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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와 동주형의 연휴 동안 알바, 근무, 성묘 등으로 인하여 리뷰가 상당히 많이 늦어졌습니다....

늦어진 리뷰에 대하여 깊은 사과의 말씀 드리고, 더 나은 리뷰로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


작성 : A.S.U RED 미디어팀 최재원, 손동주



일발역전(一發逆戰)

9 15, FC 안양 vs 광주 FC

 

  화창한 가을 하늘 아래 선선한 바람이 불었지만, 아직 여름의 더위가 채 가시지 않은 광주월드컵경기장. 안양이 지금껏 상대하면서 아직 승리하지 못한 두 팀 중 한 팀인 광주와의 경기를 위해 머나먼 길을 달려 도착했다.

 

  네 번째로 상대하게 되는 광주와의 이전까지의 전적은 2 1. 아직 승리하지 못한 또 다른 팀인 경찰과의 지난 경기에서도 승리하지 못했기에,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안양이 아직 승리를 거두지 못한 두 팀, 경찰과 광주는 피지컬을 앞세운 축구를 구사한다. 그런 피지컬 축구에 약한 모습을 보인 안양이었지만, 기동력을 살린 축구로 차츰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한 결실이 여러 번의 두 팀과의 경기로 차츰 보였고, 지난 9 9일 경찰과의 경기에서 비록 패했지만 피지컬 축구를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그렇기에 이번 광주를 상대로 승리할 가능성은 충분하였다.

 

  이번 경기에서도 안양은 4-4-2 전술을 사용하였다. 대신 을 앞세운 피지컬 축구를 타개하기 위해 기동력을 높이고자 측면에 박병원, 김원민을 배치하고 중앙에서 박성진과 최진수로 하여금 빠른 공격을 전개토록 하였다. 그리고 롱패스를 더해 공격의 다양성을 갖췄다. 상대인 광주는 투박한 피지컬 축구에서 탈피하여 섬세함을 갖춘 경기력을 보여줬다. 섬세함이 갖춰진 광주의 경기력은 확연히 달라졌고, 선취골을 먼저 내주게 되는 등 안양이 고전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섬세함이 아직 광주에 완벽히 정착되지 못했기에 안양은 포메이션 체인지를 통해 극복하였다.

 

  선취골을 내준 이후,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집중력과 투지로 동점골과 역전골 두 골을 넣으며 광주를 2:1로 역전승 하였다. 기동력에 롱패스를 더한 점과 포메이션 체인지를 통한 전술의 시도는 성공적이었으나, 분명 아쉬운 점도 있었다. 항상 완벽한 경기력을 갖출 수는 없는 법이지만, 최선의 경기력을 발휘해야만 좋은 결과가 따라오기에 아쉬운 점을 확실히 자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계속 향상되는 경기력을 보여주는 안양이기에 충분히 최선의 모습을 보여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멀고도 먼 광주 원정에서, 안양은 어떠한 전술과 선수기용을 보였으며 광주 또한 어떠하였는지. 안양은 기동력에 롱패스를 더한 전술과 포메이션 체인지가 어떠하였는지, 광주의 피지컬 축구는 어떠한 면에서 섬세함을 갖췄는지 등 이날 경기를 통해 리뷰해 보도록 하겠다.



 

<선발 라인업 분석>

선발 라인업.JPG

교체 명단 : 21 정민교, 34 돈지덕, 22 김태봉, 20 정다슬, 10 김영남, 23 조성준, 33 남궁도


- 광주의 힘에 맞선 기동력의 4-4-2

 

  안양이 가장 고전했던 상대인 광주는 피지컬을 앞세운 축구를 펼쳐왔다. 그에 맞서 안양은 장점인 기동력을 극대화해 광주를 흔들어왔다. 이번 경기 선발 라인업도 기동력 강화에 초점을 맞춘 라인업으로 보였다.

 

  오른쪽의 박병원, 왼쪽의 김원민으로 측면에서의 기동력을 살리고, 이를 박성진과 최진수 박정식 콤비가 보조해주는 것으로 볼 수 있었다. 좌우 가리지 않고 움직여주는 박성진과 공격 시 빠른 오버래핑의 최진수와의 연계를 기대해볼 수 있었다. 여기에 부상에서 돌아온 이완희를 투입, 포스트 플레이를 활용할 것으로 보였다.

 

  수비진은 다시 오른쪽 풀백으로 복귀한 변성환을 필두로 정현윤 가솔현과 이상우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수문장엔 지난 경기 데뷔했던 박지영 골키퍼가 다시 자리 잡게 되었다. 지난 경기 2실점을 기록했지만, 역할 분담이 잘 되었던 수비진이었기에, 힘을 앞세우는 광주 공격진을 봉쇄할 것으로 기대되었다.

 

  과연 광주의 을 넘어 안양이 기동력을 잘 살리느냐가 이번 경기의 관건이었다.

