)의 눈물을 흘렸지만, 자신들을 응원해주는 안양시민들과 A.S.U.RED에게 보답하려 오리지널 클라시코(Original Clasico)’를 승리하기 위해 준비한 노력이 얼마나 대단하였는가를 충분히 보여준 경기였다.


  FC 안양과 그들을 언제 어디서나 변치 않은 채 항상 지지하고 응원할 우리 A.S.U.RED가 건재(健在)함을 보여준 수원 삼성과의 58FA컵 경기는 어떠하였는지 지금부터 리뷰해보도록 하겠다.




<선발 라인업 분석>

안양 선발.JPG

교체 명단 : 41 백성우, 35 변성환, 34 돈지덕, 3 가솔현, 14 박정식, 16 주현재, 23 조성준, 25 최진수, 33 남궁도

(FA컵은 규정 상 교체 명단을 9명까지 등록 가능)

 

- 4-2-3-1의 사용, 역습을 노려라

 

  상주전에서 빠졌던 주전 선수들이 대거 포진하게 되면서 안양은 오리지널 클라시코 필승의 의지를 보였다. 지난 경기에서 쉬었던 박성진, 김원민, 정재용, 이상우, 김태봉, 김효준, 정다슬 등과 교체로 체력 안배했던 박병원과 고경민이 선발 출전하게 되었다. 선발 라인업에서 상주전 풀타임을 소화한 것은 정현윤, 정민교 뿐이었다.

 

  상주전에서 3-4-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와 3백 전술을 예상했지만 의외로 안양은 활기찬 역습을 보여줬던 4-2-3-1 포메이션을 가동하였다. 과감히 이제 처음 쓴 3-4-3 포메이션을 쓰는 것보다 활발한 역습과 중원 보강을 위해 4-2-3-1 포메이션을 가동, 그대로 밀고 가려는 것으로 보였다. 대신 역습의 선봉장 역할을 맡아온 박성진이 원톱을 수행했던 고경민 대신에 원톱에 자리 잡았다. 그리고 고경민이 자리한 공격형 미드필더였던 김원민이 오랜만에 윙어로 나서게 되었고, 박병원은 이번에도 왼쪽 윙어로 출전하였다.

 

  중앙 미드필더 자리에는 정재용 정다슬이 배치되었다. 수원 FC전에서 이미 호흡을 맞춰본 둘 중 정재용은 공격에도 자주 가담해주는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 정다슬은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소화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피지컬이 좋은 수원 공격진에 대비하여 정현윤 김효준이 자리 잡았다. 아마 돌파력 좋은 정대세, 스테보의 출전을 예상하여 위치 선정과 활동폭이 넓은 둘을 내보낸 것으로 보이며 혹여 장신인 라돈치치가 나온다고 해도 이미 수원 FC전에서 보그단을 차단한 바 있는 둘이었다. , 두 가지 상황 모두 대처할 수 있는 조합으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상대가 국내 빅클럽에 꼽히는 수원이다 보니 선()수비 후()역습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며, 비슷하게 경기를 치렀던 수원 FC전과 비슷한 선수 구성으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수원 역시 그동안 빠른 역습에 무너졌던 경력이 있어서 안양은 역습을 잘 활용했던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와 수원을 격파하고자 하였다.

 

  다만 과제가 있다면 바로 역습과 수비에 모두 중요한 중원 장악으로, 이우형 감독님이 어떤 전술을 들고 나올 지가 관건이었다.

 

 

<전반전>

 

- 선수 기용의 작은 변화가 큰 차이를 만들다

 

  안양과 수원은 서로 상반된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안양은 상주전에서 나서지 않았던 박성진, 김원민, 정재용, 이상우, 김태봉, 김효준 등 베스트 멤버를 총동원하였다. 반면 수원은 1.5군 전력으로 나섰다. 그나마 주전급이라고 하자면 라돈치치, 곽광선, 조지훈, 김대경, 정성룡 정도였고 나머지는 교체 투입됐거나 혹은 데뷔전을 치르는 선수들이 많았다. 현재 K리그 클래식 순위 싸움이 치열한 탓에 토요일 있을 울산 원정을 위한 체력 안배로 보이며 대신 서정진, 오장은 등 주전 선수들을 교체 명단에 포함시켜 만일을 대비한 것으로 보였다.

 

  안양은 수원 FC전에서 보였던 박성진, 김원민 중심의 역습 전개를 다시 들고 나왔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고경민의 기용이다. 수원 FC전에서 박성진 원톱에 박병원, 김원민, 주현재가 뒤를 받쳐주었다. 박성진과 김원민이 먼저 역습을 전개하면 박병원과 주현재가 보조해주는 식의 역습이었다고 지난 수원 FC전 리뷰에서 언급하였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는 주현재 대신 고경민이 선발로 나섰다. 광주 전에서 고경민은 폭넓은 움직임으로 패스 플레이의 연장선의 원톱의 역할을 보여주었다.(광주전 리뷰 참조) 그래서 당초 고경민이 원톱으로 나설 것이라 예상했으나 정작 원톱 역할을 맡은 것은 박성진이었다. 그리고 고경민은 박성진의 뒤에 처진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게 되었다.


포어 리베로 정다슬1.jpg


  하지만 이 작은 변화는 중원 장악과 역습 전개에서 큰 차이를 만들었다. 사실상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은 고경민은 엄청난 활동량을 통해 수비시 미드필더 진에 합류, 4명의 벽을 만들어 미드필더 진의 전진 패스를 차단하였다. 이때 포메이션이 4-1-4-1로 변화, 고경민이(붉은색 원) 중앙 미드필더로 들어가면서 1차적인 벽을 만들어준다.(보라색 선) 이때 정다슬은 아래에서 설명할 포어 리베로 역할로(노란색 원) 미드필더와 수비진 사이에 위치하게 되었다.

 

역습 시 2톱.jpg

 

  그리고 역습이 시작되면 빠르게 치고 올라가 박성진, 김원민, 박병원을 보조해주었다. 더불어 고경민은 직접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면서 수시로 공격수 자리까지 올라가기도 하였다. 그러면서 안양은 역습 전개에서 박성진 고경민 투톱의 4-4-2로도 변화할 수 있었다(보라색 원 2). 4-4-2가 되면 정다슬이(노란색 원) 미드필더 진에 합류, 고경민의 공백을 메워주었다.

 

중원 장악.jpg

 

  고경민의 활약에 힘입어 안양은 중원 장악을 할 수 있었다. 속공에 장애물이 되었던 중원 싸움에서 주도권을 내주지 않은 덕분에 안양의 역습을 빠른 속공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그리고 고경민과 정재용이 서로 간격을 넓게 가져가는 권창훈 - 조지훈 이현웅 조합을 적극 압박하여 차단하면서 수원 FC전보다 역습 시작 지점을 더 높게 가져갈 수 있었다. 특히 수원이 수비진에서 빌드업을 시작할 때, 4명이 일직선으로 정렬하여 미드필더 진으로 패스하지 못하게 차단하였다.(보라색 반투명 지역)


  이렇게 중원 싸움에서 밀리자 수원은 미드필더에서 수비진으로 백패스를 돌리는 일이 잦았다. 활발하게 뛰어다니는 고경민과 정재용을 조지훈 이현웅 조합이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더불어 박성진, 김원민, 박병원은 수원 수비에 대한 전방 압박도 수시로 시도하여 수원이 쉽게 공격을 전개할 수 없었다. 결국 수원의 공격은 쉽게 이어지지 못했고, 공격을 하더라도 측면으로 이루어지게 유도할 수 있었다.

 

  게다가 조철인 곽광선 민상기 박용준의 4백 라인이 헐겁다는 점까지 겹치면서 역습이 더욱 날카로울 수 있었다. 이 중 주전급은 곽광선 뿐이고, 민상기는 그동안 교체 투입으로 주로 출전하였다. 또한 양쪽 풀백인 조철인과 박용준은 첫 데뷔전이었다. 수원의 4백 라인은 틈을 자주 보였고, 안양의 역습을 파울로 저지하기 일쑤였다.

아쉽게도 코너킥과 프리킥을 숱하게 얻었지만 라돈치치까지 가담한 수원의 수비에 막혀 득점을 올리진 못했다. 그래도 초반 분위기를 안양으로 가져오는데는 성공하였다.


안양의 역습 전개.JPG

 

  고경민의 미드필더 가담과 중원 싸움의 성공, 허술한 상대의 4백 라인, 전방 압박의 성공으로 안양의 역습 패턴은 위의 사진에서 설명하는 것과 같이 전개될 수 있었다.

 

  원톱 박성진은 여전히 많이 뛰어주며 상대 수비수들에 대한 전방 압박과 더불어 좌우 가리지 않으며 공격의 빈 공간을 메워주며 스루 패스를 받아 속공을 이어가게 해주었다.(흰색 화살표들) 기존의 자신의 역할을 꾸준히 수행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수원의 왼쪽 풀백 조철인의 오버래핑과 수비력은 큰 위협이 되지 못했고, 덕분에 김원민은 조철인의 압박에 대한 부담이 줄어 패널티 박스 안쪽까지 수시로 침투할 수 있었다.(노란색 화살표) 더불어 박성진과의 연계를 자주 시도하는 등 역습을 이끌었다.

 

  대신 수원의 공격이 전반 중반부터 박용준 박종진의 오른쪽으로 몰리게 되면서 초반 자주 치고 올라오던 박병원이 수비 가담에 열중하게 되었다. 따라서 왼쪽 측면의 공백을 주로 박성진과 고경민이 번갈아 메워주면서 왼쪽 측면에서의 공격을 이어갈 수 있게 하였다(흰색, 붉은색 화살표). 또한 고경민의 중원 가담으로 수비 부담이 덜한 정재용은 자신의 장기인 스루 패스로 공격진을 지원하면서 속공에 기를 부어주었다.(주황색 화살표) 혹은 직접 공격 전개에 가담하여 찬스를 만들어내기도 하였다.

 

역습 전개1.jpg


  정재용이 가담한 좋은 역습 상황 하나를 살펴보자. 상대에게서 정재용이 직접 공을 빼앗아내고 있다.(보라색 원)


역습 전개2.jpg


  공을 빼앗아낸 정재용은 원톱 박성진(노란색 원)에게 패스한 뒤 전방으로 쇄도하고 있다.(보라색 화살표)


역습 전개3.jpg


  박성진은 전진한 정재용에게(보라색 원) 패스를 넣어준 뒤 다시 위로 움직이며 2연속 21 패스를 시도하였다.(노란색 화살표)


역습 전개4.jpg


  여기서 정재용은 다시 박성진에게 패스를 한 뒤(보라색 가는 화살표) 왼쪽 측면으로 다시 전진하였다.(보라색 굵은 화살표) 박성진의 선택은 여기서 다시 정재용에게 패스를 내주었다. 2연속 21 패스가 성공하는 절묘한 패싱 플레이였다.


역습 전개5.jpg


  박성진과의 패싱 플레이로 압박에서 벗어나 왼쪽에서 공간을 확보한 정재용.(보라색 원) 이때 박성진과 박병원으로 인해 수원의 수비진이 몰린 것을 본 김원민이 쇄도하는 것을 보고(붉은색 화살표) 지체 없이 크로스를 올렸다.


역습 전개6.jpg


  정재용의 정확한 크로스를 김원민이 다이렉트 슈팅으로 연결했지만(붉은색 화살표) 골대 옆을 살짝 빗나가고 말았다. 비록 빗나갔지만 압박 수비로 전진된 지점에서 역습을 시작할 수 있었고, 패싱 플레이를 통한 지공이 효과적인 장면이었다.

 

  이렇게 안양은 고경민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하면서 중원 싸움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었다. 이는 뒤에서 설명할 수비 부분에도 큰 도움을 주었고, 중원 싸움에서 밀려 역습 시작을 뒤에서 가져가는 바람에 지공으로 풀어갈 수 밖에 없었던 역습을 속공으로 가져갈 수 있게 하였다. 그 이유는 중원 장악에 성공하여 고경민과 정재용이 수원의 패스를 끊어낼 수 있었고 역습의 시작점이 더욱 앞서게 되면서 속공을 자주 시도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전반전 안양의 역습에서 아쉬운 점이 없던 것은 아니다. 물론 선()수비 후()역습 전술이라 공격 기회를 많이 가져갈 수 없었고, 상대 파울 등에 자주 차단된 장면도 많았다. 그렇지만 돌파 실패나 패스 미스로 역습 시도에 비해 슈팅 수가 적었다. 돌파를 자주 시도한 박병원, 고경민이나 박성진의 볼 키핑과 탈()압박도 2% 가량 부족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과정 자체는 나쁘지 않아 수원 수비진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데 성공하였다.

 

  본래 원톱이나 쉐도우 스트라이커 역할을 맡았던 고경민의 새로운 기용이 중원 장악과 역습 전개에서 큰 차이를 가져온 것이다.

 

 

- 단조로운 수원의 공격, 그리고 포어 리베로 정다슬

 

  안양의 수비를 설명하기 전, 이해를 돕기 위해 잠시 수원 삼성의 지난 경기 중 하나를 복기해보겠다. 올해 AFC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 예선 5차전에서 수원은 호주의 센트럴 코스트 마리너스(이하 CCM)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꼭 이겨야 16강 진출을 노릴 수 있던 수원은 연신 공격을 퍼부었으나 오히려 CCM의 일격으로 0:1 패배로 32강에서 탈락하였다.

