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계절의 추억과 새 계절의 기대

9 1, FC 안양 vs 상주 상무

 

  유난히도 뜨거웠던 여름이 이별을 고하고, 침묵했던 실솔(蟋蟀)이 우는 계절이 다가왔다. 아직 여름이 완전히 물러난 것이 아니기에, 오랜만에 가진 오후 4시 경기에 내리쬐는 햇살은 아직도 뜨거웠다.

 

  9월의 첫날, 새로운 계절을 알리듯이 풍경이 유난히도 맑고 맑은 날에 상주를 상대하게 되었다. 네 번째로 만나게 된 상주와의 전적은 1 1 1. 분명 강한 상대인 것은 사실이나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라는 것도 사실이다. 이날 안양은 최근 계속해서 사용하고 있는 4-4-2 전술이 아닌, 4-4-1-1 전술을 사용하였다. 이는 안양이 자주 사용했던 전술인 4-2-3-1의 전술에서 상대의 전술에 맞춰 유동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전술로 보인다. 다르게 말하자면, 4-4-1-1은 상주의 공격이 빠르고 위협적인 점을 대비하기 위해 수비를 두텁게 하고 안정을 취하기 위한 전술이다. 4-2-3-1은 공격으로 전환될 시 수비 시의 2명을 미드필더진으로 순간 투입해 공격의 무게를 더한 전술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전술의 변화가 경기에 잘 활용되면 분명 상대를 충분히 압도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완벽하지 않아서일까, 상주에게 이 전술의 변화가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 경기가 시작되고 그리 오래되지 않은 시간에 애석하고 야속하기만 한 판정에 패널티킥을 내주게 되고 실점을 하였다. 너무 이른 시간에 내준 실점을 만회하기 위해 열심히 뛰었지만, 우리의 사이 공간을 잘 공략한 상주에게 또 한 골의 실점을 내주게 되었다. 이렇게 전반전을 마치고, 이후 안양은 후반전 시작함과 동시에 처음으로 과감한 교체를 단행했다. 바로 남궁도와 김병오의 교체 투입으로 공격에 힘을 더욱 기했다. 남궁도의 포스트플레이와 연결 고리 수행, 김병오의 측면 돌파를 통해 공격에 힘을 더해 득점하고자 하는 교체였다. 힘을 더한 공격에 상주를 공략한 것이 통하나 싶었으나, 두 점이나 앞서 여유 있는 상주는 수비에 중점을 두게 되면서 안양의 공격이 제대로 통하지 못하게 되었다. 확실한 득점 취하기 위해서 안양은 신중한 공격을 단행하였지만, 두터운 상주의 수비벽에 막히거나 패싱 플레이가 종종 차단되었다. 득점을 위해 열심히 뛰었으나 한 골도 만회하지 못한 채 아쉽게 패하게 되었다.

 

  전술의 변화가 상주에게 제대로 통하지 않았다고 해서 실패한 것은 아니었다. 비록 완벽하지 못한 것이지 이 전술의 변화가 어느 정도 상대에게 통한 면도 있었다. 공격 시, 5명의 공격 자원들로 패싱 플레이로 주도권을 이끌어 나가며 상대의 수비를 이끌어 내거나 측면을 돌파하는 등 많은 공격 구성을 보였다. 수비 시에는 많은 수로 상대의 공격수들을 압박하면서 공간을 내주지 않고 차단하면서 효율적인 수비 분담을 보였다. 이런 면에서는 분명 실()이 아닌 득()의 모습이었다. 다만, 이날 안양의 모습은 리그 초반에 보였던 안 좋은 모습들이 보였기에 새 전술을 잘 활용하지 못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선선한 바람과 함께 다가온 계절, 가을은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라고 한다. 새로운 전술의 변화와 활용은 안양에게 있어 안양을 살찌울 수 있는 좋은 양식이다. 비록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 하더라도 그 안에서 보인 좋은 점을 더욱 다듬고, 보완해야 할 점은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보완하여 좋은 양식으로 취한다면 더욱 튼실한 안양이 될 것이다. 이제 리그도 점차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안양은 아직 좋은 양식을 더욱 취해야 할 것이고 더욱 튼실해질 기회는 언제든지 남아있다. 계속해서 좋은 양식을 취하고 이를 통해 더욱 강해질 안양을 기대해 본다.