 

 

 

<전반전>

 

- 기동력에 롱패스를 가미한 안양, 섬세함을 더한 광주

 

  경기 시작부터 양 팀은 평소와 다른 양상을 보였다. 루시오를 필두로 을 밀어붙일 것으로 보였던 광주는 양 윙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평소 광주는 중원에서의 김은선의 플레이메이킹을 활용해 단번에 공격진에 공을 보내고, 루시오를 필두로 단숨에 공격을 전개하였다. 롱패스를 통해 상대를 빠르게 파고드는 선 굵은 축구를 자주 구사하였다.

 

  하지만 광주는 여기에 패싱 플레이를 더하였다. 측면에서부터 차근차근 패스를 연결하며 안양의 중앙으로 파고들어 왔다. 루시오도 최전방에 있기보다, 측면까지 이동하며 수비수들을 유인하거나 찬스 메이킹에 주력하였다.

 

광주 공격.JPG 

  루시오가 측면과 최전방을 오갔는데, (붉은색 화살표측면으로 이동 시 만들어지는 공간으로 왼쪽 윙어 김호남이 수시로 인사이드 커팅하여 침투했다. (노란색 화살표) 김호남은 인사이드 커팅 후 빠른 돌파와 개인기를 통해 안양 수비를 돌파하려 시도하였다. 그 뒤를 받쳐주는 박희성은 왼쪽에서 지원에 전념하며, (하늘색 화살표) 과감한 오버래핑을 자제하였다.

 

  반대쪽은 여름과 김준엽의 활발한 포지션 체인지로 진행되었다. (주황색 화살표) 본래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하던 여름은 오른쪽 측면으로 이동하여, 김준엽과 계속 위치를 바꾸었다. 풀백으로 뛰기도 했던 김준엽과 포지션 체인지를 하면서 안양 수비를 교란시키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중원에선 이광진, 김은선과 정경호가 안양의 공격을 차단하면서 측면으로의 볼 배급을 수행, 공격을 지원하였다.  (파란색 선) 측면의 활발한 움직임과 중앙을 향하는 짧은 패스로 광주는 안양의 수비진을 흔들기 시작하였다. 뒤에서 김은선과 정경호가 계속 뛰어다니며 공격이 계속 이어지도록 지원해주었다. 그리고 역습 시에는 김은선이나 루시오를 활용하는 속공으로 전개하였다.

 

  안양은 우선 수비를 굳히며, 빠르게 역습을 시도하였다. 좌우 풀백 이상우와 변성환이 오버래핑을 줄이며 수비 안정에 우선을 두었다. 그리고 최진수 박정식 콤비와 박병원, 김원민도 수비에 가담하여 사이 공간을 보호하는데 주력하였다. 광주의 세밀한 공격을 4백 라인과 미드필더 진들을 긴밀하게 배치, 공간을 좁히면서 광주가 파고들 틈을 내주지 않았다.

 

  역습 전개에서 안양은 평소보다 롱패스를 많이 시도하였다. 우선 루시오와 양 윙어, 이광진 등이 전방 압박으로 빌드업을 방해하였다. 그래서 4백 라인에서 시작되는 롱패스가 빈번하였다. 이상우와 가솔현이 주로 롱패스로 전방으로 공을 전개했다.

 

 그리고 잔디 상태가 좋지 않아, 기존의 패싱 플레이를 펼치기엔 부담이 있었다. 고르지 못 한 잔디에서 패싱 플레이는 패스 미스가 날 확률이 크고, 자칫하면 상대에게 역습 기회를 안겨줄 위험 부담도 컸다. 그리고 광주는 이광진 김은선 정경호 3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두어 강하게 중원 싸움을 걸어왔다. 안양의 패싱 플레이의 중심이자 탈압박도 뛰어난 최진수 박정식 콤비지만 여러모로 위험 부담이 컸기에 롱패스를 활용할 수 밖에 없었다.

 

  안양의 롱패스는 2곳으로 향했다. 이완희의 포스트 플레이와 오른쪽의 박병원의 활용이었다. 이완희는 장신인 임하람 유종현을 상대로 공중볼 싸움을 해주었다. 그러면서 패스를 받은 뒤 연계에 집중하며 여러 모로 포스트 플레이를 펼쳐주었다. 특히 연결 고리 역할을 자주 수행해주었다. 최전방이 아닌 중간 위치에서도 공중볼 싸움을 해주었고, 수시로 내려오며 패스를 받아주는 등 많은 역할을 소화해주었다.

 

  이완희가 연결 고리 역할에 치중하면, 박성진은 최전방에서 대기하거나, 좌우 측면으로 빠지며 공격에 활발함을 더해주었다. 박병원은 오른쪽 측면에서 박성진과 연계를 하는데 치중하였다. 그리고 박성진이 빠지는 공백을 왼쪽에서 중앙으로 침투하는 김원민이 채워주었다. 이처럼 안양은 연결 고리 이완희의 포스트 플레이, 박성진과 박병원의 오른쪽 측면 공격, 그리고 김원민의 중앙 침투를 활용하였다.