 

  그레엄 아놀드 CCM 감독은 경기 직후 "수원의 공격을 막는 건 어렵지 않았다. 수원은 항상 직접적으로 롱패스 위주로 공격을 전개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하였다. 이 말인즉슨, 수원의 공격 패턴이 상당히 단조롭단 이야기다. CCM은 공격적으로 나오는 수원을 밀집 수비와 피지컬의 우위로 막아내고 역습으로 한 방에 수원을 격침시켰다. 그렇다면 그레엄 아놀드 감독이 언급한 수원의 단조로운 공격은 무엇일까?

 

  이번 경기에서 수원은 키가 큰 라돈치치(192cm)를 원톱으로 세운 뒤 헤더로 측면 롱패스를 따내면 뒤에 쳐져 있는 권창훈이 받아내는 전술을 사용하였다. 흡사 수원 FC가 보그단의 포스트 플레이로 안양을 공략하려 했던 장면과 비슷하다는 점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 수원 역시 킥 앤 러쉬전술을 사용했단 얘기이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수원 FC3톱을 기용해 헤더 패스를 받는 박종찬의 빠른 슈팅 타이밍을 가져가려 했다면, 수원은 롱패스로 빠르게 안양의 패널티 박스 공략을 시도하고 라돈치치의 포스트 플레이를 받은 권창훈을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가는 움직임을 가져갔다.

 

  원래 세밀한 패스 게임을 지향했지만 선수 구성 문제와 한국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 김두현이 장기 부상으로 빠지게 되면서 측면을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 물론 조지훈, 이현웅, 오장은, 박현범 등이 있었지만 김두현을 대체하기엔 부족했다. 결국 수원은 그동안 서정진, 김대경, 최재수, 박종진 등을 활용한 측면 공격 위주로 경기를 풀어갈 수밖에 없었다.

 

  이 점을 CCM은 이용하여 수원의 공격을 밀집 수비로 틈을 내주지 않았고, 스테보나 정대세, 라돈치치에 몸싸움이 밀리지 않는 수비수들의 신체 조건으로 롱패스를 계속 차단할 수 있었다.

 

  수원은 이런 단조로운 공격을 이번 경기에서도 반복하였고, 보그단을 차단해낸 바 있는 김효준, 정현윤 조합이 라돈치치를 막아내었다. 수원의 윙어 박종진과 김대경이 직선 돌파 밖에 못 한다는 점을 이용하여 김태봉과 이상우가 윙어들과의 좋은 협력 수비로 차단하였다. 오버래핑하는 박용준, 조철인도 협력 수비에 막혀 섣불리 크로스를 시도할 수가 없었다.

 

  결과적으로 수원의 측면을 고수하는 공격은 이미 수원 FC전에서 겪어본 바 있는 안양 수비진에게 막혔고, 주도권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었다. 하나 눈 여겨 볼 것은, 수원 FC전과 다르게 안양은 패널티 박스 전방, 공격 지역을 수원에게 쉽사리 내주지 않았다는 사실이다.(수원 FC전 리뷰 참조) 중원 싸움에서 밀려 공격 지역을 내줬던 안양이 권창훈 조지훈 이현웅에게 밀리지 않았던 이유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잠깐 다시 수원 FC와의 경기를 복기해보자.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된 정다슬은 권용현을 제대로 차단하지 못하여 공격 지역에서 수원 FC가 공격을 이어갈 수 있게 허용하였다. 그러다 보니 정재용이 자주 내려오면서 역습 전개의 속도가 늦어져 속공을 할 수 없었다고 하였다.

 

  이런 문제점을 메우기 위해 안양은 포어 리베로(Fore Libero)’라는 전술을 사용하였다. 조광래가 경남과 국가대표팀 감독에서 사용하여 우리나라에 널리 알려졌고, 유로 2012에서 이탈리아의 데 로시의 역할로도 많이 알려진 일종의 변형 3백 전술이다. 하지만 용어부터 상당히 생소한 개념이기 때문에 포어 리베로의 원형인 리베로(Libero)’부터 차근차근 알아보자.

 

  아마 대다수 사람들에게 리베로라는 용어는 이미 익숙할 것이다. 대한민국 축구 전설의 수비수 홍명보 감독이 현역 시절 주로 수행했던 역할이었고, 심지어 자서전 제목도 영원한 리베로여서일 것이다. 그리고 독일의 전설 카이저(황제프란츠 베켄바우어의 현역 시절 역할로도 잘 알려져 있다. 다음 자료 사진을 참고해보자.


리베로.JPG

 

  통상 3백은 기본적으로 스토퍼 2, 스위퍼 1명 등 총 3명의 중앙 수비수로 구성되는데 리베로는 이 중 최후방 수비수인 스위퍼에 위치하게 된다.(여기서 스토퍼는 흔히 말하는 중앙 수비수이므로 혼동하지 않길) 최후방 수비를 맡으면서 두 스토퍼들이 대인 마크를 할 때 생기는 빈 공간을 적절히 메워준다. 그리고 전담 마크 역할을 따로 받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판단에 따라 빈 공간을 차단하며 수비를 안정화시키는 것, 그리고 뒤에 있는 만큼 지시를 내려 수비 위치를 정돈시키는 것이 주된 리베로의 수비 임무이다.

 

  공격 상황에선 시기적절하게 미드필더 지역까지 올라가 전진 패스나 중거리 슈팅까지 시도하였다.(94년 월드컵 독일전 홍명보의 중거리 슛 골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움) 지나치게 수비 쪽으로 팀의 밸런스가 맞춰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공격과 수비 모두 할 수 있는 리베로 역할을 수행하는 선수들은 판단력, 전술 이해, 시야, 패스, 수비 위치 선정, 활동량, 압박 등 많은 능력을 갖춰야 한다.

 

포어 리베로.JPG

 

  그러나 미드필더 축구가 점점 중요해지고 4백이 유행하게 되면서 리베로 대신 포어 리베로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2명의 스토퍼 앞에 서서 미드필더와 수비 둘 다 자주 오가는 역할로 바뀐 것이다. 위치가 2명의 스토퍼 앞이기 때문에 미드필더 싸움에 힘을 실어줄 수 있고, 기존의 리베로보다 공격 성향이 강해진 것이다. 쉽게 말해서 공격 시에는 수비형 미드필더, 수비 시에는 중앙 수비수 역할을 동시에 해주는 것이다. 물론 포어 리베로 또한 위에서 언급한 많은 능력들 역시 요구된다.


  그렇다면 정다슬이 어떻게 포어 리베로 역할을 소화했는지 살펴보자.


포어 리베로 정다슬.JPG

 

  수원의 공격이 시작되는 상황에서 위에서 언급한 대로 박성진을 제외하고 고경민, 김원민, 박병원, 정재용 4명이 미드필더 라인을 형성하여 수비진과의 간격을 좁히고, 그 사이에 정다슬이 위치하게 된다.(붉은색 원)


  이때 안양의 포메이션은 4-1-4-1이 되고, 정다슬의 주 수비 범위는(갈색 반투명 원) 미드필더 지역과 '공격 지역 ', 패널티 박스 안까지로 정해지게 된다. 정다슬은 이 범위에서 수원의 공격 전개에 따라 위치를 잡아 수비 안정화를 기했다.


4-1-4-1.jpg

 

  미드필더 지역에서 정다슬은(노란색 원) 수원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권창훈을 늘 견제하였다. 청소년 대표 출신 신인이지만 신체 균형과 드리블이 장점인 권창훈이 공격 지역내에서 활약하지 못하게 정다슬은 권창훈의 위치에 따라 적절히 위치를 잡았다.

 

  정다슬이 권창훈을 따라다니며 막아주자 조지훈 이현웅은 권창훈에게 전진 패스를 쉽게 시도할 수 없었다. 그래서 어떻게든 안양의 수비를 유인하기 위해 수비진과 계속 공을 돌렸지만 안양의 미드필더진과 수비진은 쉽사리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그 틈을 타 고경민과 정재용이 쉴 새 없이 압박을 가하며 바로 역습 찬스를 만들어내었다. 결국 전진 패스가 좋은 조지훈과 이현웅은 자신들의 능력을 발휘 못하고 측면으로 공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혹여 라돈치치가 패널티 박스로 나오면 그 때 김효준 대신 라돈치치를 잡아주면서 조지훈 이현웅에게서 패스를 받으려는 움직임도 차단하였다.

 

  이 과정에서 미드필더 지역에서 정다슬이 수원의 패스나 돌파를 끊어내면 정재용과 번갈아 롱패스로 바로 역습을 전개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공격 상황에서 안양의 포메이션이 4-4-2로 변하는 순간 중앙 미드필더로 진출, 공격 전개를 보조하였다. 수비 지역과 미드필더 지역을 고루 커버해주는 정다슬이었다.

 

포어 리베로 정다슬7.jpg

 

  그리고 수원이 측면이나 조금 전진되어 공격 상황을 전개하면, 가장 먼저 4백 라인에 가담하여 중앙 수비수 역할을 소화했다.(노란색 원) 즉 정다슬이 들어옴으로써 순간적으로 안양의 수비가 5백 라인을 형성하게 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1차적으로 김효준이 라돈치치를 막아주고, 라돈치치가 헤더로 공을 따내도 정다슬이 정현윤과 번갈아 공을 따라 가서 바로 끊어내는 등 포스트 플레이를 차단하였다.

 

포어 리베로 정다슬5.jpg

 

  혹은 권창훈이 라돈치치의 포스트 플레이를 받지 못하도록 공간을 먼저 점령하여 권창훈을 묶어버렸다. 김효준이 주로 라돈치치를 맡는 동안(파란색 원) 공간이 생기면 그 곳에 위치해서(노란색 원) 권창훈이 파고들 틈을 내주지 않았다.(붉은색 원)

 

  즉, 지난 경기들 동안 보였던 공격 지역장악 실패, ‘비효율적인 수비로 상대에게 공간을 내주는 것을 정다슬이 포어 리베로 역할을 하게 되면서 보완한 것이다.

 

수원 공격 지점에 따른 정다슬의 위치.jpg

 

  정리하자면 정다슬은 수원의 공격 위치에 따라 위치를 바꾸어 수비 안정화에 기여했다. 수원의 공격이 수비진과 미드필더 진에서 전개되면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위치하고(파란색 선, ) 패널티 박스의 바로 앞이나 측면으로 전개되면 중앙 수비수 자리로 이동하였다.(흰색 선, )

 

  그래서 안양의 포메이션은 정다슬의 위치에 따라 파란색 위치일 땐 4-1-4-1 포메이션, 흰색 위치일 땐 5-4-1 포메이션으로 유연하게 변했다. 이렇게 미드필더 진과 수비진 사이에서 정다슬이 적절히 이동하였고, ‘공격 지역을 점령해 권창훈을 전면 차단할 수 있었다.

 

  결국 포어 리베로 정다슬의 활약에 라돈치치의 포스트 플레이는 무력화되었다. 결국 전반 중반 이후 수원의 공격 시도가 많아졌지만 고경민 정재용의 중원 압박, 정다슬의 활약 등에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였다.

 

 

<후반전>

 

- 약점을 파고든 벼락 같은 선취골

 

후반이 시작되자마자 수원은 숱한 기회에도 위협이 크게 되지 못한 박종진 대신 에이스 서정진을 투입하였다. 돌파와 골 결정력, 여기에 정확한 스루 패스까지 겸비한 서정진을 투입하여 안양의 밀집 수비를 어떻게든 뚫어보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그런 서정진의 교체가 무색하게 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안양은 수원을 밀어붙였다. 김원민의 롱 스로인으로 위협한 뒤 수원이 공격에 나섰지만 고경민까지 가담한 밀집 수비에 막혀 제대로 공격을 할 수가 없었다. 서정진은 측면에만 머물지 않고 패널티 박스에도 자주 침투하였지만 포어 리베로 정다슬과 4명의 미드필더가 공간을 좁혀버리는 바람에 쉽게 공을 받을 수 없었다. 결국 수원은 다시 미드필더와 수비수들끼리 공을 돌리며 안양을 끌어내려고 하였다.

 

하지만 안양의 속공이 수원의 심장에 일격을 날렸다. 바로 선취골을 뽑아낸 것이었다.

 

선취골1.jpg  

  이상우의 장거리 프리킥을 수원 수비가 걷어낸 것을 김원민이 가로챈 뒤(노란색 원) 압박이 들어오자 후방 김태봉에게 패스하였다.


선취골2.jpg


  후방에서 오버래핑해온 김태봉이 그 공을 받아냈고(붉은색 원), 쇄도하는 고경민에게 바로 패스하였다.(주황색 원)

 

선취골3.jpg


  쇄도하면서 공을 받아낸 고경민을(주황색 원) 수원 수비가 따라가면서 순간 넓은 공간이 생겼다.(보라색 원) 고경민은 이 공간으로 들어오는 김원민에게(노란색 원) 백패스를 내주었다.

 

선취골4.jpg


  빈 공간에 파고든 김원민은 상대의 압박에서 순간 풀려날 수 있었다(노란색 원). 이 때 원톱 박성진은 가만히 있지 않고 안으로 들어가며 위치를 잡음과 동시에 상대 수비를 유인하였다.(붉은색 화살표)


선취골5.jpg


  상대 압박이 들어오자 동시에 박성진이 만든 빈 공간에 있는 정재용을(보라색 원) 본 김원민은 주저 없이 패스해주었다.(노란색 화살표)

 

선취골6.jpg


  수원 이현웅이 압박해오자 정재용이 멋진 페인팅으로 이현웅을 제쳤다.

