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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과는 달랐던 충주

선발라인업.png

  안양은 지난 경기 경고 누적으로 결장했던 최진수 김종성 조합을 다시 가동하였고, 부상당한 구대영 대신 김태봉, 바그너 대신 펠리피가 선발로 나온 것을 제외하면 동일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하지만 안양은 경기 동안 충주의 중원 압박에 계속 고전하였다. 충주는 192cm의 장신 한상학을 원 볼란테로 두는 4-1-4-1 포메이션을 갖추고 경기에 임하였다. 펠리피는 최전방에서 롱패스를 기다리기보단, 미드필더 지역까지 내려와 포스트 플레이를 펼치는 유형의 선수이다. 이 점을 노려, 더 큰 한상학과 유종현을 번갈아 펠리피와 공중볼 경합을 하도록 하여, 펠리피의 포스트 플레이를 방해하였다. 그리고 황재훈, 최승호 등을 그 앞에 두어 중원 장악에 초점을 맞추었다. 대신 최전방 원톱은 한홍규로 두고, 조준재와 황훈희의 빠른 역습으로 기회를 만들고자 하였다.

 

  그래서 충주는 초반 점차 진형을 위로 올려, 하프 라인 지나서부터 5명의 미드필더를 앞세운 압박으로 안양의 빌드업을 방해하기 시작하였다. 특히 포스트 플레이를 펼쳐줄 펠리피에 대한 압박은 상당했다. 중앙에서의 전진에 있어 필수적인 펠리피의 포스트 플레이를 봉쇄하면, 안양으로썬 측면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 윙어들에게도 압박을 하며 전진을 최대한 방해했다. 이렇게 중원에서 공을 탈취하면, 바로 역습을 전개하였다.

 

충주의-많은-역습-숫자.png

  충주는 역습 시 조준재와 황훈희가 재빠르게 전진, 4-3-3 포메이션을 형성하여 빠른 역습을 이끌었다. 그 외에도 충주는 공격 상황에선 빠르게 3 톱을 갖추어, 안양의 4백 라인에 밀착시켰다. 안양의 4백 라인을 후퇴시켜 미드필더들과의 간격을 강제로 벌리는 동시에, 롱패스를 받는 즉시 4백 라인을 뚫어낼 수 있도록 한 배치였다. 더불어 4백 라인이 공을 탈취해도, 바로 압박을 시도하여 실수까지 유도할 수 있는 이점이 있었다. 이렇게 충주는 4-3-3 포메이션을 병행하면서 롱패스를 적극적으로 활용, 안양의 4백 라인 격파를 시도하였다.

 

  그렇지만 안양의 4백 라인은 충주의 예상보다 견고하였다. 충주의 3 톱을 상대로 안양 수비진은 공을 탈취하거나 최대한 지연시키면서 미드필더들이 수비 가담할 시간을 벌어주었다. 그러면 충주는 공을 뒤로 뺀 뒤 페널티 박스 주변을 맴돌면서 기회를 엿보았다. 하지만 안양이 미드필더들까지 수비에 가담하여 블록(block)을 형성하면, 세밀함이 떨어지는 충주가 뚫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안양은 충주의 빠른 역습을 허용하여도 페너트레이션을 봉쇄하면서 쉽게 기회를 내주지 않았다.

 

충주의-강한-압박.png

  그러나 안양도 공격을 펼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우선 충주가 5명의 미드필더를 적극 활용하는 압박으로 빌드업이 수월하지 못 했다. 충주는 점차 미드필더 라인을 끌어올리며 안양의 빌드업이 하프 라인을 수월히 넘지 못하게 하였다. 속공 기회를 만들기 위해 롱패스를 한다고 하여도, 받아줘야 할 2톱이 좀처럼 속공 기회를 만들어내기 힘들었다. 상대의 압박과 부정확한 롱패스, 트래핑 실수 등이 원인이었다. 그리고 공을 받아낸다고 해도 두터운 중원 압박을 뚫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공을 받는 즉시 빠른 돌파로 4백 라인 앞까지 진출하여 기회를 만들어줘야 할 박성진의 연이은 돌파, 패스 및 크로스 실패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렇게 2톱이 상대 수비 앞에서 부진하면서, 안양의 속공이 풀리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안양은 계속 김태봉 이으뜸을 전진 배치시키며, 패싱 플레이로 충주의 압박을 뚫고자 하였다. 몇 차례 순간적인 패싱 플레이로 충주의 중원 압박을 뚫어내는데 성공했으나, 충주의 수비진을 넘지 못 하여 슈팅까지 이어가지 못 했다. 그 외 상황에선 대부분 패싱 플레이가 충주 미드필더들에 의해 끊기는 장면들이 여러 번 반복되었다.