 

  하지만 활발한 공격에도 광주의 수비진을 뚫기엔 힘에 부쳤다. 우선 이완희는 공중볼 싸움에서 홀로 임하람 유종현을 감당해야했다. 또한 박병원도 공을 받은 뒤 고립되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박성진이 자주 지원해주었지만, 이미 2명의 수비가 동시에 막아서는 등의 장면도 보였다.

 

롱패스의 장단점.jpg 

  이 점은 롱패스로 빠르게 공이 전개되는 점의 양면적인 부분이다. 수비 진영에서 공을 끊어낸 뒤 미리 전진해있는 공격진에게 공을 롱패스로 보내는 것이 주된 속공의 방법이다. (파란색 화살표) 하지만 수비 가담한 선수들의 공격 가담하는 시간보다 (붉은색 호살표) 롱패스가 도달하는 시간이 더 짧다. 그렇기 때문에 공격 지역으로 롱패스가 연결되면 공격으로 전환되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적은 공격 숫자로 공격을 풀어가야 하는 어려움이 따른다. 다른 선수들의 공격 가담을 기다리는 방법도 있지만, 상대의 수비 전환이 더 빠르면 속공으로써 의미가 사라지게 된다.

 

  속공 시 이 때 상대의 수비 숫자가 적다면 속공을 풀어가기가 수월하다. 그러나 광주는 박희성을 오버래핑시키지 않고, 김은선과 정경호를 빠르게 수비에 가담시켜 부족한 수비 숫자를 금방 채울 수 있었다. 여기에 광주 수비진이 제공권에서 밀리지 않아 이완희의 포스트 플레이를 저지시킬 수 있었다. 박병원과 박성진이 흔들어주는 오른쪽도 2명이 나서서 최대한 지연시키며 공격을 막기 시작하였다.

 

  따라서 안양은 점차 롱패스를 오른쪽 측면으로 보내며 측면에서 시작되는 지공으로 풀어가려고 하였다. 박병원을 중앙으로 침투시키고, 박성진이 오른쪽 윙어로 배치되며 지속해서 공격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안양의 이러한 노력에도 선취골을 가져간 것은 광주였다. 광주의 순간적인 역습을 허용하며 안양은 선취골을 내주게 되었다.

 

실점1.jpg 

  안양의 공격을 끊어낸 광주의 박희성이 공을 걷어낸 것이 안양 수비 진영으로 향했다. 그리고 이것을 걷어내지 못 하면서 루시오에게 공이 전달되었다. (노란색 화살표)

 

실점2.jpg 

  걷어낸 공이 롱패스로 연결되면서, 안양의 수비 전환이 늦어진 상태였다. 그래도 4:3 상황으로 안양이 수비 숫자는 많았다. 그러나 4백 라인이 아직 정렬되지 못 한 상태였다. (보라색 원) 이걸 노려 루시오가 전방으로 침투하는 여름에게 (붉은색 화살표) 로빙 패스를 찔러주었다. (노란색 화살표)

 

실점3.jpg 

  루시오의 패스를 받은 여름에게 사실상 수비가 붙지 못 한 상황. 그리고 여름은 박지영 골키퍼가 나온 것을 노려 로빙 슛을 시도했고, (붉은색 화살표) 그대로 골대에 빨려 들어갔다.

 

  박희성의 롱패스를 걷어내지 못 한 아쉬움이 가장 큰 장면이었다. 하지만 워낙 빠르게 광주의 속공이 전개된 탓에 4백 라인이 정돈되지 못 했고, 여름의 센스 있는 슈팅까지 작렬하면서 실점을 내주게 되었다.

 

  이 득점으로 치열하게 흘러가던 경기 초반 분위기가 광주에게 넘어가게 되었다. 이른 시간 선취골로 여유가 생긴 광주로썬 급할 게 없었고, 오히려 안양이 급해지면서 안양이 끌려가는 분위기가 되고 말았다.

 

  선취골 이후 광주는 조금 더 여유롭게 공격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측면에서 빠르게 파고드는 패스를 조금 줄이고, 김은선과 루시오의 플레이메이킹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둘은 정확한 패스로 빈 공간에 침투하는 동료에게 공을 전달해주었다. 가장 위협적인 공격 패턴을 꺼내든 광주였으나, 안양은 다시 집중력을 가다듬고 수비하는데 성공하였다.

 

  그리고 서서히 반격을 준비하면서 안양은 하나의 전술 변화를 주게 되었다. 바로 몇 번 선보인 바 있는 포지션 체인지였다.

 

 

- 끝없는 포지션 체인지가 빚어낸 동점골

 

  기동력 위주의 안양의 공격은 광주의 을 뛰어넘기 위해 포지션 체인지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하였다. 단순히 롱패스를 통한 빠른 빌드업에 이은 속공, 선수 개인의 돌파에다가 전술적인 움직임까지 더한 것이었다.