 

선취골7.jpg

  

  이현웅의 압박에서 벗어나자마자 정재용은 지체 없이 반박자 빠른 슈팅을 날렸고 골대를 맞고 들어갔다.(보라색 화살표)

 

  김태봉의 순간적인 오버래핑과 고경민, 김원민, 정재용으로 이어지는 패싱 플레이가 빚어낸 멋진 득점이었다. 특히 정재용은 수비 임무를 전담하다가 수원 FC전부터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를 소화하기 시작, 숨겨왔던 공격적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였다. 전반전부터 꾸준히 공격과 수비 모두 가담하면서 안양의 중원 장악에 힘을 보탰고, 멋진 페인팅에 이은 슈팅으로 선취골까지 뽑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눈에 띄지 않았지만 빈 공간을 찾아들어가며 계속 움직이는 오프 더 볼(Off the ball)’ 움직임도 상당히 좋았다. 서로 계속 움직이며 패스를 받을 공간을 만들어주고 동료에게 공간을 창출해주는 좋은 움직임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안양이 선취골을 넣자 수원은 고경민, 정재용에 막혔던 조지훈 대신 오장은을 투입하였다. 주전급 2명을 연달아 투입할 정도로 수원은 급했다. 국가대표 경력이 있는 오장은은 어릴 적 사고로 새끼발가락을 잃었음에도 무시무시한 활동량을 보여주는 선수로, 패스 또한 무디지 않기도 하다. 수원으로선 빼앗긴 중원의 주도권을 가져오면서 패스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교체로 여겨진다.


  수원은 계속 해서 긴 패스와 측면을 통한 공격을 고수하였다. 하지만 안양의 밀집 수비는 공간을 쉽게 내주지 않았고 도리어 역습을 꾸준히 전개하며 수원의 수비진을 위협하였다. 더구나 라돈치치가 미드필더 지역까지 내려와 포스트 플레이를 시도하였지만 선수 간 간격이 넓은 탓에 공격으로 이어지지 못하였다. 수원 선수가 공을 받아내도 순식간에 압박을 하여 다시 공을 빼앗는 경기 양상이 반복되었다.


  이러한 수원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었던 것은 위에서 언급한 포어 리베로 정다슬, 미드필더에 가담하는 고경민 뿐만 아니라 지역을 가리지 않는 김원민, 정재용, 박병원 등이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였기 때문이었다. 또한 유연하지 못하고 단순하게 가는 수원의 공격 전개 때문이기도 하였다. 그로 인해 수원의 에이스인 서정진도 압박 수비에 막혀 큰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안양은 수비진과 미드필더진 간격을 좁히면서 재빠른 속공이 불가능한 경우, 중앙선 아래에서 패싱 플레이를 통해 수원의 압박을 떨쳐내면서 롱패스를 통한 지공을 통해 공격하기도 하였다. 그러한 역습 전개 장면 중 하나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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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돈치치를 막기 위해 앞으로 나온 정현윤을 피해(주황색 원) 패스가 이어지자 그 자리를 대신하던 포어 리베로 정다슬이(흰색 원) 공을 끊어내게 된다.


후반 역습 전개3.jpg



  정다슬은 전진하면서 미드필더에 위치한 고경민에게 패스(붉은색 원), 고경민은 다시 정재용에게(노란색 원) 곧바로 패스하였다.


후반 역습 전개4.jpg


  정재용은 다시 중앙으로 들어온 김원민에게(보라색 원) 빠르게 패스하였다.(노란색 화살표) 공격적으로 나오는 수원의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런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후반 역습 전개5.jpg


  김원민은 무사히 패스를 받았지만 4백 라인을 올린 수원의 선수들이 올라와 있던 탓에 전진하기 힘들었고, 뒤에 위치한 김태봉에게 백패스를 하였다.(보라색 화살표)

 


후반 역습 전개6.jpg


  공을 받은 김태봉은 김대경이 압박해오자 무리하지 않고 뒤에 있던 김효준에게 패스하였고, 이를 받은 김효준은 전방 깊숙이 박성진에게 패스하여 빠른 역습을 전개하도록 하였다.

 

  동점골을 만들어야 했던 수원의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올라오게 되면서 안양은 미드필더 지역에서 패싱 플레이를 통해 압박을 벗어난 뒤 롱패스로 빠르게 역습을 시도하였다. 그래서 안양은 평상시보다 공수 전환 속도를 유난히 빠르게 가져갈 수 있었다. 이러한 요인도 후반전 안양의 역습이 수원에게 효과적이었던 이유로 작용하였다.

 

  하지만 롱패스의 부정확함과 전방 압박을 수시로 한 박성진과 김원민의 체력이 떨어지면서 날을 세우지 못했다. 대신 수비 가담하게 만들었던 박용준의 움직임이 둔해진 틈을 타 박병원이 여러 번 돌파하여 슈팅을 시도했지만 수원의 골대를 빗겨나가고 말았다.

 

 

- 정민교의 갑작스런 부상, 불가피한 전술 변경

 

  경기는 FC 안양의 선()수비 후()역습과 수원의 파상 공세의 대결 구도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서정진과 오장은이 들어오면서 수원의 공격이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 박종진이 직선적인 돌파를 했다면 서정진은 공을 가지고 패널티 박스 외곽에서 공격 방향을 조율하였다. 오장은은 안양의 역습 차단과 동시에 중원에서 조율을 하면서 수원의 공격 전개 기초를 다져나갔다.

 

  그리고 수원은 후반 18분 권창훈 대신 추평강을 투입시켰다. 이른 시간에 교체 카드 3장을 모두 쓴 것이었다. 올해 자유 계약으로 입단한 동국대 출신 추평강은 키가 큰 공격수이다. 이로써 4-2-3-1에서 4-4-2로 바뀐 수원은 이전 리뷰에서 언급한 트윈 타워전술로 공격 전개를 바꾸었다. , 이젠 롱패스로 패널티 박스에 공을 퍼부어 어떻게든 한 방을 노리겠다는 것이었다. 안양의 밀집 수비 탓에 중원에서 전진 패스도 끊기기 일쑤여서 정면 공격을 피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따라서 추평강 투입 이후로 수원의 롱패스와 측면 패스에 이은 측면 공격의 빈도가 점점 높아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안양에 불운이 닥쳐왔다. 추평강의 예리한 헤딩을 막으려던 정민교 골키퍼가 선방 과정에서 어깨가 먼저 떨어져 어깨 탈골이란 부상을 입게 된 것이었다. 결국 급히 후송된 정민교를 대신하여 신인 백성우가 투입되었다. 단국대 출신 신인 백성우는 급하게 데뷔전을 치르게 되었다. 경기 도중 투입에다가 데뷔전을 치르는 신인임에도 백성우는 여러 번 공중볼 처리를 통한 선방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안양 선수들이 조금 더 수비적으로 나가게 되었다. 아무래도 실전 감각이 부족한 백성우에게 슈팅이 가지 않도록 수원의 공격 시도와 슈팅을 아예 사전에 차단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수원의 점유율이 점점 더 높아져갔고 공격 기회가 많아졌다.

 

돈지덕 백성우 투입.JPG

 

  결국 후반 39분 안양은 두 번째 교체를 단행한다. 고경민 대신에 중앙 수비수 돈지덕을 투입한 것이었다. 경기 내내 중원에서 뛰어다니느라 체력이 소진된 고경민 대신 돈지덕을 투입하여 5백이 되었고(노란색 원) 포어 리베로였던 정다슬은 고경민이 지키던 중앙 미드필더 쪽으로 올라가 4명의 미드필더 라인을 구성하게 되었다(붉은색 원).


  즉 안양의 포메이션은 돈지덕이 투입되며 5-4-1이란 극단적인 수비형 포메이션으로 변하였다. 그리고 포어 리베로 정다슬을 통한 유연한 수비 전술 대신 고정적인 5백을 사용, 극단적인 수비 경기를 펼치게 되었다.

 

  보통 약팀이 강팀을 상대로 리드를 하고 있을 때 수비수 한 명을 더 투입하여 소위 말하는 잠그기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더구나 1:0으로 이기고 있는 와중에 5분여 시간이 남은 상황에서의 돈지덕의 투입은 이상할 것 없다. 그러나 돈지덕의 투입은 단순한 잠그기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골키퍼는 단순히 골문을 지키고 선방을 하는 역할이 아니다. 가장 뒤에 있는 위치이기 때문에 시야가 넓어 수비수 위치를 조정해주는 등 수비 조율 역할도 수행해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빠른 판단과 수비진과의 호흡이 중요하다. 하지만 백성우는 데뷔전이라 이런 능력이 어떨지 미지수였다. 그리고 수원의 공격 또한 트윈 타워다 보니 수비수들의 위치 선정이 가장 중요했고, 장신인 라돈치치와 추평강을 더 철저히 막아줄 필요가 있었다. 따라서 다른 미드필더나 공격수 투입보단 정다슬보다 제공권이 좋으며 노련한 돈지덕을 기용한 것으로 여겨진다.

 

  여기에 실전 경험이 부족한 백성우의 선방이 불안할 수 있다는 점도 겹쳐 안양은 어쩔 수 없이 5-4-1이란 수비 전술로 변경할 수밖에 없던 것으로 보인다.

 

 

- 불운과 통한의 마지막 순간들

 

  백성우의 투입과 돈지덕 투입 이후에도 안양은 수비적인 경기 운영으로 버티고 있었다. 덕분에 후반 시간이 흐르면서 공격의 칼자루가 수원에게 넘어갔다. 그 덕분에 안양의 패널티 박스로 날아드는 수원의 롱패스가 더욱 더 많아졌다. 대신 안양의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뒤로 물러섰지만 롱패스를 박병원과 김원민이 받아주면서 여러 번 수원 골문을 노리기도 하였다.

 

  그러나 안양에게 불운이 닥쳐왔다. 경기 종료 3분 전, 수원 수비에서 넘어온 민상기의 롱패스를 정현윤이 걷어낸다는 것이 골대를 향했고, 백성우가 그것을 막지 못하였다. 경기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의 자책골이었다. 박성진 등 공격진이 지쳐 전방 압박을 더 이상 시도할 수 없었고, 정현윤이 걷어내려고 했지만 민상기의 롱패스가 빠르게 넘어온 탓에 급하게 걷으려고 했고 백성우의 반응이 늦은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얼마 남지 않았던 상황인지라 선수들의 집중력이 안타까웠던 장면이었다.

 

  추가 시간이 4분 주어졌고 안양은 우선 연장전으로 끌고 가려는 듯 다시 수비적인 경기 운영을 하였다. 그러나 안양의 불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역습 과정에서 벌어진 파울이 수원에게 프리킥이 주어졌다.

 

서정진 득점.jpg

 

  그리고 곽광선의 프리킥이 길게 안양 수비로 향했고 라돈치치가 결국 헤딩을 따냈다.(파란색 원) 그리고 그 헤딩은 침투해있던 서정진 앞에 떨어졌고(파란색 화살표) 수비수들을 따돌린 서정진은 가볍게 톡 밀어 넣었다.(붉은색 원) 경기 종료가 1분도 채 남치 않은 때 터진 역전골의 순간이었다.

 

  그동안 안양의 약점으로 지적했던 세트 피스 수비와 후반 집중력 저하가 같이 겹친 상황이었다. 그리고 수원 FC전 후반 45분 실점, 상주전 후반 47분 실점, 그리고 오리지널 클라시코 48분 실점 등 3경기 연속 경기 종료 직전에 실점을 내주고 있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추가 시간이 1분도 남지 않은 상황, 상황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수원은 라돈치치를 제외하고 모두 수비 진영으로 내려갔고 안양이 어떻게든 총공세로 동점골을 넣어야만 했다. 마지막 롱패스가 박성진에게 연결되었고 박성진의 슈팅은 곽광선의 태클에 막혔다. 튕겨 나온 공을 박병원이 잡았지만 드리블하던 도중 골라인 아웃이 되었다.


  88분 경기를 이기고 있었지만 6분 동안 내리 2골을 허용하면서 손에 다 거머쥔 승리를 놓친, 믿고 싶지 않은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K리그 클래식 2위이자 빅클럽, 그리고 라이벌인 수원을 상대로 호각지세(互角之勢)를 펼쳤던 뜨거운 한 판이었다.

 

 

 

<총평>

 

- 골리앗을 쓰러뜨릴 뻔 했던 다윗

 

  비록 지긴 했지만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좋았다고 할 수 있다. ()수비 후()역습 전술이었지만 안양은 오히려 수원을 압도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 여기엔 새로운 선수기용과 부분 전술, 선수들의 투지가 한 몫 해주었다.