 

  그리고 후반전에도 충주가 꾸준히 역습을 지향하면서, 안양의 선취골 득점 이후 안양 수비 숫자보다 많은 역습 인원을 두는 장면도 연출되었다. 위의 사진 같이 재빨리 많은 역습 숫자를 두었다. 비록 충주 공격진이 세밀하지 못 하여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아찔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그동안 전적에서 우위를 지켜온 안양이었으나, 충주의 공세는 이전보다 거셌다. 포스트 플레이를 펼쳐줄 펠리피를 장신 선수들로 묶어 두고, 돌파를 해줄 박성진까지 묶는데 성공하였다. 그리고 5명의 미드필더를 배치, 철저히 중원 장악에 힘쓰며 안양의 빌드업 봉쇄와 함께 역습 기회를 만들고자 하였다. 하지만 충주의 전환되는 3 톱의 공격이 날카롭지 못 했고, 4백 라인이 견고하여 실점을 내주지 않았다.

 

  하지만 빠른 역습에 치중하는 것은 같으나 한 발 물러선 수비에 중점을 두었던 작년 충주와는 다른 움직임이었다. 그래서 수비는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지만, 공격에서는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승부를 가른 세트 피스

 

  그나마 후반전엔 최진수까지 오버래핑하게 되면서 공격의 활로가 열리기 시작하였다. 최진수는 계속 전진하며 정확한 패스를 측면과 중앙으로 연결, 페너트레이션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자신이 직접 페널티 박스까지 침투하여 득점 기회까지 노리는 등 좀 더 공격적인 움직임을 선보였다. 그리고 김태봉도 윙어 같이 깊숙이 전진하여 크로스 등으로 슈팅 기회를 만들어주고자 하였다.

 

안양-최진수-김태봉-오버래핑.png

  둘의 늘어난 오버래핑으로 인해 안양은 위 사진과 같이 많은 공격 숫자를 둘 수 있었다. 그리고 최진수와 김태봉의 오버래핑으로 오른쪽 윙어 정대선은 중앙으로 침투하는 등의 유연한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었다. 그래서 오른쪽 공격은 사실상 김태봉이 주도하였고, 정대선 혹은 최진수가 김태봉을 지원해주는 식으로 흘러갔다. 반대로 왼쪽은 이으뜸의 오버래핑 후 크로스에 의존하였다.

 

  하지만 측면 공격에만 변화를 가져온 것은 아니었다. 최진수와 김태봉의 전진, 정대선의 중앙 진출로 펠리피의 고립이 풀리게 된 것이었다. 미드필더 지역으로 내려온 펠리피가 바로 패스를 내줄 수 있는 동료들의 존재로 공격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최진수, 정대선 등으로 인해 펠리피에게만 압박이 쏠리지 않으며 공간을 확보할 수도 있었다.

 

패싱-플레이1.png

패싱-플레이2.png

  동시에 패스 거리가 짧아져 세밀한 패싱 플레이로 충주의 중원 압박을 무력화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위의 과정대로 만들어지는 절묘한 패싱 플레이들이 나올 수 있었다.

 

  하지만 안양은 득점을 올리지 못 했다. 펠리피의 헤더 슈팅과 침투 패스를 받은 주현재의 일대일 찬스가 빗나가며 기회를 살리지 못 하였다.

 

  결국 득점이 나온 것은 세트 피스 상황에서였다. 후반 16분 최진수가 오른발로 감아찬 코너킥을 김종성이 머리에 정확히 맞췄고, 한 번 땅에 튕기면서 골대에 들어갔다. 직접 만들어낸 불규칙 바운드가 골키퍼와 수비수를 모두 무너뜨리며 터뜨린 안양에서의 첫 득점이었다.

 

  그렇지만 승부를 가른 것은 마찬가지로 세트 피스 상황이었고, 모두 충주의 2골로 이어졌다. 후반 29분 첫 실점은 멀리서 최승호가 왼발로 감은 프리킥에서 시작되었다. 낮게 날아간 프리킥은 박태수의 품에 안겼고, 2명이 박태수를 놓치며 슈팅 기회를 허용하였다. 그리고 이진형 골키퍼가 손 쓸 수 없는 구석으로 날아가며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실점1.png

  문제는 바로 4분 뒤에 허용한 역전골이었다. 충주의 코너킥 상황에서 안양 선수들은 모두 골대 앞에 모여 있었다. 그리고 최승호의 왼발 코너킥이 올라올 시점에 정성민과 황재훈 주위로 5명이나 몰려 있었다. 결국 한상학이 뒤에서 여유 있게 헤더 슈팅을 시도하였고, 뒤늦게 막아보려고 김재웅이 같이 떠봤지만 실점을 막을 수 없었다.

 

  후반전 동안 지속적인 공격으로 분위기를 주도했음에도, 전세 역전을 허용한 세트 피스였다. 두 실점 장면 모두 순간적으로 상대 선수를 놓친 것이 뼈아픈 실책으로 작용하였다. 특히 두 번째 실점 장면에서는 단 2명을 막기 위해 5명이 쏠리는 실수가 범해졌고, 한상학에게 더는 좋을 수 없는 기회를 제공한 셈이 되었다. 순간적인 집중력이 필요한 세트 피스 상황에서만 2실점이 나왔단 것은, 집중력 저하가 뼈아프게 작용했다는 것이었다.