 

쌍박 포지션 체인지.jpg 

  사실 안양의 포지션 체인지는 경기 시작부터 이루어졌다. 초반부터 박병원과 박성진이 포지션 체인지를 실시하였다. (파란색 화살표) 박성진이 오른쪽 윙어로 위치하면, 박병원이 중앙 미드필더들과 가깝게 서며 연계를 도와주었다. 혹은 박성진의 빈 자리로 이동하기도 하였다. (노란색 화살표들) 그 결과, 롱패스를 받아낸 박성진이 돌파하여 이완희를 노리는 크로스를 자주 시도할 수 있었다. (붉은색 화살표) 이완희도 때로 오른쪽 측면으로 이동하여 롱패스를 받아내는 등의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오른쪽 측면 공격은 박성진이 주도하였다.

 

  또한 연결 고리 이완희는 점차 최전방이 아닌 조금 더 쳐진 위치에서 포스트 플레이를 시도하였다. 임하람 유종현이 자신에게 주로 붙는 것을 이용하여 끌어내었다. 그러면 그 틈으로 김원민이 침투, 이완희 대신 공격수 역할을 시도하였다.

 

  최전방 공격수(주로 타겟 맨)가 내려오는 경우, 최전방 공격수 위치가 비어버리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더구나 2톱 파트너인 박성진이 측면으로 진출하면서 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 패널티 박스까지 공을 진출시킬 수 있어도, 이완희가 침투하는 딜레이 동안 패널티 박스에 공격수가 없는 문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23R 경찰전에서 남궁도가 연결 고리와 최전방 공격수를 동시에 맡게 되면서 생겼던 문제와 비슷하다 볼 수 있었다. 당시에도 박성진은 좌우 측면 진출, 조성준과 김병오의 우측 고정, 김영남의 침투 실패 등이 겹치면서 패널티 박스 공략이 신속히 이루어지지 못 했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그런 문제가 덜했는데, 김원민의 지속적인 중앙 침투가 활발했기 때문이었다.

 

김원민 중앙 침투.jpg 

  왼쪽 측면이 비어버리는 위험 부담을 감수하면서 김원민은 계속 중앙으로 침투하여 이완희 박성진 2톱의 공백을 메워주었다. 최전방 공격수와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소화 가능한 김원민의 다재다능한 공격 재능을 믿은 전술적 배치였다.

 

포지션 체인지2.jpg 

<박성진 박병원 간의 포지션 체인지가 이루어진 장면>

 

포지션 체인지1.jpg 

<이완희가 연결 고리를 수행할 때 김원민이 최전방으로 침투하였으며, 박성진 박병원 포지션 체인지가 이루어진 장면>

 

  실점 이후에도 안양의 공격은 오른쪽 측면 박성진의 돌파 위주로 진행되었다. 오른쪽에서 공격이 시작되면 광주의 수비도 그에 맞춰 박성진 쪽으로 쏠리게 된다. 이 틈을 타 김원민은 큰 부담 없이 중앙까지 침투할 수 있었다. 이렇게 김원민의 계속 중앙에 가담해준 것은, 박성진의 측면에서의 공격 능력을 극대화와 그 공백까지 채우는 공격 패턴이 완성된 것이었다. 김원민은 최전방 공격수 위치뿐만 아니라, 왼쪽 측면에서부터 공격형 미드필더 위치까지 뛰어주며 공격의 핵심의 역할을 다해주었다.

 

  이렇게 안양은 유기적인 움직임을 불어넣어 광주의 수비진을 흔들어주었다. 여기에 공격에 뒤따라 가담하는 최진수와 하프 라인 부근의 이상우의 롱패스가 곁들여졌다. 이 둘은 롱패스로 빠르게 반대 방향으로 공격을 전환시키게 하였다. 경기장을 넓게 쓰는 동안, 안양 공격진은 제 자리로 위치하여 다른 공격 패턴을 선사할 수 있었다.

 

  다만 이런 포지션 체인지의 한계가 있었다. 이상우와 변성환 등 풀백들의 오버래핑이 적었는데, 이 때문에 측면에서 계속 공격을 이어나가기 힘들었다. 이상우와 변성환은 하프 라인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채 롱패스 등으로 지원해주었다. 물론 미드필더진 전체가 앞으로 밀고 나오며 공격진과의 간격을 좁히곤 하였다. 하지만 광주에게 사이 공간을 내주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하였다.

 

  그래서 안양은 4명의 포지션 체인지를 중심으로 공격 전개를 풀되, 최진수나 양쪽 풀백의 오버래핑 횟수를 줄이며 수비에 안정을 기했다. 대신 공격진이 패널티 박스까지 전진하는 지공 상황일 때, 최진수가 오버래핑하여 공격 가담을 해주었다. 타이밍을 조금 늦춰 안정감에 무게를 두되, 공격 가담을 아예 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박정식이 4백 라인과 가까이 서면, 최진수는 오버래핑하여 플레이메이킹으로 지공을 풀어주었다. 반대쪽으로 롱패스를 전개해주거나 이상우에게 백 패스하여 이상우의 플레이메이킹을 활용하게끔 해주었다. 오버래핑을 적게 하고 타이밍을 늦게 가져가되, 지공 상황에서의 빌드업에 적극 가담해준 것이었다.