 

  원톱 역할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긴 고경민은 왕성한 활동량으로 정재용, 정다슬을 도와 수원의 중앙 미드필더들을 무력화시켰다. 안양은 그동안 문제였던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그리고 역습 상황에선 멋진 드리블과 패스로 공격진을 적극 지원해주었다. 또한 공격진과 좋은 연계로 수원의 중원을 마음껏 누볐다. 후반 들어 체력 소진과 수비 강화를 위해 돈지덕과 교체되었으나, 앞으로의 공격형 미드필더로서의 가능성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수원 FC전 아쉬운 수비력 지적을 받았던 정다슬은 포어 리베로라는 생소한 역할을 잘 소화해내며 라돈치치, 권창훈을 제대로 막아내었다. 라돈치치나 추평강의 포스트 플레이를 차단하면서 권창훈에게 쉽게 공간을 내주지 않아 교체 아웃시켰을 정도다. 또한 공격 시에는 정재용이나 측면으로 적절히 연결해주며 속공에 기여를 하였다. 앞으로 활동량이나 수비력을 조금 더 가다듬으면 좋은 수비형 미드필더, 좋은 포어 리베로 자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격형 미드필더, 왼쪽 윙어에서 뛰다가 오른쪽 윙어로 이동한 김원민은 조철인의 수비를 무력화시키며 박성진과 함께 패널티 박스까지 침투해주었다. 때로는 박성진과 위치를 바꾸며 상대 수비를 흔듦과 동시에 능숙한 탈()압박, 날카로운 슈팅으로 국가대표 수문장 정성룡과 수원 수비진의 간담을 서늘케 하였다. 날이 갈수록 박성진과의 역습 연계가 무르익어가는 듯하다. 마스크 쓰고 나온 그의 활약은 수원 팬들에게까지 깊이 각인되었을 것이다.

 

  이렇게 새로운 역할을 잘 소화한 선수들도 있지만 다른 선수들도 본래 역할을 충분히 소화해주었다. 유연하고 날랜 박성진은 스루 패스를 받아내며 끊임없이 수원 수비진을 괴롭혔다. 결국 수원 수비수들은 박성진을 파울로 끊어내기에 급급했다. 수원의 공격이 오른쪽에 집중된 터라 박병원은 수비 가담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지만, 간간히 저돌적인 돌파를 보여주었다.

 

  특히 정재용은 공격과 수비 모두 오가는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 역할을 연이어 제대로 소화해내었다. 고경민, 정다슬과 함께 중원을 잡아가며 수원의 공격을 잘 막아줬고, 정확한 패스로 역습의 시작을 만들어내면서도 오버래핑을 여러 차례 시도하여 직접 통쾌한 선취골까지 기록하였다.

 

  지난 상주전 휴식을 취한 김태봉과 이상우 역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수원의 양쪽 윙어들을 잘 차단해주어 패널티 박스 침투를 막아내었다. 수비적인 경기 운영 탓에 자주 오버래핑을 시도하지 못 하였지만 간간히 올라오는 오버래핑은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보그단을 노련한 위치 선정으로 막아낸 바 있는 김효준은 역시 라돈치치가 쉽게 헤더하지 못하도록 막아내었다. 신장 열세를 노련한 위치 선정으로 극복하면서 주장다운 수비로 수원의 공격을 저지하였다. 하지만 마지막 라돈치치와 서정진을 막아내지 못한 점은 가장 아쉬웠다. 그래도 김효준의 노련함에서 나오는 수비는 단연 수원 공격의 봉쇄 1등 공신이었다.

 

  비록 큰 실수를 하였지만 정현윤의 활약도 빛났다. 김효준이 라돈치치를 막아내는 사이 공격 지역을 잘 정다슬과 메워줬고 교체 투입된 추평강까지 잘 막아주었다. 혹은 김효준 대신 라돈치치를 막기도 하며 앞서 나가 패스를 차단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그렇게 열심히 뛰었던 정현윤이었기에 그의 눈물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졌다.


  그리고 뛰어난 순발력으로 헌신적인 선방을 보여줬던 정민교의 부상에 갑작스레 투입된 백성우도 여러 차례 안정적인 선방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강팀과의 경기에서 교체 투입으로 많이 긴장한 것이 보였고 수비진과의 호흡이 안 맞아 자책골을 내준 점이 크게 다가왔다. 데뷔전을 호되게 치른 만큼 올해 첫 프로 데뷔한 신인 백성우의 앞으로의 성장을 기대해본다.

 

  하지만 아쉬운 장면도 많았고 개선해야 될 점들도 있다. 고질적인 세트 피스 실점에 더해 이번 경기까지 3경기 연속 경기 종료 직전에 실점을 내주고 있는 것 등 수비는 아직 보완점이 많다. 또한 후반 들어 역습이 롱패스로 시작되었지만 이마저 정확하지 않았고, 속공 기회를 확실히 살릴 수 있는 크로스와 마무리 패스도 정확하지 못 했다. 역습 기회가 적은 것을 감안하면 득점으로 연결하기 위해서 정확성을 다듬어야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파울로 저지하려는 상대를 제치는 움직임도 아쉬움을 남겼다.

 

  마무리 패스의 부정확성.jpg

<후반 가장 좋았던 역습 장면 중 하나. 박성진이(붉은색 원) 김원민에게(노란색 원) 침투 패스를 기가 막히게 찔러줬지만 김원민과 거리가 상당히 떨어진 부정확한 패스였다. 앞으로 이런 마무리 패스의 정확도를 높여야 적은 역습 기회를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본래 자신의 역할, 혹은 새로운 역할 등에서 가능성을 보여주어 비록 경기에서는 패배하였지만 뿌듯함과 기대감을 모두 충족시켜주었다. 그리고 몸짓 하나하나에서 반드시 이기겠다는 투지까지 느껴지는 경기였다. 앞으로도 이번 경기만큼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하위권에서 벗어나 상위권 도약까지 노려볼 수 있다. 여러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 좋은 약이 몸에 쓴 법

 

  최근 안양은 부천전 패배, 수원 FC와의 무승부, 상주에게 대패(大敗) 등 부진한 모습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었다. 그러나 경기가 거듭될수록 안양의 경기력과 전술은이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부천전에서 부족했던 슈팅 시도가 수원 FC전에서 많이 늘어났고 이번 경기까지 그런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수원 FC전에서 선()수비 후()역습 전술에서 드러난 단점을 보강하였기 때문에 빅클럽인 수원을 몰아칠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또한 3실점, 열악한 슈팅수를 기록했던 상주전에서 3-4-3을 과감하게 도입하면서 그 점을 보완, 포어 리베로란 전술을 쓸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포어 리베로도 변형 3백 전술에 포함된다).

 

  안양은 신생팀이고, 선수들 출신도 다양하기 때문에 아직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경기마다 전술적 변화도 잦고 선수기용도 매번 달라지고 있다. 그래서 전술이 자리 잡지 못 했기 때문에 안양의 성적이 아직 부진한 것이라 생각된다.

 

  현실에 안주하여 전술 없이 무조건 공만 차대는 축구의 시대는 갔고, 그런 축구는 큰 효과를 보기 힘들뿐더러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결국 팬들마저 한계를 느끼고 돌아서게 되는 축구다. 지금 안양은 그런 자가당착(自家撞着)에 빠지지 않기 위해 패배를 겪어가면서까지 점차 성장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마치, 나무가 비바람에 휩쓸리는 고난을 이겨내 더욱 뿌리를 깊게 내려 굳건히 자리를 잡고 자라나는 것처럼.

 

  이 리뷰는 안양 축구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짚어 보고자하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필자의 부족한 식견(識見)의 해석과 분석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안양의 축구는 분명 한 군데 고이지 않고 계속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줄곧 변화하면서 나이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지금은 그 과도기(過渡期)일 뿐이다.

 

  세계적인 명장 조제 무리뉴는 레알 마드리드에 부임하고 나서 숙적 바르셀로나를 잡고 리그 우승을 달성하기까지 수년이 걸렸다. 그 바르셀로나를 최강으로 만든 펩 과르디올라도 수년에 걸쳐 그만의 티키타카 전술을 완성하였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도 5:0이란 굴욕적인 패배를 겪어가면서 이룬 업적이다. 만년 하위팀이었던 전북이 최강희 감독의 선임 후 첫 우승컵을 든 것은 약 4년이 걸렸다. 그만큼 축구 전술이 자리 잡고 팀의 색깔을 띄면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데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제 안양은 1년차이고, FA컵을 포함해서 8경기만을 소화했을 뿐이다. 이번 시즌은 아직 29경기가 남아있고, 올 시즌 동안만 해도 많은 기회와 시간이 남아있다. 쓴 약이 몸에 좋다는 만큼 선전에도 불구하고 패한 오늘 경기는 앞으로 전술과 선수기용 등에 충분한 밑거름이 되어줄 것이다.

 

 

- 아쉽기에 더욱 값어치가 있던 경기

 

  88분 동안 쥐고 있던 승리를 막판 2골을 허용해 놓친 지라 아쉬움이 더욱 크다. 경기가 끝나고 나서 드러눕거나 눈물을 흘리고, 고개 숙인 선수들의 모습에서 큰 아쉬움을 느낄 수 있었다. 열심히 응원하던 RED와 안양 시민 모두 그 아쉬움을 공유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 졌음에도 선수들은 오히려 그래도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다. 어느새 빅클럽이 되어버린 라이벌 수원을 상대로 호각지세(互角之勢)로 펼쳤던 경기에서 선수들의 투지가 빛났다. 사실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상주(常住)한 상주 상무에게 패했을 때만 해도 선수들이 많이 주눅 들지 않았는가하는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수원을 밀어붙인 모습을 보았을 때 그 걱정은 한 순간의 기우(杞憂)였다. 오히려 빅클럽인 라이벌 수원을 몰아붙이며 상당한 선전(善戰)을 하였다. 아마 선수들은 자신감 있게 플레이한다면 좋은 경기력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날의 패배가 그 누구보다도 아쉬웠기 때문에 다음 경기부터 좋은 경기력을 이어가고 싶을 것이다.

 

  FA32강에서 아쉽게 탈락했지만 안양에겐 더욱 더 중요한 K리그 챌린지가 남아있다. 지금은 비록 하위권이지만 앞으로 일정을 잘 소화한다면 언제든지 상위권, 나아가서 1위로도 올라갈 수 있다. 그러기에 이번 경기에서 느낀 아쉬움과 자신감을 리그로 이어가, 상위권 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것이라고 예상함과 동시에 믿어 의심치 않는다.




* 경기 기록은 KFA 측에서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생략하겠습니다



* 앞으로 리뷰 퍼가시는 분들의 편의를 위해서(특히 최익형 코치님 ^^) 네이버 링크를 남겨드립니다


* 이번 리뷰가 늦어진 점 죄송합니다 ㅠㅠ 이번 리뷰에선 일본식 용어인 '헤딩' 대신 올바른 용어인 '헤더'로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도 편의 상 경어를 생략하겠습니다

작성 : A.S.U RED 미디어팀 최재원, 손동주




그대들이여보이는가과거의 아픔과 더불어 K리그를 넘어설 우리는 건재(健在)’하다는 보랏빛 태양이 떠오르는 것이

5월 8, FA컵 32강 FC 안양 vs 수원 삼성

 

  FC 안양 창단 이후우리는 새로운 역사와 이야기를 한 자(), 한 장(기록해가고 진행해가고 있다. 3410일 만의 첫 경기, 3354일 만의 첫 승리… 우리는 같은 하늘 아래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같은 목소리로우리들의 이야기이면서 후대에도 전승해줄 역사를 기록하고 기념하며 살아가고 있다.


  2013년 5월 8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여느 날과 다름없는 지극히 평범한 평일에 우리에게 있어 새로운 역사의 막()이 열리게 되었다그 막()의 주연배우는 ‘FC 안양’, 상대배우는 수원 삼성’, 명칭은 과거 지지대 더비라고 불렸던하지만 과거를 넘어 새롭게 시작한 우리에게 새로이 통용(通用)되고 많은 사람에게 회자(膾炙)할 오리지널 클라시코(Original Clasico)’ 라는 명칭의 막()이 안양아워네이션에서 펼쳐지게 되었다.


  이번 FA컵 수원 삼성과의 경기는 10년 만에 만난 과거부터 현재그리고 미래에도 계속될 진정한 라이벌과의 경기임과 동시에단순한 승패의 의미를 넘어 FC 안양과 A.S.U.RED의 새로운 시작과 건재(健在)함과 더욱 발전(發展)된 우리의 모습을 상대인 수원 삼성뿐만 아니라 K리그 전역(全域)에 보여줄 수 있는 중요하고도 중요한 경기였다그리하여 이 경기를 위해 FC 안양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두가 전의(戰意)를 더욱 굳건히 하였고 철두철미(徹頭徹尾)한 훈련 등의 준비를 하였다. A.S.U.RED 또한 우리의 건재(健在)함과 타(집단과는 비교할 수 없는 유일무이(唯一無二)하며 독존(獨尊)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모두가 합심(合心)하고 합일(合一)하여 의지(意志)와 태세(態勢)를 굳건히 하였다.


  격전(激戰)의 막()이 펼쳐진, 5월 8일 아워네이션에서는 A.S.U.RED와 수원 삼성의 서포터즈인 프렌테 트리콜로의 열띤 응원과 함께 이날 경기를 위해 준비한 오프닝 세러모니를 시발(始發)점으로 경기가 시작하였다이날 양 팀의 서포터즈가 보여준 오프닝 세러모니는 화려(華麗)하면서 웅장(雄壯)하였고우리 A.S.U.RED가 보여준 세러모니는 많은 RED의 구성원들 모두가 한 마음한 뜻이 되어 건재(健在)한 우리를 보여주기에 차고도 넘칠 만큼 충분하였고 다시는 일몰(日沒)하지 않고 영원히 떠 있을 홍득발자(紅得發紫)의 보랏빛 태양을 보여주었다.