 

  가을과 함께 찾아온 9월의 첫날 1일에 펼쳐진 상주와의 경기에서 안양의 새로운 전술 변화가 무엇이었는지. 경기 내에서 어떠한 전술의 모습을 보였고, 더욱 다듬어서 완벽해질 좋은 점과 보완해야 할 점이 경기 내에서 어떻게 나타났는지 리뷰해 보도록 하겠다.

 



<선발 라인업 분석>

 선발 라인업.JPG

교체 명단 : 31 박지영, 27 정현윤, 22 김태봉, 7 박병원, 15 한동원, 11 김병오, 33 남궁도


- 4-4-1-1 4-2-3-1의 경계에 선 변화

 

  안양은 이번 경기를 앞두고 변화를 크게 주었다. 철인 박성진 원톱을 두고, 그 뒤로 최진수를 배치한 것이었다. 그리고 4명의 미드필더를 김영남 정다슬 박정식 조성준으로 구성하였다. 4백 라인은 이상우 가솔현 변성환에 김효준 대신 돈지덕이 가세하여 구성되었다.

 

  김영남의 첫 선발 출전과 돈지덕의 오랜만의 선발 등 보다 눈에 띈 변화는 바로 포메이션의 변화였다. 안양은 그동안 고수해왔던 4-4-2 포메이션 대신 4-4-1-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공격력이 물오른 최진수에게 공격형 미드필더(혹은 쉐도우 스트라이커) 역할을 부여한 것이었다. 이 변화는 연결 고리 해결의 의도로 보였다. (공교롭게도 필자가 지난 20R 부천전 MATCH REVIEW에서 최진수 공미 기용을 언급한 적이 있었다.) 그동안 중앙 미드필더, 가끔은 윙어로 출전했던 최진수가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 그리고 박성진과의 호흡을 맞출 수가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상주의 4-4-2 포메이션의 사이 공간을 공략할 연결 고리를 위해 최진수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한 것으로도 볼 수 있었다. 어찌 보면 실험에 가까운 기용과 전술 변화였다.

 

  다만 이 포메이션을 두고 4-2-3-1으로 볼 수 있었다. 왜냐면 안양은 양 윙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공격 전술을 가지고 있었고, 과거 4-2-3-1 포메이션을 사용했을 때 고경민이나 김원민으로 이들과의 연계를 맺게 하였다. 다만 4-4-1-1으로도 볼 수 있다고 한 이유는 수비 시엔 4-4-1-1, 공격 시 4-2-3-1 포메이션에 가깝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전반전>

 

- 전반전 동안의 2실점, 무엇이 문제였을까?

 

  경기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전반 8, 안양은 상주에게 패널티킥을 허용하고 만다.


패널티 장면1.jpg 

  코너킥 상황에서 안양이 걷어낸 공을 바로 롱패스로 연결하는 상주. (노란색 화살표)


패널티 장면2.jpg 

  동료가 공을 헤더로 떨어뜨려준 것을 패널티 박스에 아직 머무르던 방대종이 받아냈다. 그리고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연결하였지만, (붉은색 화살표) 이진형 골키퍼의 선방이 빛나며 막아내는 데 성공하였다.

 

패널티 장면3.jpg 

  그러나 선방한 공이 다시 방대종을 향했고, (노란색 원) 근처에 있던 돈지덕과 변성환이 나서 협력 수비로 방대종을 막으려고 하였다. (보라색 원)

 

패널티 장면4.jpg 

  하지만 돈지덕과 변성환이 협력 수비를 펼치는 과정에서 파울이 선언되면서 패널티킥을 허용하였다.

 

  그리고 키커로 나선 이근호가 패널티킥을 성공시키면서 상주는 이른 시간 선취골을 기록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후 전반전의 흐름을 상주가 가져가기 시작하였다. 일찍 선취골을 터뜨림으로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상주는 어떤 식으로 공격 전술을 전개하였고, 이전 경기들과의 차이점을 짚고 넘어가도록 하겠다.

 

  상주의 공격 전술의 특징은 짜임새 있는 조직력을 밑바탕으로 두지 않고, 공격수 개개인의 능력을 더 중시한다는 점이다. 우선 상주의 선수진들은 K리그 경험뿐만 아니라 심지어 국가대표 경험도 있을 정도로 기량을 인정받은 선수들이 많았다. 다만 선수진에 비해 입대 시기 등의 문제로 조직력을 굳건히 다지는데 제약이 있었다.