 

  전반 30분 좋은 프리킥 기회를 얻어낼 당시, 박성진은 오른쪽 윙어에 위치, 오버래핑하여 침투한 최진수에게 크로스를 올려주었다. 이때 최진수에게 공간이 많이 생긴 상태였다. 최진수에게 널따란 공간이 생긴 이유는 김원민과 이완희의 침투 덕분이었다. 이완희는 포스트 플레이를 막기 위한 수비수 2명을 유인하는 데 성공하였고,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가담한 김원민도 수비수를 유인하는 데 성공하였다. 그 결과 최진수에게 좋은 기회가 생겼지만, 상대가 파울로 저지하면서 프리킥으로 이어졌다.

 

  찾아온 프리킥 기회에서 벽을 맞고 나온 공을 박정식의 감아 찬 슈팅과 변성환의 슈팅이 이어졌지만, 김지성 골키퍼의 선방이 이어지며 득점으로 이어가지 못했다. 그래도 안양은 광주의 공격을 차단해가며 계속 공격하였다. 우선 광주가 득점 이후 공격적이기보다 소극적으로 플레이했고, 무리해서 공격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광주는 계속 안정감을 가진 채 수비하였다.

 

  그러나 안양의 끊임 없는 포지션 체인지가 적중하며 전반 41, 김원민이 동점골을 뽑아내는데 성공하였다.

 


 동점골1.jpg

  뒤에서 날아온 이상우의 롱패스를 (붉은색 화살표) 달려가던 이완희가 다이렉트로 김원민에게 (보라색 원) 백패스해주었다. (주황색 화살표)

 

동점골2.jpg 

  이완희의 패스를 이어 받은 김원민은 최진수에게 (하늘색 원) 바로 패스해주었고, (보라색 화살표) 이것을 최진수가 다시 안쪽으로 한 번에 패스해주었다.

 

동점골3.jpg 

  최진수의 패스가 박성진에게 향했지만, 달려온 광주 수비가 끊어내었다. (붉은색 표시) 그러나 끊어낸 공이 튀어오르며 안쪽에 침투해있던 박병원에게 (노란색 원) 날아갔다.

 

동점골4.jpg 

  박병원은 공을 잡아낸 뒤 곧장 정면 돌파를 시도하였다. (노란색 화살표)


동점골5.jpg 

  수비 2명을 달고 돌파하던 박병원은 왼발로 극적인 크로스를 시도했고, (노란색 화살표) 김지성 골키퍼가 쳐내는 데 성공하였다. (노란색 표시)

 

동점골6.jpg 

  김지성 골키퍼가 쳐낸 공이 광주 수비로 향했지만, (붉은색 화살표) 수비수가 앞에 있음에도 김원민은 포기하지 않았다. 수비수를 앞에 둔 상태임에도 넘어지면서 슛을 시도하여 득점하는 데 성공하였다. (보라색 화살표)

 

  이 전 상황을 보면, 박정식의 횡패스와 이상우의 스루 패스가 이완희에게 이어지며 이러한 공격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이완희가 패스를 시도하는 장면을 보면, 김원민이 중앙에 침투해있고 최진수가 전진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박성진과 박병원의 포지션 체인지가 이루어져 박병원이 중앙에서 돌파를 시도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완희가 측면 쪽에 머무는 대신 김원민이 침투, 득점까지 올릴 수 있었다.

 

  이렇게 안양의 포지션 체인지가 적중하며 동점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하지만 곧바로 21 패스 후 루시오의 돌파가 위협적이었다. 그러나 좋은 대인 마크가 나오면서 막아낼 수 있었다. 그 후 안양과 광주는 서로 패널티 박스까지 전진하려고 했으나, 서로의 수비에 막혀 기회를 만들지 못하며 전반전이 종료되었다.

 

 

 

<후반전>

 

- 집중력, 다시 빛을 발하다

 

  후반전 첫 포문을 연 것은 왼쪽 측면에서 인사이드 커팅을 하던 김원민의 중거리슛이었다. 이 슛을 기점으로 안양과 광주의 난타전이 계속되었다. 양 팀은 패널티 박스에서 상대 공격을 차단하였는데, 바로 속공을 시도하며 상대의 골문을 계속 노렸다.

 

  안양은 전반전과 다르게 왼쪽 김원민의 돌파를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갔다. 이상우도 전반전보다 오버래핑을 자주 해주면서 김원민을 지원해주었다. 광주 역시 발 빠른 2선 공격진을 활용한 속공으로 안양 수비를 위협하였다.

 

  하지만 후반전 초반부터 달아오르던 난타전 속에서 안양이 역전골을 뽑아내었다. 후반 8분 세트 피스 상황에서 역전골이 터져나온 것이었다. 그 주인공을 바로 지난 광주 원정에서 득점한 바 있던 정현윤이었다.

 

  멀리서 시도한 이상우의 프리킥이 패널티 박스 안으로 낮고 빠르게 날아갔다. 워낙 공이 빨랐던지라 수비수가 머리로 걷으려고 했지만, 오히려 공이 흘러 패널티 박스 안으로 떨어졌다.