 

  지난 5월 5일에 치렀던 상주 상무와의 원정경기에서 그간 경기에서 활약한 주축 선수들을 기용하지 않고 그동안 경기에 잘 뛰지 못했던 선수들을 기용하였고, 3-4-3 포메이션으로 새로운 전술을 구사하는 등의 모습으로 이번 수원 삼성전을 대비하기 위함이 엿보였었다하지만 상주 상무에게 30이라는 점수 차로 패배하였고경기를 뛴 선수들의 경험부족과 원활하지 못한 의사소통의 이유로 경기력의 문제를 보였었다또한현재의 상주 상무 선수진이 여타 K리그 클래식 팀 못지않은 구성이기에 전력 차의 열세(劣勢)로 쉽지 않은 경기를 치른 것도 이유라고 할 수 있다하지만 상주 상무와의 경기가 FC 안양에게 특효약(特效藥)이 되었던 것이었을까수원 삼성과의 FA컵 경기에서 FC 안양은 개막전 이후 지금까지 치른 경기에서 보였던 경기력 중 단연 최상(最上)의 기량(技倆)이라고 자부(自負)할 수 있을 정도의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경기가 시작되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 FC 안양은 수원 삼성을 내내 압박하고 위협하는활발하면서 압도하는 움직임을 보여주었다수원 삼성 또한 K리그 클래식 강호(强豪)의 팀답게 90여분 동안 위협적인 경기력을 여러 차례 보여주기도 하였지만전체적인 경기 내용 및 경기력은 FC 안양이 수원 삼성보다 좋았다고 해도 과언(過言)이 아닐 정도였다하지만 상대보다 좋았던 경기력에도 정민교 선수의 예상치 못한 부상과 그에 따른 어쩔 수 없는 교체체력적 부담과 후반 집중력 및 선수간 소통의 저하 및 경험 부족으로 선제골을 끝내 지키지 못하고 아쉽게도 패배하게 되었다너무나도 아쉬운 패배로 FC 안양의 선수들은 한탄(恨歎)의 눈물을 흘렸지만자신들을 응원해주는 안양시민들과 A.S.U.RED에게 보답하려 오리지널 클라시코(Original Clasico)’를 승리하기 위해 준비한 노력이 얼마나 대단하였는가를 충분히 보여준 경기였다.


  FC 안양과 그들을 언제 어디서나 변치 않은 채 항상 지지하고 응원할 우리 A.S.U.RED가 건재(健在)함을 보여준 수원 삼성과의 5월 8일 FA컵 경기는 어떠하였는지 지금부터 리뷰해보도록 하겠다.




<선발 라인업 분석>

안양 선발.JPG 

교체 명단 : 41 백성우, 35 변성환, 34 돈지덕, 3 가솔현, 14 박정식, 16 주현재, 23 조성준, 25 최진수, 33 남궁도

(FA컵은 규정 상 교체 명단을 9명까지 등록 가능)

 

- 4-2-3-1의 사용역습을 노려라

 

  상주전에서 빠졌던 주전 선수들이 대거 포진하게 되면서 안양은 오리지널 클라시코 필승의 의지를 보였다지난 경기에서 쉬었던 박성진김원민정재용이상우김태봉김효준정다슬 등과 교체로 체력 안배했던 박병원과 고경민이 선발 출전하게 되었다선발 라인업에서 상주전 풀타임을 소화한 것은 정현윤정민교 뿐이었다.

 

  상주전에서 3-4-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와 3백 전술을 예상했지만 의외로 안양은 활기찬 역습을 보여줬던 4-2-3-1 포메이션을 가동하였다과감히 이제 처음 쓴 3-4-3 포메이션을 쓰는 것보다 활발한 역습과 중원 보강을 위해 4-2-3-1 포메이션을 가동그대로 밀고 가려는 것으로 보였다대신 역습의 선봉장 역할을 맡아온 박성진이 원톱을 수행했던 고경민 대신에 원톱에 자리 잡았다그리고 고경민이 자리한 공격형 미드필더였던 김원민이 오랜만에 윙어로 나서게 되었고박병원은 이번에도 왼쪽 윙어로 출전하였다.

 

  중앙 미드필더 자리에는 정재용 – 정다슬이 배치되었다수원 FC전에서 이미 호흡을 맞춰본 둘 중 정재용은 공격에도 자주 가담해주는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정다슬은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소화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피지컬이 좋은 수원 공격진에 대비하여 정현윤 – 김효준이 자리 잡았다아마 돌파력 좋은 정대세스테보의 출전을 예상하여 위치 선정과 활동폭이 넓은 둘을 내보낸 것으로 보이며 혹여 장신인 라돈치치가 나온다고 해도 이미 수원 FC전에서 보그단을 차단한 바 있는 둘이었다두 가지 상황 모두 대처할 수 있는 조합으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상대가 국내 빅클럽에 꼽히는 수원이다 보니 선()수비 후()역습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며비슷하게 경기를 치렀던 수원 FC전과 비슷한 선수 구성으로 나온 것으로 보인다수원 역시 그동안 빠른 역습에 무너졌던 경력이 있어서 안양은 역습을 잘 활용했던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와 수원을 격파하고자 하였다.

 

  다만 과제가 있다면 바로 역습과 수비에 모두 중요한 중원 장악으로이우형 감독님이 어떤 전술을 들고 나올 지가 관건이었다.

 

 

<전반전>

 

선수 기용의 작은 변화가 큰 차이를 만들다

 

  안양과 수원은 서로 상반된 선발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안양은 상주전에서 나서지 않았던 박성진김원민정재용이상우김태봉김효준 등 베스트 멤버를 총동원하였다반면 수원은 1.5군 전력으로 나섰다그나마 주전급이라고 하자면 라돈치치곽광선조지훈김대경정성룡 정도였고 나머지는 교체 투입됐거나 혹은 데뷔전을 치르는 선수들이 많았다현재 K리그 클래식 순위 싸움이 치열한 탓에 토요일 있을 울산 원정을 위한 체력 안배로 보이며 대신 서정진오장은 등 주전 선수들을 교체 명단에 포함시켜 만일을 대비한 것으로 보였다.

 

  안양은 수원 FC전에서 보였던 박성진김원민 중심의 역습 전개를 다시 들고 나왔다다만 차이가 있다면 고경민의 기용이다.수원 FC전에서 박성진 원톱에 박병원김원민주현재가 뒤를 받쳐주었다박성진과 김원민이 먼저 역습을 전개하면 박병원과 주현재가 보조해주는 식의 역습이었다고 지난 수원 FC전 리뷰에서 언급하였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는 주현재 대신 고경민이 선발로 나섰다광주 전에서 고경민은 폭넓은 움직임으로 패스 플레이의 연장선의 원톱의 역할을 보여주었다.(광주전 리뷰 참조그래서 당초 고경민이 원톱으로 나설 것이라 예상했으나 정작 원톱 역할을 맡은 것은 박성진이었다. 그리고 고경민은 박성진의 뒤에 처진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게 되었다.


포어 리베로 정다슬1.jpg


  하지만 이 작은 변화는 중원 장악과 역습 전개에서 큰 차이를 만들었다사실상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은 고경민은 엄청난 활동량을 통해 수비시 미드필더 진에 합류, 4명의 벽을 만들어 미드필더 진의 전진 패스를 차단하였다이때 포메이션이 4-1-4-1로 변화고경민이(붉은색 원) 중앙 미드필더로 들어가면서 1차적인 벽을 만들어준다.(보라색 선이때 정다슬은 아래에서 설명할 포어 리베로 역할로(노란색 원미드필더와 수비진 사이에 위치하게 되었다.

 

역습 시 2톱.jpg

 

  그리고 역습이 시작되면 빠르게 치고 올라가 박성진김원민박병원을 보조해주었다더불어 고경민은 직접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면서 수시로 공격수 자리까지 올라가기도 하였다그러면서 안양은 역습 전개에서 박성진 – 고경민 투톱의 4-4-2로도 변화할 수 있었다(보라색 원 2). 4-4-2가 되면 정다슬이(노란색 원미드필더 진에 합류고경민의 공백을 메워주었다.

 

중원 장악.jpg

 

  고경민의 활약에 힘입어 안양은 중원 장악을 할 수 있었다속공에 장애물이 되었던 중원 싸움에서 주도권을 내주지 않은 덕분에 안양의 역습을 빠른 속공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그리고 고경민과 정재용이 서로 간격을 넓게 가져가는 권창훈 조지훈 이현웅 조합을 적극 압박하여 차단하면서 수원 FC전보다 역습 시작 지점을 더 높게 가져갈 수 있었다특히 수원이 수비진에서 빌드업을 시작할 때, 4명이 일직선으로 정렬하여 미드필더 진으로 패스하지 못하게 차단하였다.(보라색 반투명 지역)


  이렇게 중원 싸움에서 밀리자 수원은 미드필더에서 수비진으로 백패스를 돌리는 일이 잦았다활발하게 뛰어다니는 고경민과 정재용을 조지훈 – 이현웅 조합이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더불어 박성진김원민박병원은 수원 수비에 대한 전방 압박도 수시로 시도하여 수원이 쉽게 공격을 전개할 수 없었다결국 수원의 공격은 쉽게 이어지지 못했고공격을 하더라도 측면으로 이루어지게 유도할 수 있었다.

 

  게다가 조철인 – 곽광선 – 민상기 – 박용준의 4백 라인이 헐겁다는 점까지 겹치면서 역습이 더욱 날카로울 수 있었다이 중 주전급은 곽광선 뿐이고민상기는 그동안 교체 투입으로 주로 출전하였다또한 양쪽 풀백인 조철인과 박용준은 첫 데뷔전이었다수원의 4백 라인은 틈을 자주 보였고안양의 역습을 파울로 저지하기 일쑤였다.

아쉽게도 코너킥과 프리킥을 숱하게 얻었지만 라돈치치까지 가담한 수원의 수비에 막혀 득점을 올리진 못했다그래도 초반 분위기를 안양으로 가져오는데는 성공하였다.


안양의 역습 전개.JPG 

 

  고경민의 미드필더 가담과 중원 싸움의 성공허술한 상대의 4백 라인전방 압박의 성공으로 안양의 역습 패턴은 위의 사진에서 설명하는 것과 같이 전개될 수 있었다.

 

  원톱 박성진은 여전히 많이 뛰어주며 상대 수비수들에 대한 전방 압박과 더불어 좌우 가리지 않으며 공격의 빈 공간을 메워주며 스루 패스를 받아 속공을 이어가게 해주었다.(흰색 화살표들기존의 자신의 역할을 꾸준히 수행하는 모습이었다그리고 수원의 왼쪽 풀백 조철인의 오버래핑과 수비력은 큰 위협이 되지 못했고덕분에 김원민은 조철인의 압박에 대한 부담이 줄어 패널티 박스 안쪽까지 수시로 침투할 수 있었다.(노란색 화살표더불어 박성진과의 연계를 자주 시도하는 등 역습을 이끌었다.

 

  대신 수원의 공격이 전반 중반부터 박용준 – 박종진의 오른쪽으로 몰리게 되면서 초반 자주 치고 올라오던 박병원이 수비 가담에 열중하게 되었다따라서 왼쪽 측면의 공백을 주로 박성진과 고경민이 번갈아 메워주면서 왼쪽 측면에서의 공격을 이어갈 수 있게 하였다(흰색붉은색 화살표). 또한 고경민의 중원 가담으로 수비 부담이 덜한 정재용은 자신의 장기인 스루 패스로 공격진을 지원하면서 속공에 기를 부어주었다.(주황색 화살표혹은 직접 공격 전개에 가담하여 찬스를 만들어내기도 하였다.

 

역습 전개1.jpg


  정재용이 가담한 좋은 역습 상황 하나를 살펴보자상대에게서 정재용이 직접 공을 빼앗아내고 있다.(보라색 원)


역습 전개2.jpg


  공을 빼앗아낸 정재용은 원톱 박성진(노란색 원)에게 패스한 뒤 전방으로 쇄도하고 있다.(보라색 화살표)


역습 전개3.jpg


  박성진은 전진한 정재용에게(보라색 원패스를 넣어준 뒤 다시 위로 움직이며 2연속 2패스를 시도하였다.(노란색 화살표)


역습 전개4.jpg


  여기서 정재용은 다시 박성진에게 패스를 한 뒤(보라색 가는 화살표왼쪽 측면으로 다시 전진하였다.(보라색 굵은 화살표박성진의 선택은 여기서 다시 정재용에게 패스를 내주었다. 2연속 2패스가 성공하는 절묘한 패싱 플레이였다.


역습 전개5.jpg


  박성진과의 패싱 플레이로 압박에서 벗어나 왼쪽에서 공간을 확보한 정재용.(보라색 원이때 박성진과 박병원으로 인해 수원의 수비진이 몰린 것을 본 김원민이 쇄도하는 것을 보고(붉은색 화살표지체 없이 크로스를 올렸다.


역습 전개6.jpg


  정재용의 정확한 크로스를 김원민이 다이렉트 슈팅으로 연결했지만(붉은색 화살표골대 옆을 살짝 빗나가고 말았다비록 빗나갔지만 압박 수비로 전진된 지점에서 역습을 시작할 수 있었고패싱 플레이를 통한 지공이 효과적인 장면이었다.

 

  이렇게 안양은 고경민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하면서 중원 싸움을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었다이는 뒤에서 설명할 수비 부분에도 큰 도움을 주었고중원 싸움에서 밀려 역습 시작을 뒤에서 가져가는 바람에 지공으로 풀어갈 수 밖에 없었던 역습을 속공으로 가져갈 수 있게 하였다그 이유는 중원 장악에 성공하여 고경민과 정재용이 수원의 패스를 끊어낼 수 있었고 역습의 시작점이 더욱 앞서게 되면서 속공을 자주 시도할 수가 있었다.