상주의 빌드업.jpg 

  따라서 상주는 빌드업은 짜임새 있게 전개하되, 패널티 박스 공략은 자유롭게 진행하였다. 상주는 크게 미드필더, 수비 진영에서의 롱패스와 (붉은색 네모와 화살표) 백종환, 최철순 양 풀백의 빠른 오버래핑을 통한 측면에서의 전개 (노란색 화살표) 2가지 방법을 통해 빌드업을 전개하였다. 공이 공격진에게 전달되면 공격수들이 자유롭게 공격을 풀어갔다.

 

  이러한 공격 전술은 공격수들의 호흡이 맞지 않으면 개개인의 고립을 자초할 수 있다는 것이 약점이다. 하지만 시즌이 중반에 접어들면서 호흡이 맞아 들어간 점이 유효하였다. 제멋대로 움직이는 것 같아도, 서로가 움직임을 바로 맞춰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안양의 4-4-1-1.JPG

  그렇다면 이번 경기에서 어떻게 나타났을까? 안양은 수비 시 4-4-1-1로 전환하여 4명의 미드필더가 4백 라인과 간격을 좁혀 사이 공간을 보호하며 수비하였다. 상주의 롱패스를 통한 빌드업을 막지 않고 롱패스를 허용한 뒤 수비 진영에서 공격을 차단, 그 후 역습을 노리겠단 의도로 볼 수 있었다.

 

  우선 이전 경기들과 비교하여 상주는 롱패스보단 측면을 이용한 빌드업을 더 선보였다. 안양의 돈지덕 가솔현과 정다슬 등 제공권이 좋은 선수들을 의식한 것으로 볼 수 있었다. 대신 측면에서 최철순, 백종환의 오버래핑을 통해 빌드업을 하였다. 김영남과 조성준 두 윙어가 바로 압박을 하지 않고 뒤로 물러서서 협력 수비로 막으려고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상주의 두 풀백은 큰 방해 없이 오버래핑, 공격진에게 공을 전달해줄 수 있었다.

 

상주의 사이 공간 공략.jpg 

  그 이후 장혁진과 이승현이 공을 받고 돌파로 뚫거나, 이호와 김영신의 패스, 혹은 이근호 김동찬이 내려와 공을 받은 뒤 공격을 풀어주었다. 안양에게 불운하게도 상주의 공격진들 모두 기동력이 강점이었다. K리그 최고의 준족이라 평가받던 이승현, 다부진 테크닉과 돌파의 김동찬, 국가대표 이근호에 기동력이 준수한 장혁진까지 계속 안양 수비를 휘저어주었다. 그러다 보니 사이 공간 (보라색 네모) 공략과 함께 4백 라인을 흔들어버리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더구나 상주 공격수들이 볼 키핑과 테크닉도 준수하다 보니 안양 선수들이 쉽사리 빼앗지 못하고, 유인당하는 장면이 계속 이어졌다. 이승현은 자신의 준족을 자랑하며 측면을 계속 흔들어주었고, 김동찬과 이근호가 패널티 박스에서 수시로 움직여주었다. 활발한 상주의 공격을 확실히 끊어내지 못하면서 패널티 박스 근처에서 계속 위협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지공을 통해 공격을 전개하던 안양은 다시 한 번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또다시 이근호의 슈팅을 허용한 것이었다.

 

추가 실점1.jpg 

  오버래핑한 최철순이(주황색 원) 중앙에 있던 이호에게 (노란색 원) 패스하고 안으로 침투하였다. (주황색 화살표) 상주 풀백의 오버래핑을 통한 빌드업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추가 실점2.jpg 

  최철순에게서 패스를 받자마자 로빙 패스로 패널티 박스 안으로 공을 보냈다. (붉은색 화살표) 안양의 미드필더 4명 모두 사이 공간을 좁히기 위해 4백 라인과 간격 유지하느라 패스를 허용하고 말았다. (붉은색 원)


  이 상황을 더 살펴보자면, 미드필더들 대신 가솔현이 압박하기 위해 나와 있었고(녹색 원), 사이 공간 안에 상주 선수 4명이나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주황색 원) 상주의 사이 공간 공략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추가 실점3.jpg 

  이 로빙 패스를 돈지덕이 머리로 걷어내는 데 성공하였다. (보라색 원) 하지만 걷어낸 공이 그만 이근호에게 향하면서 (보라색 화살표) 슈팅으로 연결, 2번째 실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이때 재빠른 로빙 패스로 사이 공간이 벌어지면서 이근호에게 많은 공간이 생겨 미처 마크할 수 없었다. (붉은색 원) 그리고 이근호의 순발력이 안양에게는 불운하게 다시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이 실점은 상주의 집요한 사이 공간 공략이 유효했음이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2톱과 양 윙어들의 날렵한 움직임뿐만 아니라, 미드필더 진영에서의 창의적인 패스으로도 사이 공간을 공략했음을 볼 수 있었다.