 

역전골3.jpg 

  이 공이 다시 광주 수비에 맞고 공격 가담한 정현윤의 앞에 떨어졌다. 슈팅 활로가 열린 정현윤은 김지성 골키퍼의 예측과 다르게, 왼쪽으로 슈팅을 꽂아 넣으며 역전골을 기록하였다. (보라색 화살표)

 

  지난 광주 원정에 이어 다시 세트 피스에서 골을 기록한 정현윤이었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벌어진 상황임에도 득점한 정현윤의 침착함과 집중력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차차 난타전으로 가려는 경기의 분위기를 가져오면서, 안양은 한층 유리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정현윤의 역전골 이후 광주의 공격이 매서워진 것은 당연한 순서였다. 안양의 공격을 끊어내는 동시에 롱패스로 전방에 공을 연결하는 속공을 고수하기 시작하였다. 이광진, 김호남, 여름 등의 기동력을 믿은 것이었다. 후반 12분 정경호 대신 박종인을 투입한 것도 이런 부분을 잘 살리기 위함으로 볼 수 있었다.

 

  안양의 반격은 주로 김원민과 박성진의 돌파에서 시작되었다. 다만 돌파만 고집하지 않고, 조금 더 여유 있게 공격을 시도하였다. 상대 선수를 맞춰 스로인을 얻거나, 백 패스 후 미드필더들과 수비진의 패스를 통해 반대로 공격을 전개하는 등 전반전과 다른 공격 양상을 보여주었다. 전진 패스보다 점유율 유지에 치중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1점 앞서가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광주의 속공이 워낙 강력해, 그 기회를 주지 않기 위해 공격을 신중하게 펼친 것으로 볼 수 있었다. 패싱 플레이를 활용한 빌드업으로 오히려 역습을 시도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부정확한 패스들이 이어지며 기회를 잘 살리지 못 하였다.

 

  광주는 루시오를 활용하기보단 2선의 움직임을 적극 활용하였다. 광주의 2선을 담당하는 이광진, 김호남, 여름 등이 그 중심이었다. 이들은 안양의 사이 공간이 벌어지는 것을 노려 빠른 돌파를 시도하였다. 여기에 정경호, 김은선이 든든하게 뒤를 받쳐주며, 안양의 패스나 걷어낸 공을 가로채며 광주의 공격이 계속 이어지도록 하였다. 그리고 후반 12분 정경호 대신 박종인을, 후반 14분 여름 대신 임선영을 투입하는 등 공격적인 교체까지 가져가며 맹공을 준비하였다.

 

  이렇게 광주는 밀집 수비를 펼치다가도 재빠르게 치고 나가며 공수전환을 빠르게 가져갔다. 광주가 속공 위주로 치고 나옴에도, 안양 수비진들은 뛰어난 집중력으로 광주의 속공과 지공을 효과적으로 막아내었다. 공격을 끊어냄과 동시에 하프 라인까지 빠르게 전진하였지만, 광주 수비에 저지되며 속공을 이어가지 못 했다. 공격적으로 나오는 광주가 4백 라인을 끌어올려 안양이 속공을 풀어갈 여유를 없애버린 것이었다.

 

  이처럼 광주가 4백 라인을 끌어올려 안양의 공격을 원천 봉쇄하면서 공격 주도권을 마련하는데 성공하였다. 안양은 경기장을 넓게 쓰는 지공 위주로 풀어갔지만, 부정확한 패스로 공격이 끊기며 제대로 찬스를 만들지 못 하였다. 계속 광주의 맹폭이 이어지며 안양 수비진은 집중력을 시험 받게 되었다.

 

 

- 광주의 맹폭을 막아내라

 

  후반 24분 안양은 남궁도를 이완희 대신 투입하였고, 후반 26분엔 박병원 대신 조성준을 투입하였다. 이 둘의 투입은 계속 해서 공격적인 자세를 유지하겠단 의도로 볼 수 있다. 남궁도를 투입하여 최전방 타겟 맨을 계속 활용하고, 수비 가담이 뛰어나나 공간 침투가 좋은 조성준 등 공격력이 강한 선수들의 투입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교체와 달리 안양의 공격보다 광주의 공격이 계속 되었다.

 

  후반 20분대에 접어들며 광주의 공격의 선이 굵어지기 시작했다. 측면에서 짧은 패스로 잘게 썰어가기보다, 크로스와 롱패스의 비율이 높아진 것이었다. 최전방인 루시오를 노리기보단, 좌우 측면으로 롱패스를 보내 빠르게 공격을 진행하도록 하였다. 그 중심엔 광주의 플레이메이커 김은선이 있었다.

 

  롱패스를 활용한 광주의 맹폭이 계속 이어졌다. 후반 24분 김은선의 스루 패스를 받고 돌파에 이은 김호남의 중거리 슈팅, 후반 34분 김은선의 발리 슈팅 등 결정적인 찬스가 만들어졌다. 그 외에도 여러 슈팅이 이어지며 안양의 위기를 만들어냈다. 이 때마다 박지영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와 수비수들의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가 광주의 슈팅을 막아내었다.