 

  그러나 전반전 안양의 역습에서 아쉬운 점이 없던 것은 아니다물론 선()수비 후()역습 전술이라 공격 기회를 많이 가져갈 수 없었고상대 파울 등에 자주 차단된 장면도 많았다그렇지만 돌파 실패나 패스 미스로 역습 시도에 비해 슈팅 수가 적었다돌파를 자주 시도한 박병원고경민이나 박성진의 볼 키핑과 탈()압박도 2% 가량 부족한 느낌이었다그래도 과정 자체는 나쁘지 않아 수원 수비진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데 성공하였다.

 

  본래 원톱이나 쉐도우 스트라이커 역할을 맡았던 고경민의 새로운 기용이 중원 장악과 역습 전개에서 큰 차이를 가져온 것이다.

 

 

단조로운 수원의 공격그리고 포어 리베로 정다슬

 

  안양의 수비를 설명하기 전이해를 돕기 위해 잠시 수원 삼성의 지난 경기 중 하나를 복기해보겠다올해 AFC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32강 조 예선 5차전에서 수원은 호주의 센트럴 코스트 마리너스(이하 CCM)를 홈으로 불러들였다꼭 이겨야 16강 진출을 노릴 수 있던 수원은 연신 공격을 퍼부었으나 오히려 CCM의 일격으로 0:1 패배로 32강에서 탈락하였다.

 

  그레엄 아놀드 CCM 감독은 경기 직후 "수원의 공격을 막는 건 어렵지 않았다수원은 항상 직접적으로 롱패스 위주로 공격을 전개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하였다이 말인즉슨수원의 공격 패턴이 상당히 단조롭단 이야기다. CCM은 공격적으로 나오는 수원을 밀집 수비와 피지컬의 우위로 막아내고 역습으로 한 방에 수원을 격침시켰다그렇다면 그레엄 아놀드 감독이 언급한 수원의 단조로운 공격은 무엇일까?

 

  이번 경기에서 수원은 키가 큰 라돈치치(192cm)를 원톱으로 세운 뒤 헤더로 측면 롱패스를 따내면 뒤에 쳐져 있는 권창훈이 받아내는 전술을 사용하였다흡사 수원 FC가 보그단의 포스트 플레이로 안양을 공략하려 했던 장면과 비슷하다는 점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수원 역시 킥 앤 러쉬’ 전술을 사용했단 얘기이다.

 

  다만 차이점이 있다면 수원 FC는 3톱을 기용해 헤더 패스를 받는 박종찬의 빠른 슈팅 타이밍을 가져가려 했다면수원은 롱패스로 빠르게 안양의 패널티 박스 공략을 시도하고 라돈치치의 포스트 플레이를 받은 권창훈을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가는 움직임을 가져갔다.

 

  원래 세밀한 패스 게임을 지향했지만 선수 구성 문제와 한국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 김두현이 장기 부상으로 빠지게 되면서 측면을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물론 조지훈이현웅오장은박현범 등이 있었지만 김두현을 대체하기엔 부족했다결국 수원은 그동안 서정진김대경최재수박종진 등을 활용한 측면 공격 위주로 경기를 풀어갈 수밖에 없었다.

 

  이 점을 CCM은 이용하여 수원의 공격을 밀집 수비로 틈을 내주지 않았고스테보나 정대세라돈치치에 몸싸움이 밀리지 않는 수비수들의 신체 조건으로 롱패스를 계속 차단할 수 있었다.

 

  수원은 이런 단조로운 공격을 이번 경기에서도 반복하였고보그단을 차단해낸 바 있는 김효준정현윤 조합이 라돈치치를 막아내었다수원의 윙어 박종진과 김대경이 직선 돌파 밖에 못 한다는 점을 이용하여 김태봉과 이상우가 윙어들과의 좋은 협력 수비로 차단하였다오버래핑하는 박용준조철인도 협력 수비에 막혀 섣불리 크로스를 시도할 수가 없었다.

 

  결과적으로 수원의 측면을 고수하는 공격은 이미 수원 FC전에서 겪어본 바 있는 안양 수비진에게 막혔고주도권을 제대로 활용할 수 없었다하나 눈 여겨 볼 것은수원 FC전과 다르게 안양은 패널티 박스 전방즉 공격 지역을 수원에게 쉽사리 내주지 않았다는 사실이다.(수원 FC전 리뷰 참조중원 싸움에서 밀려 공격 지역을 내줬던 안양이 권창훈 – 조지훈 – 이현웅에게 밀리지 않았던 이유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잠깐 다시 수원 FC와의 경기를 복기해보자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된 정다슬은 권용현을 제대로 차단하지 못하여 공격 지역에서 수원 FC가 공격을 이어갈 수 있게 허용하였다그러다 보니 정재용이 자주 내려오면서 역습 전개의 속도가 늦어져 속공을 할 수 없었다고 하였다.

 

  이런 문제점을 메우기 위해 안양은 포어 리베로(Fore Libero)’라는 전술을 사용하였다조광래가 경남과 국가대표팀 감독에서 사용하여 우리나라에 널리 알려졌고유로 2012에서 이탈리아의 데 로시의 역할로도 많이 알려진 일종의 변형 3백 전술이다.하지만 용어부터 상당히 생소한 개념이기 때문에 포어 리베로의 원형인 리베로(Libero)’부터 차근차근 알아보자.

 

  아마 대다수 사람들에게 리베로라는 용어는 이미 익숙할 것이다대한민국 축구 전설의 수비수 홍명보 감독이 현역 시절 주로 수행했던 역할이었고심지어 자서전 제목도 영원한 리베로여서일 것이다그리고 독일의 전설 카이저(황제’ 프란츠 베켄바우어의 현역 시절 역할로도 잘 알려져 있다다음 자료 사진을 참고해보자.


리베로.JPG 

 

  통상 3백은 기본적으로 스토퍼 2스위퍼 1명 등 총 3명의 중앙 수비수로 구성되는데 리베로는 이 중 최후방 수비수인 스위퍼에 위치하게 된다.(여기서 스토퍼는 흔히 말하는 중앙 수비수이므로 혼동하지 않길최후방 수비를 맡으면서 두 스토퍼들이 대인 마크를 할 때 생기는 빈 공간을 적절히 메워준다그리고 전담 마크 역할을 따로 받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판단에 따라 빈 공간을 차단하며 수비를 안정화시키는 것그리고 뒤에 있는 만큼 지시를 내려 수비 위치를 정돈시키는 것이 주된 리베로의 수비 임무이다.

 

  공격 상황에선 시기적절하게 미드필더 지역까지 올라가 전진 패스나 중거리 슈팅까지 시도하였다.(94년 월드컵 독일전 홍명보의 중거리 슛 골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움지나치게 수비 쪽으로 팀의 밸런스가 맞춰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따라서 공격과 수비 모두 할 수 있는 리베로 역할을 수행하는 선수들은 판단력전술 이해시야패스수비 위치 선정활동량압박 등 많은 능력을 갖춰야 한다.

 

포어 리베로.JPG 

 

  그러나 미드필더 축구가 점점 중요해지고 4백이 유행하게 되면서 리베로 대신 포어 리베로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2명의 스토퍼 앞에 서서 미드필더와 수비 둘 다 자주 오가는 역할로 바뀐 것이다위치가 2명의 스토퍼 앞이기 때문에 미드필더 싸움에 힘을 실어줄 수 있고기존의 리베로보다 공격 성향이 강해진 것이다쉽게 말해서 공격 시에는 수비형 미드필더수비 시에는 중앙 수비수 역할을 동시에 해주는 것이다물론 포어 리베로 또한 위에서 언급한 많은 능력들 역시 요구된다.


  그렇다면 정다슬이 어떻게 포어 리베로 역할을 소화했는지 살펴보자.


포어 리베로 정다슬.JPG 

 

  수원의 공격이 시작되는 상황에서 위에서 언급한 대로 박성진을 제외하고 고경민김원민박병원정재용 4명이 미드필더 라인을 형성하여 수비진과의 간격을 좁히고그 사이에 정다슬이 위치하게 된다.(붉은색 원)


  이때 안양의 포메이션은 4-1-4-1이 되고정다슬의 주 수비 범위는(갈색 반투명 원미드필더 지역과 '공격 지역 ', 패널티 박스 안까지로 정해지게 된다정다슬은 이 범위에서 수원의 공격 전개에 따라 위치를 잡아 수비 안정화를 기했다.


4-1-4-1.jpg

 

  미드필더 지역에서 정다슬은(노란색 원수원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 권창훈을 늘 견제하였다청소년 대표 출신 신인이지만 신체 균형과 드리블이 장점인 권창훈이 공격 지역내에서 활약하지 못하게 정다슬은 권창훈의 위치에 따라 적절히 위치를 잡았다.

 

  정다슬이 권창훈을 따라다니며 막아주자 조지훈 – 이현웅은 권창훈에게 전진 패스를 쉽게 시도할 수 없었다그래서 어떻게든 안양의 수비를 유인하기 위해 수비진과 계속 공을 돌렸지만 안양의 미드필더진과 수비진은 쉽사리 나오지 않았다그리고 그 틈을 타 고경민과 정재용이 쉴 새 없이 압박을 가하며 바로 역습 찬스를 만들어내었다결국 전진 패스가 좋은 조지훈과 이현웅은 자신들의 능력을 발휘 못하고 측면으로 공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혹여 라돈치치가 패널티 박스로 나오면 그 때 김효준 대신 라돈치치를 잡아주면서 조지훈 – 이현웅에게서 패스를 받으려는 움직임도 차단하였다.

 

  이 과정에서 미드필더 지역에서 정다슬이 수원의 패스나 돌파를 끊어내면 정재용과 번갈아 롱패스로 바로 역습을 전개하도록 하였다그리고 공격 상황에서 안양의 포메이션이 4-4-2로 변하는 순간 중앙 미드필더로 진출공격 전개를 보조하였다수비 지역과 미드필더 지역을 고루 커버해주는 정다슬이었다.

 

포어 리베로 정다슬7.jpg

 

  그리고 수원이 측면이나 조금 전진되어 공격 상황을 전개하면가장 먼저 4백 라인에 가담하여 중앙 수비수 역할을 소화했다.(노란색 원즉 정다슬이 들어옴으로써 순간적으로 안양의 수비가 5백 라인을 형성하게 한 것이다이렇게 되면 1차적으로 김효준이 라돈치치를 막아주고라돈치치가 헤더로 공을 따내도 정다슬이 정현윤과 번갈아 공을 따라 가서 바로 끊어내는 등 포스트 플레이를 차단하였다.

 

포어 리베로 정다슬5.jpg

 

  혹은 권창훈이 라돈치치의 포스트 플레이를 받지 못하도록 공간을 먼저 점령하여 권창훈을 묶어버렸다김효준이 주로 라돈치치를 맡는 동안(파란색 원공간이 생기면 그 곳에 위치해서(노란색 원권창훈이 파고들 틈을 내주지 않았다.(붉은색 원)

 

  즉지난 경기들 동안 보였던 공격 지역’ 장악 실패, ‘비효율적인 수비로 상대에게 공간을 내주는 것을 정다슬이 포어 리베로 역할을 하게 되면서 보완한 것이다.

 

수원 공격 지점에 따른 정다슬의 위치.jpg 

 

  정리하자면 정다슬은 수원의 공격 위치에 따라 위치를 바꾸어 수비 안정화에 기여했다수원의 공격이 수비진과 미드필더 진에서 전개되면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 위치하고(파란색 선패널티 박스의 바로 앞이나 측면으로 전개되면 중앙 수비수 자리로 이동하였다.(흰색 선)

 

  그래서 안양의 포메이션은 정다슬의 위치에 따라 파란색 위치일 땐 4-1-4-1 포메이션흰색 위치일 땐 5-4-1 포메이션으로 유연하게 변했다이렇게 미드필더 진과 수비진 사이에서 정다슬이 적절히 이동하였고, ‘공격 지역을 점령해 권창훈을 전면 차단할 수 있었다.

 

  결국 포어 리베로 정다슬의 활약에 라돈치치의 포스트 플레이는 무력화되었다결국 전반 중반 이후 수원의 공격 시도가 많아졌지만 고경민 – 정재용의 중원 압박정다슬의 활약 등에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였다.

 

 

<후반전>

 

약점을 파고든 벼락 같은 선취골

 

후반이 시작되자마자 수원은 숱한 기회에도 위협이 크게 되지 못한 박종진 대신 에이스 서정진을 투입하였다돌파와 골 결정력여기에 정확한 스루 패스까지 겸비한 서정진을 투입하여 안양의 밀집 수비를 어떻게든 뚫어보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그런 서정진의 교체가 무색하게 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안양은 수원을 밀어붙였다김원민의 롱 스로인으로 위협한 뒤 수원이 공격에 나섰지만 고경민까지 가담한 밀집 수비에 막혀 제대로 공격을 할 수가 없었다서정진은 측면에만 머물지 않고 패널티 박스에도 자주 침투하였지만 포어 리베로 정다슬과 4명의 미드필더가 공간을 좁혀버리는 바람에 쉽게 공을 받을 수 없었다결국 수원은 다시 미드필더와 수비수들끼리 공을 돌리며 안양을 끌어내려고 하였다.