 

  4-4-1-1 포메이션은 4-4-2 포메이션에서 파생된 포메이션이다. 따라서 사이 공간을 보호하는 것이 공통적인 수비 전술의 핵심이다. 하지만 상주는 공격수들의 기동력을 활용하며 미드필더들이 잘 보조해주는 방식으로 안양의 사이 공간을 공략하는 데 성공하였다. 더불어 수비진들의 제공권이 좋은 안양을 상대로 롱패스를 고집하지 않고 측면에서부터 공략한 공격 전술이 먹혔다고 볼 수 있었다.

 

  비록 2실점을 하였지만, 안양은 가만히 있지 않고 계속 공격을 시도하며 분위기를 다시 끌어오려고 하였다. 그렇다면 안양이 어떻게 공격에 나섰는지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 패싱 플레이로 풀어가는 안양, 아쉬움이 컸다.

 

4-2-3-1 전환.JPG 

  그렇다면 반대로 안양의 공격은 어떻게 전개되었을까? 안양은 선수비 후역습 패턴으로 나섰다. 그리고 공격으로 전환하면 4-2-3-1 포메이션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4-2-3-1 포메이션에서 3의 가운데인 공격형 미드필더(메디아 푼타) 최진수의 움직임과 연계가 공격 전술의 핵심이다. (붉은색 원) 하지만 최진수가 공을 받은 후 직접 공격을 풀어가는 것보다, 최진수가 내려와서 미드필더 지역의 연계를 도와주는 장면이 많았다. , 공격 전술의 핵심인 최진수 활용이 적었단 것이었다.

 

  그 원인은 전진 패스의 빈도가 낮았기 때문이었다. 우선 상주의 공수 전환이 빠르게 이루어졌다. 수비 상황에서 공을 탈취한 횟수가 적어 상주의 수비진이 미리 정렬해있었다. 끊어낸다고 해도, 4백 라인에서 미드필더로 공을 전개할 때 상주 공격수들의 전방 압박으로 수비 전환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그리고 롱패스를 시도해도, 상주가 제공권을 장악하면서 공격 기회로 이어지지 못했다. 설령 공중볼을 따내고, 리바운드 된 공을 상주 선수들이 먼저 따내면서 안양이 공격 기회를 가져올 수 없었다. 이러한 상황들로 안양은 전진 패스하기 쉽지 않았고, 결국 속공보다 지공으로 경기를 풀어갈 수밖에 없었다.

 

  전반 중반 이후 지공 상황에서 롱패스를 사용할 경우, 최전방 원톱 박성진을 노리기보단 왼쪽의 김영남을 겨냥하였다. 왼쪽에서부터 김영남의 기동력과 센스 위주로 경기를 풀어보겠다는 의도로 보였다. 이진형 골키퍼가 길게 차주는 골킥도 박성진이 아닌 김영남을 향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였을 것이다.

 

  따라서 안양이 시도한 공격 패턴 중 한 가지가 롱패스로 김영남에게 연결 후, 최진수와 이상우 등의 연계를 통해서 풀어가는 것임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첫 선발 출전에 대한 긴장감과 아직 돌아오지 않은 경기 감각 때문인지 김영남의 돌파가 많이 나오지 못했다. 직접 돌파를 하기보단, 주변 동료들과의 연계를 자주 시도하는 횟수가 많았다.

 

안양 패싱 플레이와 공격.jpg 

  이진형의 골킥이나 후방 롱패스를 (노란색 화살표) 받은 김영남의 움직임에 맞춰 안양은 미드필더 지역에서 패싱 플레이를 자주 시도하였다. 여기서 빛을 발한 것이 최진수 정다슬 박정식의 삼각 편대였다.