 

  그리고 광주는 루시오를 활용하여 공격이 단조로워지는 것을 막아주었다. 루시오는 장신이라 단순한 타겟 맨으로 보이지만, 플레이메이킹 또한 가능한 선수다. 그래서 루시오는 최전방에서 내려와 공을 받으면, 플레이메이킹을 통해 직접 롱패스를 시도하거나 측면으로 공을 보냈다. 그러다 보니 루시오가 수비 진영과 가까이에서 공을 확실히 전달할 수 있었고, 동시에 루시오의 플레이메이킹을 활용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끝은 패널티 박스를 향한 맹폭이었다.

 

광주 공격 숫자.jpg 광주 공격 숫자2.jpg 

  광주는 공격으로 전환되면, 미드필더들의 오버래핑으로 공격 숫자를 최대한 늘렸다. 그러면서 최대 7명까지 안양의 패널티 박스에 공격 숫자가 자리 잡았다. 위의 두 사진에서 광주의 공격 숫자가 상당히 많았음을 알 수가 있다.

 

  이렇게 공격 숫자가 많아지면 수비진을 혼란케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날아온 롱패스를 설령 따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공격 숫자가 많으니 세컨드 볼을 따낼 여지가 충분하였다. 어찌 보면 단순하면서도 효율적인, 그리고 위협적인 공격이었다.

 

  실제로 광주는 이러한 공격을 펼치며 절호의 기회를 맞이하기도 하였다. 후반 34, 오른쪽 측면에서 날아온 크로스를 침투한 김은선이 다이렉트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박지영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가 빛나며 위기를 넘길 수 있다. 후반전 들어 여러 선방을 보여준 박지영 골키퍼의 활약이 가장 뚜렷한 순간이었다.

 

  과감하다 싶을 정도로 공격 숫자를 많이 둔 광주였지만, 세밀함이 부족하였고 안양의 패널티 박스 장악이 더욱 강력하였다. 가솔현과 정현윤이 번갈아 롱패스를 걷어냈고, 이상우와 변성환은 김원민, 조성준과의 협력 수비를 통해 측면을 틀어막았다. 최진수와 박정식도 부지런히 뛰며 중원을 장악하였다. 남궁도와 박성진은 깊숙이 내려오지 않았지만, 최대한 빌드업을 지연시키며 수비 대형이 갖춰질 시간을 벌어주었다.

 

  이런 노력으로 인해 안양은 패널티 박스를 사수하였고, 여기에 박지영 골키퍼의 선방들로 더욱 골문을 굳게 잠글 수 있었다.

 

  후반 37, 안양은 김원민을 빼고 정다슬을 넣는 마지막 선수 교체를 하였다. 임하람과의 충돌로 김원민의 허리 쪽이 타격을 입은 것이 악화한 것으로 보여 교체가 필요한 것으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피지컬이 좋은 수비형 미드필더 정다슬로 중원을 강화, 더욱 빗장을 걸겠단 의도로도 볼 수 있었다. 정다슬이 박정식과 파트너를 이루며, 최진수가 김원민 대신 왼쪽 윙어 자리로 옮기게 되었다.

 

  그러나 안양의 공격 전개는 계속 어긋났고, 광주의 속공과 맹폭이 계속되었다. 교체 투입된 임선영은 측면에서 개인기로 수비를 끌어내었지만, 협력 수비로 차단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계속 당할 안양이 아니었다. 패스가 잘 맞아 들어가며 좋은 역습 기회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하였다.

 

좋은 찬스1.jpg 

  왼쪽에서 측면 돌파를 하던 박성진이 갑자기 인사이드 커팅을 하며 남궁도에게 (노란색 원) 크로스를 올려주었다. (붉은색 화살표)

 

좋은 찬스2.jpg

  간단히 가슴 트래핑을 한 남궁도는 직접 돌파하지 않고, 뒤에서 쇄도하는 최진수에게 공을 패스해주었다. (노란색 화살표)

 

좋은 찬스3.jpg 

  남궁도의 패스를 바로 차며 절묘한 중거리슛으로 연결한 최진수였지만, (보라색 화살표) 김지성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모처럼 연결된 역습이었다. 박성진의 측면 진출과 남궁도의 포스트 플레이, 여기에 빠르게 오버래핑한 최진수의 슈팅 3박자가 잘 맞아 들어간 장면이었다. 그러나 후반전 종료까지 주도권은 광주에게 있었다. 연이은 롱패스가 날아들어도 안양 수비는 공중볼을 걷어내고, 돌파를 막아내며 골문을 지켰다. 광주의 공격을 막아낸 뒤 오히려 롱패스로 갚아주려 했지만, 부정확하게 날아가면서 다시 광주에게 공격권을 주고 말았다.

 

  그래도 롱패스로 공을 멀리 보낸 덕분에 광주의 빌드업 거리가 늘어나게 되었다. 여기에 남궁도가 적극적인 전방 압박으로 빌드업을 지연시켰다. 다급해진 광주는 왼쪽 풀백 박희성까지 중앙 쪽으로 가담시켰으나, 안양도 많은 수비 숫자를 패널티 박스에 두어 절대 틈을 내주지 않았다.