 

하지만 안양의 속공이 수원의 심장에 일격을 날렸다바로 선취골을 뽑아낸 것이었다.

 

선취골1.jpg 

  이상우의 장거리 프리킥을 수원 수비가 걷어낸 것을 김원민이 가로챈 뒤(노란색 원압박이 들어오자 후방 김태봉에게 패스하였다.


선취골2.jpg


  후방에서 오버래핑해온 김태봉이 그 공을 받아냈고(붉은색 원), 쇄도하는 고경민에게 바로 패스하였다.(주황색 원)

 

선취골3.jpg


  쇄도하면서 공을 받아낸 고경민을(주황색 원수원 수비가 따라가면서 순간 넓은 공간이 생겼다.(보라색 원고경민은 이 공간으로 들어오는 김원민에게(노란색 원백패스를 내주었다.

 

선취골4.jpg


  빈 공간에 파고든 김원민은 상대의 압박에서 순간 풀려날 수 있었다(노란색 원). 이 때 원톱 박성진은 가만히 있지 않고 안으로 들어가며 위치를 잡음과 동시에 상대 수비를 유인하였다.(붉은색 화살표)


선취골5.jpg


  상대 압박이 들어오자 동시에 박성진이 만든 빈 공간에 있는 정재용을(보라색 원본 김원민은 주저 없이 패스해주었다.(노란색 화살표)

 

선취골6.jpg


  수원 이현웅이 압박해오자 정재용이 멋진 페인팅으로 이현웅을 제쳤다.

 

선취골7.jpg

  

  이현웅의 압박에서 벗어나자마자 정재용은 지체 없이 반박자 빠른 슈팅을 날렸고 골대를 맞고 들어갔다.(보라색 화살표)

 

  김태봉의 순간적인 오버래핑과 고경민김원민정재용으로 이어지는 패싱 플레이가 빚어낸 멋진 득점이었다특히 정재용은 수비 임무를 전담하다가 수원 FC전부터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를 소화하기 시작숨겨왔던 공격적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였다전반전부터 꾸준히 공격과 수비 모두 가담하면서 안양의 중원 장악에 힘을 보탰고멋진 페인팅에 이은 슈팅으로 선취골까지 뽑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눈에 띄지 않았지만 빈 공간을 찾아들어가며 계속 움직이는 오프 더 볼(Off the ball)’ 움직임도 상당히 좋았다서로 계속 움직이며 패스를 받을 공간을 만들어주고 동료에게 공간을 창출해주는 좋은 움직임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안양이 선취골을 넣자 수원은 고경민정재용에 막혔던 조지훈 대신 오장은을 투입하였다주전급 2명을 연달아 투입할 정도로 수원은 급했다국가대표 경력이 있는 오장은은 어릴 적 사고로 새끼발가락을 잃었음에도 무시무시한 활동량을 보여주는 선수로패스 또한 무디지 않기도 하다수원으로선 빼앗긴 중원의 주도권을 가져오면서 패스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교체로 여겨진다.


  수원은 계속 해서 긴 패스와 측면을 통한 공격을 고수하였다하지만 안양의 밀집 수비는 공간을 쉽게 내주지 않았고 도리어 역습을 꾸준히 전개하며 수원의 수비진을 위협하였다더구나 라돈치치가 미드필더 지역까지 내려와 포스트 플레이를 시도하였지만 선수 간 간격이 넓은 탓에 공격으로 이어지지 못하였다수원 선수가 공을 받아내도 순식간에 압박을 하여 다시 공을 빼앗는 경기 양상이 반복되었다.


  이러한 수원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었던 것은 위에서 언급한 포어 리베로 정다슬미드필더에 가담하는 고경민 뿐만 아니라 지역을 가리지 않는 김원민정재용박병원 등이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였기 때문이었다또한 유연하지 못하고 단순하게 가는 수원의 공격 전개 때문이기도 하였다그로 인해 수원의 에이스인 서정진도 압박 수비에 막혀 큰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안양은 수비진과 미드필더진 간격을 좁히면서 재빠른 속공이 불가능한 경우중앙선 아래에서 패싱 플레이를 통해 수원의 압박을 떨쳐내면서 롱패스를 통한 지공을 통해 공격하기도 하였다그러한 역습 전개 장면 중 하나를 살펴보자.

 

후반 역습 전개1.jpg


  라돈치치를 막기 위해 앞으로 나온 정현윤을 피해(주황색 원패스가 이어지자 그 자리를 대신하던 포어 리베로 정다슬이(흰색 원공을 끊어내게 된다.


후반 역습 전개3.jpg



  정다슬은 전진하면서 미드필더에 위치한 고경민에게 패스(붉은색 원), 고경민은 다시 정재용에게(노란색 원곧바로 패스하였다.


후반 역습 전개4.jpg


  정재용은 다시 중앙으로 들어온 김원민에게(보라색 원빠르게 패스하였다.(노란색 화살표공격적으로 나오는 수원의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런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후반 역습 전개5.jpg


  김원민은 무사히 패스를 받았지만 4백 라인을 올린 수원의 선수들이 올라와 있던 탓에 전진하기 힘들었고뒤에 위치한 김태봉에게 백패스를 하였다.(보라색 화살표)

 


후반 역습 전개6.jpg


  공을 받은 김태봉은 김대경이 압박해오자 무리하지 않고 뒤에 있던 김효준에게 패스하였고이를 받은 김효준은 전방 깊숙이 박성진에게 패스하여 빠른 역습을 전개하도록 하였다.

 

  동점골을 만들어야 했던 수원의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올라오게 되면서 안양은 미드필더 지역에서 패싱 플레이를 통해 압박을 벗어난 뒤 롱패스로 빠르게 역습을 시도하였다그래서 안양은 평상시보다 공수 전환 속도를 유난히 빠르게 가져갈 수 있었다이러한 요인도 후반전 안양의 역습이 수원에게 효과적이었던 이유로 작용하였다.

 

  하지만 롱패스의 부정확함과 전방 압박을 수시로 한 박성진과 김원민의 체력이 떨어지면서 날을 세우지 못했다대신 수비 가담하게 만들었던 박용준의 움직임이 둔해진 틈을 타 박병원이 여러 번 돌파하여 슈팅을 시도했지만 수원의 골대를 빗겨나가고 말았다.

 

 

정민교의 갑작스런 부상불가피한 전술 변경

 

  경기는 FC 안양의 선()수비 후()역습과 수원의 파상 공세의 대결 구도로 넘어가기 시작했다서정진과 오장은이 들어오면서 수원의 공격이 활기를 띄기 시작했다박종진이 직선적인 돌파를 했다면 서정진은 공을 가지고 패널티 박스 외곽에서 공격 방향을 조율하였다오장은은 안양의 역습 차단과 동시에 중원에서 조율을 하면서 수원의 공격 전개 기초를 다져나갔다.

 

  그리고 수원은 후반 18분 권창훈 대신 추평강을 투입시켰다이른 시간에 교체 카드 3장을 모두 쓴 것이었다올해 자유 계약으로 입단한 동국대 출신 추평강은 키가 큰 공격수이다이로써 4-2-3-1에서 4-4-2로 바뀐 수원은 이전 리뷰에서 언급한 트윈 타워’ 전술로 공격 전개를 바꾸었다이젠 롱패스로 패널티 박스에 공을 퍼부어 어떻게든 한 방을 노리겠다는 것이었다안양의 밀집 수비 탓에 중원에서 전진 패스도 끊기기 일쑤여서 정면 공격을 피하겠다는 의미로 보인다따라서 추평강 투입 이후로 수원의 롱패스와 측면 패스에 이은 측면 공격의 빈도가 점점 높아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안양에 불운이 닥쳐왔다추평강의 예리한 헤딩을 막으려던 정민교 골키퍼가 선방 과정에서 어깨가 먼저 떨어져 어깨 탈골이란 부상을 입게 된 것이었다결국 급히 후송된 정민교를 대신하여 신인 백성우가 투입되었다단국대 출신 신인 백성우는 급하게 데뷔전을 치르게 되었다경기 도중 투입에다가 데뷔전을 치르는 신인임에도 백성우는 여러 번 공중볼 처리를 통한 선방을 보여주었다하지만 안양 선수들이 조금 더 수비적으로 나가게 되었다아무래도 실전 감각이 부족한 백성우에게 슈팅이 가지 않도록 수원의 공격 시도와 슈팅을 아예 사전에 차단할 수밖에 없었다따라서 수원의 점유율이 점점 더 높아져갔고 공격 기회가 많아졌다.

 

돈지덕 백성우 투입.JPG 

 

  결국 후반 39분 안양은 두 번째 교체를 단행한다고경민 대신에 중앙 수비수 돈지덕을 투입한 것이었다경기 내내 중원에서 뛰어다니느라 체력이 소진된 고경민 대신 돈지덕을 투입하여 5백이 되었고(노란색 원포어 리베로였던 정다슬은 고경민이 지키던 중앙 미드필더 쪽으로 올라가 4명의 미드필더 라인을 구성하게 되었다(붉은색 원).


  즉 안양의 포메이션은 돈지덕이 투입되며 5-4-1이란 극단적인 수비형 포메이션으로 변하였다그리고 포어 리베로 정다슬을 통한 유연한 수비 전술 대신 고정적인 5백을 사용극단적인 수비 경기를 펼치게 되었다.

 

  보통 약팀이 강팀을 상대로 리드를 하고 있을 때 수비수 한 명을 더 투입하여 소위 말하는 잠그기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더구나 1:0으로 이기고 있는 와중에 5분여 시간이 남은 상황에서의 돈지덕의 투입은 이상할 것 없다그러나 돈지덕의 투입은 단순한 잠그기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골키퍼는 단순히 골문을 지키고 선방을 하는 역할이 아니다가장 뒤에 있는 위치이기 때문에 시야가 넓어 수비수 위치를 조정해주는 등 수비 조율 역할도 수행해야하기 때문이다따라서 빠른 판단과 수비진과의 호흡이 중요하다하지만 백성우는 데뷔전이라 이런 능력이 어떨지 미지수였다그리고 수원의 공격 또한 트윈 타워다 보니 수비수들의 위치 선정이 가장 중요했고,장신인 라돈치치와 추평강을 더 철저히 막아줄 필요가 있었다따라서 다른 미드필더나 공격수 투입보단 정다슬보다 제공권이 좋으며 노련한 돈지덕을 기용한 것으로 여겨진다.

 

  여기에 실전 경험이 부족한 백성우의 선방이 불안할 수 있다는 점도 겹쳐 안양은 어쩔 수 없이 5-4-1이란 수비 전술로 변경할 수밖에 없던 것으로 보인다.

 

 

불운과 통한의 마지막 순간들

 

  백성우의 투입과 돈지덕 투입 이후에도 안양은 수비적인 경기 운영으로 버티고 있었다덕분에 후반 시간이 흐르면서 공격의 칼자루가 수원에게 넘어갔다그 덕분에 안양의 패널티 박스로 날아드는 수원의 롱패스가 더욱 더 많아졌다대신 안양의 선수들은 전체적으로 뒤로 물러섰지만 롱패스를 박병원과 김원민이 받아주면서 여러 번 수원 골문을 노리기도 하였다.

 

  그러나 안양에게 불운이 닥쳐왔다경기 종료 3분 전수원 수비에서 넘어온 민상기의 롱패스를 정현윤이 걷어낸다는 것이 골대를 향했고백성우가 그것을 막지 못하였다경기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의 자책골이었다박성진 등 공격진이 지쳐 전방 압박을 더 이상 시도할 수 없었고정현윤이 걷어내려고 했지만 민상기의 롱패스가 빠르게 넘어온 탓에 급하게 걷으려고 했고 백성우의 반응이 늦은 것으로 보인다.

 

  경기가 얼마 남지 않았던 상황인지라 선수들의 집중력이 안타까웠던 장면이었다.

 

  추가 시간이 4분 주어졌고 안양은 우선 연장전으로 끌고 가려는 듯 다시 수비적인 경기 운영을 하였다그러나 안양의 불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역습 과정에서 벌어진 파울이 수원에게 프리킥이 주어졌다.

 

서정진 득점.jpg

 

  그리고 곽광선의 프리킥이 길게 안양 수비로 향했고 라돈치치가 결국 헤딩을 따냈다.(파란색 원그리고 그 헤딩은 침투해있던 서정진 앞에 떨어졌고(파란색 화살표수비수들을 따돌린 서정진은 가볍게 톡 밀어 넣었다.(붉은색 원경기 종료가 1분도 채 남치 않은 때 터진 역전골의 순간이었다.

 

  그동안 안양의 약점으로 지적했던 세트 피스 수비와 후반 집중력 저하가 같이 겹친 상황이었다그리고 수원 FC전 후반 45분 실점상주전 후반 47분 실점그리고 오리지널 클라시코 48분 실점 등 3경기 연속 경기 종료 직전에 실점을 내주고 있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추가 시간이 1분도 남지 않은 상황상황은 완전히 뒤바뀌었다수원은 라돈치치를 제외하고 모두 수비 진영으로 내려갔고 안양이 어떻게든 총공세로 동점골을 넣어야만 했다마지막 롱패스가 박성진에게 연결되었고 박성진의 슈팅은 곽광선의 태클에 막혔다튕겨 나온 공을 박병원이 잡았지만 드리블하던 도중 골라인 아웃이 되었다.