  김영남과 가까운 최진수와 정다슬이 주로 공을 받아주고, (붉은색 화살표) 박정식이 이 둘로부터 공을 이어받으며 공격 방향을 설정해주었다. 그러면서 상대 압박이 들어오면 이 삼각 편대끼리 패싱 플레이를 펼치면서 공 소유권을 빼앗기지 않았다. (파란색 화살표들)

 

  여기에 왼쪽 풀백 이상우도 합세하였다. 플레이메이킹이 가능한 이상우는 적극적으로 나와 김영남과 삼각 편대의 패싱 플레이를 지원해주었다. 그리고 직접 공을 몰고 중앙으로 들어와 플레이메이킹을 시도하였다. 삼각 편대에 이상우까지 가세하면서 매끄러운 패스 & 무브가 가능해졌다. 따라서 미드필더 지역에서 현란한 안양의 패싱 플레이가 이루어질 수 있었다.

 

  패싱 플레이를 펼치면서 반대편인 오른쪽으로 공격을 전개하거나, (주황색 화살표) 다시 왼쪽으로 전개, 혹은 백패스를 통해 완급 조절을 하였다. 오른쪽 공격은 조성준의 돌파와 변성환의 오버래핑을 토대로 진행되었다. 삼각 편대의 움직임과 이상우의 가담으로 미드필더 지역에서 안양 특유의 패싱 플레이가 나올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패싱 플레이가 패널티 박스 공략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패싱 플레이의 끝으로 조성준과 김영남이 돌파를 시도해도 공을 빼앗기거나, 결국 백패스를 하며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최진수도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이 아직 어색한지 연결 고리 역할을 잘 소화하지 못했다. 또한, 중원에서 최진수로 이어지는 전진 패스 빈도가 낮아 최진수가 공을 가지고 플레이메이킹을 하기 힘들었다. 결국, 상주의 사이 공간을 제대로 공략할 수가 없었고, 최전방 원톱 박성진이 고립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안양의 장기인 속공과 패싱 플레이를 틀어막은 상주의 수비가 두터웠다. 상주도 4-4-2 포메이션으로 사이 공간이 약점이었을 것이었다. 하지만 상주는 빠른 공수 전환과 지속적인 전방 압박을 통해 안양의 공격 루트를 봉쇄하는 데 성공하였다. 더불어 공중볼 싸움 후 리바운드 된 공을 계속 가로채면서, 오히려 안양을 상대로 역습을 전개할 수 있었다.

 

  그래도 안양은 프리킥과 코너킥을 통해서 공격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그나마 안양의 속공이 빛을 발한 적이 있었다. 모처럼 맞은 속공 기회에서 최진수가 과감히 슈팅을 시도했다. 하지만 날카로운 슈팅이 골대를 맞추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안양은 지공 상황에서 현란한 패싱 플레이를 중원에서 풀어가며 공격을 시도하였다. 하지만 공수 전환이 빠른 상주가 미리 수비 대형을 갖춘 점, 최진수의 활용이 적었단 점 등으로 인해 많은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안양은 힘겨운 전반전을 끝내며 아쉬움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후반전>

 

- 으로 가져온 분위기, 끝을 맺지 못하다.

 

4-4-2 변화.JPG 

  후반 시작과 동시에 안양은 지금껏 두지 않았던 강수를 선보였다. 박정식, 조성준을 대신 남궁도와 김병오를 바로 투입한 것이었다. 이 둘의 투입으로 안양은 남궁도 박성진 2톱에 김영남 정다슬 최진수 김병오로 미드필더진이 재정렬되었다. 기존의 4-4-2 포메이션으로 돌아간 것이었다.

 

  남궁도와 김병오가 투입되자 안양은 주도권을 가져오며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성공하였다. 상주가 강력한 힘을 밀어붙인 것을 남궁도와 김병오 투입으로 똑같이 힘으로 응수한 것이었다.

 

  우선 남궁도를 투입함으로써 안양은 포스트 플레이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오른쪽 측면으로도 이동해주면서 연결 고리 역할까지 맡아주었다. 그리고 패널티 박스 안에서 공을 받아내며 패널티 박스 공략에도 힘을 실어주었다. 전반전과 다르게 패널티 박스 안에서 공격 작업을 펼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오른쪽 윙어로 위치한 김병오도 자신의 장점인 피지컬을 앞세운 돌파로 상주의 왼쪽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적극적인 수비 가담 후 직접 공을 몰고 나가거나, 남궁도와 최진수 등과의 연계를 통해 전진하였다. 피지컬로 상주 선수들을 상대할 수 있는 둘의 가세로 패스 & 무브가 활발해지면서, 전반전보다 자주 패널티 박스를 공략할 수 있었다.