 

  안양은 철저한 수비를 앞세워 광주의 맹폭을 이겨내었고, 정현윤의 역전골을 그대로 지켜내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2연패 뒤에 얻었으며 힘들게 얻어낸 값진 1승이었다. 이번 경기 승리로 안양은 단독 3위에 오르며 희망의 불씨를 이어나가게 되었다.

 

 

 

<총평>

 

- 안양의 강력한 무기, 무한 포지션 체인지

 

  안양은 패싱 플레이와 더불어 공격진이 서로 위치를 바꾸는 포지션 체인지를 사용해왔다. 그리고 이번 경기에서 포지션 체인지가 극대화됐다고 볼 수 있다. 연결 고리의 부재를 포스트 플레이가 가능한 이완희에게 맡기며, 박성진을 좌우 측면에 가담시켰다. 그러하면서 비는 자리를 김원민으로 침투시켰다. 박병원은 그대로 측면에 머물거나, 때때로 중앙에 침투하였다. 이러한 포지션 체인지를 통해 안양은 연결 고리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최전방 공격수 위치를 비워두지 않게 되었다.

 

  포지션 체인지의 강점은 상대 수비에게 혼란을 준다는 점과 선수들의 재능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측면에서의 움직임도 좋은 박성진, 공격수 역할도 해낼 수 있는 김원민의 능력까지 활용할 수 있었다. 김원민의 동점골도 이러한 전술적 움직임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었다.

 

  그동안 안양은 박성진의 측면 가담, 남궁도(이완희)연결 고리 및 포스트 플레이로 공격을 풀어가면서 상대 밀집 수비에 막히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위치를 서로 바꾸며 다양한 재능을 이끌어내는 포지션 체인지로 안양의 공격력은 한층 발전했다고 평할 수 있었다.

 

 

- 승리 속 남는 아쉬움은 패스의 정확도

 

  잔디 상태나 광주의 강력한 압박 등으로 인해 안양은 롱패스를 평소보다 많이 활용하게 되었다. 전반전까지 롱패스들이 정확하게 연결되면서 공격을 수월히 풀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후반전 공격은 전반전보다 이어가지 못 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광주에게 공격 기회를 내주어 계속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물론 수비진의 집중력과 박지영 골키퍼의 빛나는 선방으로 추가 실점을 내주지 않았지만, 꼭 한 번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후반전 안양의 역전골 이후 광주는 4백 라인을 끌어올리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 오버래핑하는 미드필더들과 간격이 좁아지면서 안양의 공격진들에게 공간과 여유를 내주지 않게 되었다. 물론 뒷 공간이 넓어지게 되었지만, 안양의 공격을 족족 끊어내며 뒷 공간을 사수할 수 있었다.

 

  광주의 넓어진 뒷공간을 노리지 못 한 것은 부정확한 패스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짧은 패스나 롱패스로 하프 라인쪽으로 공을 전진시켜도, 그 이상을 넘지 못 했다. 우선 미드필더들이 수비에 가담하느라 2톱 외에 공격 숫자가 부족했던 것도 있었다. 그러나 그 패스가 부정확할 때도 있었고, 2톱이 직접 뚫거나 연계를 하는 움직임도 차단되고 말았다. 롱패스를 여러 차례 시도해보기도 하였지만 같은 이유로 막히고 말았다.

 

  결국 이기고 있는 도중, 주도권을 내주면서 제대로 공격 기회를 가져가지 못 하는 최근의 후반전 패턴이 반복되고 말았다. 추가 실점을 내주지 않고 승리를 거머쥔 것은 긍정적인 결과이나, 경기력에 아쉬움이 따르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어찌 보면 주어진 기회를 부정확한 패스로 인해 역습을 적중시키지 못 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최근 안양은 패싱 플레이를 통해 지배하기보다, 롱패스를 통한 역습에 무게를 두는 변화를 주고 있다. 이전에 비해 롱패스 활용이 늘어난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속공이 시도에 비해 슈팅으로 연결하는 횟수가 상대적으로 적다. 이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라 부정확한 패스로 인한 결과이다.

 

  다만 반대로 해석하자면 긍정적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경기에서 이기고 있다고 하더라도, 공을 돌리며 시간을 끌지 않고 계속 전진 패스로 공격하겠다는 걸 반증한다. 다만 역시나 부정확한 패스가 그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 현재 가장 큰 문제이다.

 

  지난 리뷰들에서도 언급했듯이, 역습 기회는 자주 오는 것이 아니다. 그러기 때문에 적은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정확성이 필요하다. 그 바탕은 정확한 패스이다. 정확한 패스란 것은 한 선수의 뛰어난 실력이 아니라, 좋은 팀워크에서 창출되는 것이다. 앞으로 안양이란 팀이 더욱 갖춰지면서, 패스 정확도를 높이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경기 기록> - 출처 : 연맹 홈페이지

경기 기록.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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