 

  선취골 이후 안양은 주현재와 펠리피 대신 김원민, 김재웅 등을 투입하였다. 계속 공격적인 자세를 유지하겠단 의도의 교체였다. 하지만 이런 교체 투입에도 공격 기회를 마무리 짓지 못 하였다.

 

  우선은 충주가 실점 이후 공격적으로 나오면서, 공격 숫자도 많이 투입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안양으로썬 중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어 펠리피 대신 공격형 미드필더인 김재웅을 투입한 것이었다. 활동량 많고 수비 가담도 적극적인 김재웅으로 중원을 강화하고, 역습 시 빠른 스피드를 활용하고자 하였다. 주현재 대신 김원민을 투입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충주는 5명의 미드필더를 하프 라인 넘어 지역부터 공격적인 압박을 하게 두었다. 수비진에게 들어오는 강한 압박으로 인해 안양은 롱패스 빌드업을 활용할 수 밖에 없었다. 또한 충주가 세컨볼을 획득하는 비율도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효과가 있었던 중원에서의 패싱 플레이도 흐름을 이어가지 못 했다. 하지만 타겟맨인 펠리피를 대신해 공중볼을 따낼 선수도 없었다. 더구나 강한 압박으로 인해 롱패스가 박성진을 향해 정확히 날아가지 못 했다.

 

  안양으로썬 1점 앞선다는 사실을 바탕에 두고 점유율을 확보하며 충주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 방법을 노린 것으로도 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충주의 강한 중원 압박으로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고, 수비진에게까지 압박이 미치며 점유율을 확보하기가 힘들었다. 충주의 적극적인 압박을 뛰어넘는 오프 더 볼(off the ball) 움직임이 필요했던 때였다.

 

  그래도 충주의 진형이 앞으로 쏠리면서 생긴 뒷공간을 활용한 역습과 세트 피스 기회를 몇 차례 맞이할 수 있었다. 김태봉의 패스를 받은 김재웅의 정면 슈팅, 최진수의 절묘한 프리킥 등이 있었으나 모두 빗나가거나 황성민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윙어 정대선 대신에 제공권을 갖춘 백동규를 투입하면서 안양은 더욱 더 공세에 박차를 가했다. 백동규는 최전방에만 있지 않고 측면까지 움직이며 폭넓은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백동규 투입 이후에도 부정확한 패스와 크로스와 돌파 실패로 제대로 된 슈팅 기회를 만들기조차 버거웠다. 게다가 급한 마음에서 빚어진 패스 미스로 역습 위기를 맞이하기도 하였다.

 

  안양은 계속 해서 충주의 골대를 노리기 위해 동분서주하였지만, 골망을 흔드는 슈팅은 나오지 못 했다. 결국 세트 피스로 내준 2실점을 극복하지 못 하면서, 안양은 충주에게 첫 패배를 받고 말았다.

 

 

 

<총평>

순간의 방심으로 놓쳐버린 승리

 

  안양은 경기 내내 충주의 끈질긴 중원 압박에 고전하였다. 빌드업이 원활히 이루어지기 힘들었고, 충주의 빠른 역습을 계속 허용하였다. 하지만 안양의 4백 라인은 충주의 역습에 쉽게 뚫리지 않으며, 실점을 막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김태봉, 이으뜸, 최진수의 오버래핑과 정대선의 유연한 역할 변화 등을 통해 공격의 유연성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더불어 충주의 중원 압박을 상쇄하는 패싱 플레이로 여러 차례 기회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 주도에도, 세트 피스 상황에서만 2실점을 허용하며 안양은 무너졌다. 모두 순간적으로 놓친 선수에게 내준 실점이었기 때문에, 더욱 뼈아픈 실점이었다. 여기에 적극적으로 나선 충주에게 연이어 공격 기회를 허용하는 등의 불안한 모습도 보였다.

 

  무엇보다 공격 상황에서 좋은 득점 기회를 창출하지 못 한 것이 원인이었다. 세트 피스 상황에서 선취골을 기록하였지만, 인 플레이 상황에선 여전히 좋은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 했다. 그나마 겨우 만든 기회들도 모두 득점으로 연결 짓지 못 하였다.

 

  결국 현 시점에서 안양에게 가장 먼저 해결해야할 부분은 공격 작업, 특히 페너트레이션에서의 세밀함이다. 정확한 크로스와 패스는 물론이고, 오프 더 볼 움직임을 통해 상대의 수비벽을 허물 수 있는 부분 전술이 필요하다. 더불어 속공 상황을 득점으로 연결 지을 수 있는 역습 전술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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