 

  그러나 후반전 패널티 박스 공략 횟수보다 슈팅수가 적었다. 안양은 후반전 동안 3번의 슈팅을 기록하였다. 그중 유효 슈팅은 패널티 박스 안 남궁도의 슈팅뿐이었다. 그리고 한 번의 슈팅은 최진수의 직접 프리킥이었다. 이처럼 안양이 분위기를 끌어왔음에도 슈팅이 적었던 것은 무슨 이유였을까?

 

  전반전에서 드러났던 적은 전진 패스 시도를 그 첫 번째로 꼽을 수 있다. 2점 차로 앞서는 상주로선 견고히 수비를 다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였다. 그래서 미드필더 4명이 모두 수비에 가담하였고, 이근호 김동찬 2톱만을 전진 배치하였다. 안양이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뒷공간과 4백 라인 미드필더진 간의 간격이 늘어나는 것을 노린 것이었다. 뒷공간을 공략하는데 기동력이 뛰어난 이근호와 김동찬만으로도 충분하단 판단으로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안양의 공격을 빼앗는 즉시 롱패스로 2톱에게 연결하거나 빠른 이승현을 통해서 역습을 시도하였다. 상주로서는 수비적으로 나서도 충분히 믿는 구석이 있었기에 할 수 있었던 판단이었다. 이러한 두터운 상주의 수비로 인해 패널티 박스 안으로 패스하기가 힘들었다.

 

  그렇다면 상주의 밀집 수비에 대한 안양의 패널티 박스 공략이 어땠는지 살펴보자. 남궁도 박성진 2톱이 패널티 박스 안에 있을 때 김영남과 김병오 두 윙어는 측면에 머물러 있었다. 최진수 정다슬 콤비는 그 뒤에 서서 공격을 보조해주었고, 변성환과 이상우는 오버래핑하되 깊숙이 들어가지 않았다. 문제는 여기에 있었다. 바로 패널티 박스 안과 밖을 이어줄 선수의 부재였다.

 

  빌드업 과정에서 남궁도가 연결 고리 역할을 해주었다. 그러나 페너트레이션에서 남궁도의 움직임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페너트레이션 과정에서 연결 고리 역할을 할 수가 없었다. 왜 그런지 알아보기 위해서 박성진의 움직임을 살펴봐야 한다.

 

후반 안양 공격.jpg 

  남궁도와 2톱 파트너인 박성진은 김영남과 포지션 체인지를 시도하였다. (붉은색 화살표) 박성진은 측면으로 자주 빠지며 측면에서 인사이드 커팅을 시도하였다. 하지만 상주의 적극적인 압박으로 박성진의 인사이드 커팅이 발휘되기 힘들었다. 박성진과 연계를 해야 되는 김영남도 상주의 압박을 뚫어내지 못 했다.

 

  결국, 측면의 박성진과 김영남이 차단되면서 남궁도 혼자 패널티 박스 안에 있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따라서 남궁도가 직접 패널티 박스 밖과 안을 오가는데 제한이 있었다. 남궁도가 빠지면 패널티 박스 안에 있을 공격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 패널티 박스 안에 침투한 공격수는 남궁도 뿐이었다. 여기에 상주 수비수들의 집중 견제까지 겹치면서 남궁도는 고립 아닌 고립이 되고 말았다.

 

  후방에서 지원해줄 최진수 정다슬 콤비는 상주의 역습을 신경 써야 하다 보니 과감히 전진하기엔 부담이 있었다. 그리고 워낙 상주의 수비가 탄탄하여 라스트 패스를 찔러주기도 어려웠다. 그나마 김병오나 김영남이 패널티 박스로 침투하려 했지만, 밀집 수비에 막혀 공을 이어받기 힘들었다.

 

겉도는 패싱 플레이.jpg

  그러다 보니 패널티 박스까지 전진해도 안으로 침투하기가 힘들었다.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패스가 패널티 박스 외곽으로 돌 뿐 안쪽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파란색 화살표) 이러한 경우 상주처럼 창의적인 패스로 사이 공간이 벌어지게 하거나, 패스 & 무브를 통해 밀집 수비를 돌파하는 방법이 있다. 혹은 미드필더들에 대한 압박이 약하다는 점을 이용한 중거리슛이 필요하였다. 그러나 창의적인 패스와 중거리슛이 나오지 않았고, 패스 & 무브도 활발하지 못했다. 밀집 수비에 대한 공략이 전혀 이루어지지 못하고 겉도는 패스의 연속이었다.