  88분 경기를 이기고 있었지만 6분 동안 내리 2골을 허용하면서 손에 다 거머쥔 승리를 놓친믿고 싶지 않은 마지막이었다하지만 그래도 K리그 클래식 2위이자 빅클럽그리고 라이벌인 수원을 상대로 호각지세(互角之勢)를 펼쳤던 뜨거운 한 판이었다.

 

 

 

<총평>

 

골리앗을 쓰러뜨릴 뻔 했던 다윗

 

  비록 지긴 했지만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다오히려 좋았다고 할 수 있다()수비 후()역습 전술이었지만 안양은 오히려 수원을 압도하는 저력을 보여주었다여기엔 새로운 선수기용과 부분 전술선수들의 투지가 한 몫 해주었다.

 

  원톱 역할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긴 고경민은 왕성한 활동량으로 정재용정다슬을 도와 수원의 중앙 미드필더들을 무력화시켰다안양은 그동안 문제였던 중원 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그리고 역습 상황에선 멋진 드리블과 패스로 공격진을 적극 지원해주었다또한 공격진과 좋은 연계로 수원의 중원을 마음껏 누볐다후반 들어 체력 소진과 수비 강화를 위해 돈지덕과 교체되었으나앞으로의 공격형 미드필더로서의 가능성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수원 FC전 아쉬운 수비력 지적을 받았던 정다슬은 포어 리베로라는 생소한 역할을 잘 소화해내며 라돈치치권창훈을 제대로 막아내었다라돈치치나 추평강의 포스트 플레이를 차단하면서 권창훈에게 쉽게 공간을 내주지 않아 교체 아웃시켰을 정도다또한 공격 시에는 정재용이나 측면으로 적절히 연결해주며 속공에 기여를 하였다앞으로 활동량이나 수비력을 조금 더 가다듬으면 좋은 수비형 미드필더좋은 포어 리베로 자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공격형 미드필더왼쪽 윙어에서 뛰다가 오른쪽 윙어로 이동한 김원민은 조철인의 수비를 무력화시키며 박성진과 함께 패널티 박스까지 침투해주었다때로는 박성진과 위치를 바꾸며 상대 수비를 흔듦과 동시에 능숙한 탈()압박날카로운 슈팅으로 국가대표 수문장 정성룡과 수원 수비진의 간담을 서늘케 하였다날이 갈수록 박성진과의 역습 연계가 무르익어가는 듯하다마스크 쓰고 나온 그의 활약은 수원 팬들에게까지 깊이 각인되었을 것이다.

 

  이렇게 새로운 역할을 잘 소화한 선수들도 있지만 다른 선수들도 본래 역할을 충분히 소화해주었다유연하고 날랜 박성진은 스루 패스를 받아내며 끊임없이 수원 수비진을 괴롭혔다결국 수원 수비수들은 박성진을 파울로 끊어내기에 급급했다수원의 공격이 오른쪽에 집중된 터라 박병원은 수비 가담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지만간간히 저돌적인 돌파를 보여주었다.

 

  특히 정재용은 공격과 수비 모두 오가는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 역할을 연이어 제대로 소화해내었다고경민정다슬과 함께 중원을 잡아가며 수원의 공격을 잘 막아줬고정확한 패스로 역습의 시작을 만들어내면서도 오버래핑을 여러 차례 시도하여 직접 통쾌한 선취골까지 기록하였다.

 

  지난 상주전 휴식을 취한 김태봉과 이상우 역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수원의 양쪽 윙어들을 잘 차단해주어 패널티 박스 침투를 막아내었다수비적인 경기 운영 탓에 자주 오버래핑을 시도하지 못 하였지만 간간히 올라오는 오버래핑은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보그단을 노련한 위치 선정으로 막아낸 바 있는 김효준은 역시 라돈치치가 쉽게 헤더하지 못하도록 막아내었다신장 열세를 노련한 위치 선정으로 극복하면서 주장다운 수비로 수원의 공격을 저지하였다하지만 마지막 라돈치치와 서정진을 막아내지 못한 점은 가장 아쉬웠다그래도 김효준의 노련함에서 나오는 수비는 단연 수원 공격의 봉쇄 1등 공신이었다.

 

  비록 큰 실수를 하였지만 정현윤의 활약도 빛났다김효준이 라돈치치를 막아내는 사이 공격 지역을 잘 정다슬과 메워줬고 교체 투입된 추평강까지 잘 막아주었다혹은 김효준 대신 라돈치치를 막기도 하며 앞서 나가 패스를 차단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그렇게 열심히 뛰었던 정현윤이었기에 그의 눈물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졌다.


  그리고 뛰어난 순발력으로 헌신적인 선방을 보여줬던 정민교의 부상에 갑작스레 투입된 백성우도 여러 차례 안정적인 선방을 보여주었다하지만 강팀과의 경기에서 교체 투입으로 많이 긴장한 것이 보였고 수비진과의 호흡이 안 맞아 자책골을 내준 점이 크게 다가왔다데뷔전을 호되게 치른 만큼 올해 첫 프로 데뷔한 신인 백성우의 앞으로의 성장을 기대해본다.

 

  하지만 아쉬운 장면도 많았고 개선해야 될 점들도 있다고질적인 세트 피스 실점에 더해 이번 경기까지 3경기 연속 경기 종료 직전에 실점을 내주고 있는 것 등 수비는 아직 보완점이 많다또한 후반 들어 역습이 롱패스로 시작되었지만 이마저 정확하지 않았고속공 기회를 확실히 살릴 수 있는 크로스와 마무리 패스도 정확하지 못 했다역습 기회가 적은 것을 감안하면 득점으로 연결하기 위해서 정확성을 다듬어야할 필요가 있다그리고 파울로 저지하려는 상대를 제치는 움직임도 아쉬움을 남겼다.

 

  마무리 패스의 부정확성.jpg

<후반 가장 좋았던 역습 장면 중 하나. 박성진이(붉은색 원) 김원민에게(노란색 원) 침투 패스를 기가 막히게 찔러줬지만 김원민과 거리가 상당히 떨어진 부정확한 패스였다. 앞으로 이런 마무리 패스의 정확도를 높여야 적은 역습 기회를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본래 자신의 역할혹은 새로운 역할 등에서 가능성을 보여주어 비록 경기에서는 패배하였지만 뿌듯함과 기대감을 모두 충족시켜주었다그리고 몸짓 하나하나에서 반드시 이기겠다는 투지까지 느껴지는 경기였다앞으로도 이번 경기만큼의 모습을 보여준다면 하위권에서 벗어나 상위권 도약까지 노려볼 수 있다여러 가능성을 보여준 선수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좋은 약이 몸에 쓴 법

 

  최근 안양은 부천전 패배수원 FC와의 무승부상주에게 대패(大敗등 부진한 모습을 보여준 것은 사실이었다그러나 경기가 거듭될수록 안양의 경기력과 전술은이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부천전에서 부족했던 슈팅 시도가 수원 FC전에서 많이 늘어났고 이번 경기까지 그런 모습이 보였다그리고 수원 FC전에서 선()수비 후()역습 전술에서 드러난 단점을 보강하였기 때문에 빅클럽인 수원을 몰아칠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또한 3실점,열악한 슈팅수를 기록했던 상주전에서 3-4-3을 과감하게 도입하면서 그 점을 보완포어 리베로란 전술을 쓸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포어 리베로도 변형 3백 전술에 포함된다).

 

  안양은 신생팀이고선수들 출신도 다양하기 때문에 아직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다그러다 보니 경기마다 전술적 변화도 잦고 선수기용도 매번 달라지고 있다그래서 전술이 자리 잡지 못 했기 때문에 안양의 성적이 아직 부진한 것이라 생각된다.

 

  현실에 안주하여 전술 없이 무조건 공만 차대는 축구의 시대는 갔고그런 축구는 큰 효과를 보기 힘들뿐더러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결국 팬들마저 한계를 느끼고 돌아서게 되는 축구다지금 안양은 그런 자가당착(自家撞着)에 빠지지 않기 위해 패배를 겪어가면서까지 점차 성장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마치나무가 비바람에 휩쓸리는 고난을 이겨내 더욱 뿌리를 깊게 내려 굳건히 자리를 잡고 자라나는 것처럼.

 

  이 리뷰는 안양 축구가 어떻게 흘러가는지 짚어 보고자하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필자의 부족한 식견(識見)의 해석과 분석이 정확하지는 않지만한 가지 분명한 것은 안양의 축구는 분명 한 군데 고이지 않고 계속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줄곧 변화하면서 나이지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다만 지금은 그 과도기(過渡期)일 뿐이다.

 

  세계적인 명장 조제 무리뉴는 레알 마드리드에 부임하고 나서 숙적 바르셀로나를 잡고 리그 우승을 달성하기까지 수년이 걸렸다그 바르셀로나를 최강으로 만든 펩 과르디올라도 수년에 걸쳐 그만의 티키타카 전술을 완성하였다그리고 대한민국의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도 5:0이란 굴욕적인 패배를 겪어가면서 이룬 업적이다만년 하위팀이었던 전북이 최강희 감독의 선임 후 첫 우승컵을 든 것은 약 4년이 걸렸다그만큼 축구 전술이 자리 잡고 팀의 색깔을 띄면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데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이제 안양은 1년차이고, FA컵을 포함해서 8경기만을 소화했을 뿐이다이번 시즌은 아직 29경기가 남아있고올 시즌 동안만 해도 많은 기회와 시간이 남아있다쓴 약이 몸에 좋다는 만큼 선전에도 불구하고 패한 오늘 경기는 앞으로 전술과 선수기용 등에 충분한 밑거름이 되어줄 것이다.

 

 

아쉽기에 더욱 값어치가 있던 경기

 

  88분 동안 쥐고 있던 승리를 막판 2골을 허용해 놓친 지라 아쉬움이 더욱 크다경기가 끝나고 나서 드러눕거나 눈물을 흘리고고개 숙인 선수들의 모습에서 큰 아쉬움을 느낄 수 있었다열심히 응원하던 RED와 안양 시민 모두 그 아쉬움을 공유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 졌음에도 선수들은 오히려 그래도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다어느새 빅클럽이 되어버린 라이벌 수원을 상대로 호각지세(互角之勢)로 펼쳤던 경기에서 선수들의 투지가 빛났다사실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상주(常住)한 상주 상무에게 패했을 때만 해도 선수들이 많이 주눅 들지 않았는가하는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수원을 밀어붙인 모습을 보았을 때 그 걱정은 한 순간의 기우(杞憂)였다오히려 빅클럽인 라이벌 수원을 몰아붙이며 상당한 선전(善戰)을 하였다아마 선수들은 자신감 있게 플레이한다면 좋은 경기력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다그리고 이날의 패배가 그 누구보다도 아쉬웠기 때문에 다음 경기부터 좋은 경기력을 이어가고 싶을 것이다.

 

  FA컵 32강에서 아쉽게 탈락했지만 안양에겐 더욱 더 중요한 K리그 챌린지가 남아있다지금은 비록 하위권이지만 앞으로 일정을 잘 소화한다면 언제든지 상위권나아가서 1위로도 올라갈 수 있다그러기에 이번 경기에서 느낀 아쉬움과 자신감을 리그로 이어가상위권 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것이라고 예상함과 동시에 믿어 의심치 않는다.




* 경기 기록은 KFA 측에서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생략하겠습니다


* 앞으로 리뷰 퍼가시는 분들의 편의를 위해서 미디어팀에서 네이버 링크를 제공해드립니다 

대신 출처는 꼭!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최익형 코치님 보고 계시죠?^^)

http://cafe.naver.com/asuredmedia/4


  • ?
    이신행 2013.05.13 11:21
    선리플 후감상
    수고하셧어요
  • profile
    최진 2013.05.13 11:36
    수고하셨습니다 리뷰에서 기쁨이 느껴지네요^^ㅎ
  • profile
    진재환 2013.05.13 11:46
    이번 리뷰는 더욱 디테일이 살아 있는 듯.. 정말 잘 봤습니다.
  • profile
    우제간 2013.05.13 12:07
    잘봤습니다
  • ?
    윤주화 2013.05.13 12:22
    정말 잘 봤어요.. 안양신문에 최재호라고 이름 오타난 재원이랑 매거진에 이름 오타난 도중오라버니ㅋㅋ
  • ?
    최윤용 2013.05.13 12:42
    재원이 메이져방송으로 나가야지
  • ?
    황현철 2013.05.13 12:44
    저도 선리플을.,,,정말 대단하십니다. sbs espn으로 가도 손색이 없을듯...
  • ?
    최익형 2013.05.13 13:23
    매번 감사드리고 저를위해 한번 더 고생하셨네요!! ^^ 감사드립니다!!
  • ?
    맹익재 2013.05.13 13:49
    수고하셨습니다.
  • ?
    최재원 2013.05.13 13:57
    보신 분들 추천해주신 분들 댓글 달아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다만 제가 실수로 리뷰 내용을 2번 넣게 되었는데 지금 수정이 안 되네요 ㅠㅠ 최대한 빨리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 ?
    김지유 2013.05.13 15:38
    와 수고하셨습니다 ㅎㅎ
  • ?
    신승훈 2013.05.13 15:49
    좀 더 간결하게 해서 구단 매치 프로그램에 들어가도 좋을거 같다능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 ?
    구다니엘 2013.05.13 18:19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대단한 리뷰에요!!!
    ㅊㅊ
  • ?
    조연상 2013.05.15 17:01
    좋은 리뷰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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