 

  이상우도 자주 중앙까지 가담하면서 플레이메이킹을 시도하였지만, 여의치가 않은 듯 백패스를 돌리는 움직임이 많았다. 후반전 안양의 점유율이 높았지만, 이러한 패스들이 이어지면서 높아진 결과였다. 점유율에 비해서 슈팅이나 공격 시도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동안 안양이 밀집 수비로 나서는 팀을 무너뜨리지 못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상주는 2위 팀의 저력답게 더욱 답답하고 두터운 수비로 안양의 공격을 무위에 그치게 하였다. 결국, 상주의 밀집 수비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면서, 안양은 추격골을 득점하지 못했다.

 

 

- 가져온 주도권을 다시 빼앗긴 이유

 

  후반 12분 고재성 교체 투입에 이어 후반 20분 김동찬 대신 정훈이 교체 투입되었다.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했으나 본래 공격수에 가까운 김영신을 올리고, 정훈과 이호를 중앙 미드필더 조합으로 세운 것이었다. 정훈이 투입되면서 상주는 중원에서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었다. 정훈은 원소속팀 전북에서도 엄청난 활동량으로 인정을 받아 왔다. 이러한 정훈이 노련한 이호와 함께 서면서 상주가 중원을 꽉 쥐게 되었다.

 

  이 둘은 수비 상황에서 공중볼을 차단하거나, 패스를 끊으며 안양의 빌드업을 차단하였다. 또한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리바운드된 공을 바로 가로채며 안양이 가로챌 기회를 주지 않았다. 그리고 안양의 패널티 박스 공략도 적극적으로 차단하였다.

 

  정훈이 끊임없이 움직이며 패널티 박스 외곽의 패스들을 차단하였다. 심지어 선수가 간수하고 있는 공을 가로 채기도 하였다. 패널티 박스 주변에 패스 흐름으로 공격을 시도하고자 했던 안양이었지만, 이마저 끊기면서 주도권을 내주게 된 것이었다.

 

  이처럼 정훈이 들어오면서 상주는 수비에 안정을 꾀할 수 있었다. 상주도 4-4-2 포메이션의 수비 전술인 미드필더들과 4백 라인의 밀접한 협력 수비를 바탕으로 수비하였다. 여기에 김영신보다 수비력이 강하고 활동 폭이 넓은 정훈이 투입되면서 상주의 수비력이 강화됨은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다 보니 미드필더를 거쳐 공격을 전개하는 안양의 공격이 잘 풀리지 않기 시작했다. 더불어 안양의 양 윙어들이 계속 돌파에 실패하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심각해졌다. 왼쪽 윙어인 김영남은 박성진과 스위칭 플레이도 시도해봤지만, 경기 감각이 아직 돌아오지 못한 듯 움직임이 날렵하지 못했다. 오른쪽 공격을 주도하는 김병오도 계속 돌파에 실패하였다. 최철순을 상대로 돌파를 시도하다가 막히는 장면들이 이어졌다. 물론 돌파가 날카롭지 못했다고 볼 수 있지만, 공격 과정에서 연계가 부족했다는 점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안양이 계속 밀린 것은 아니었다. 전반전보다 수비 진영에서 공을 끊어내는 빈도가 늘었고, 역습 기회를 더 많이 가져갈 수 있었다. 하지만 패싱 플레이가 자주 끊기기 시작했고, 패스 미스까지 겹쳐 역습을 이어갈 수가 없었다.

 

  패싱 플레이가 이어지지 못 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안양 공격 전술의 밑바탕인 패스 & 무브는 상당한 체력 소모를 요구한다. 패스 흐름이 끊기지 않게 패스를 주고, 곧바로 이동해서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안양은 후반전 초반부터 계속 패스 & 무브를 펼치다 보니 체력이 소모된 것으로 보였다. 특히 전반전에도 최진수와 정다슬은 계속 패스 & 무브를 했기 때문에 체력 부담이 더 컸을 것이었다. 안양의 패싱 플레이의 축이 되어야 할 둘이 지치니, 볼 배급이 정확히 되지 못 하였다.

 

  역습에서 롱패스 빈도가 확연히 늘었지만, 그마저 부정확하게 날아가면서 끝내 모처럼의 기회를 날려버리고 말았다. 설령 롱패스가 적중하여도, 리바운드 된 공을 상주 선수들이 가로채면서 포스트 플레이를 적극 활용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측면 돌파는 어땠을까? 상주는 양 풀백의 오버래핑을 자제시키며 측면 공격을 봉쇄하고자 하였다. 그러다 보니 왼쪽의 김영남이나 박성진, 오른쪽 김병오의 돌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특히 안양은 오른쪽 측면 공격을 주력으로 삼았는데, 김병오가 최철순에게 계속 막히면서 공격이 풀리지 못했다.

 

  이렇듯 안양의 후반전 공격은 여러 가지 장애물에 부딪히게 되었다. 활동량 많은 정훈의 중원 장악, 그로 인한 패널티 박스 외곽 패스들과 중원에서의 공격 차단, 막히는 측면 돌파, 부정확한 롱패스들로 정리할 수 있겠다. 그 결과 중원을 거치는 빠른 패싱 플레이가 살아나지 못 하면서 역습의 날카로움이 갈수록 무뎌져 갔다.


한동원 투입 이후.JPG 

  안양은 마지막 교체 카드를 김영남 대신 한동원을 투입하는 데 사용하였다. (붉은색 원) 공격형 미드필더와 쉐도우 스트라이커를 주로 소화하는 한동원이 주로 중앙에 위치하게 되면서 박성진은 왼쪽 측면으로 더 많은 움직임을 가져갈 수 있었다. 이로 인해 한동원이 연결 고리가 되는 4-3-3과 비슷한 포메이션이 형성되었다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상주가 밀집 수비를 고수하였고, 패싱 플레이가 끊기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한동원이 연결 고리 역할로 전진 패스를 시도했지만, 밀집 수비를 뚫기엔 역부족이었다. 계속 해서 안양은 모처럼 얻은 역습 기회를 잘 살리지 못했고, 오히려 상주의 역습을 막아내야 하는 경기 양상이 지속되었다.

 

  간간히 얻은 프리킥과 코너킥 기회에서도 득점을 못 올리면서, 안양은 득점에 실패하고 말았다. 그리고 경기는 그대로 20으로 종료되었으며, 같은 시간에 치러진 경기에서 광주가 이기며 일주일 만에 3위 자리를 내주게 되었다.

 

 

 

<총평>

 

- 커다란 변화의 시도를 진단해보다.

 

  전반전에 안양은 한동안 사용하였던 4-4-2 포메이션 대신 4-4-1-1, 4-2-3-1 포메이션을 활용하는 실험을 강행하였다. 하지만 후반전 남궁도, 김병오 투입으로 다시 4-4-2 포메이션으로 돌아갔다. 포메이션의 변화를 줬다는 것은 그 포메이션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포메이션 변화의 득과 실을 짚고 넘어가도록 해보겠다.

 

  우선 가장 큰 문제점은 수비 상황 시 4-4-1-1 포메이션이 상주의 활발한 공격에 흔들렸다는 것이다. 4-4-2 포메이션에서 파생된 4-4-1-1 포메이션 역시 사이 공간이 약점이었고, 상주가 이 점을 잘 공략하였다. 양 풀백의 오버래핑을 통해 빌드업을 하고, 공격수들의 개인 기량과 기동력을 극대화한 공격 전술이 유효했다. 따라서 안양 선수들은 여기에 휘둘리며 공격을 제대로 끊어내지 못하였다.

 

  그다음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최진수의 활용이었다. 공격 시 활용한 4-2-3-1 포메이션은 3의 중앙인 공격형 미드필더(메디아 푼타)의 역할이 중요하다. 4-2-3-1 포메이션 자체가 공격형 미드필더 중심의 연계를 활용하기 위해 기용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상주의 전방 압박과 지공으로 제한된 공격 전개로 인하여 최진수에게 패스가 잘 연결되지 못하였다. 최진수가 공을 받은 뒤 플레이메이킹을 통해 공격을 풀어갈 기회 자체가 적었단 것이었다.

 

  여기에 공격 과정에서 속공을 노릴 수 없었던 점과 제공권을 가져오지 못한 점으로 박성진이 포스트 플레이나 돌파 후 찬스 메이킹을 펼칠 수 없었다. 전진 패스의 부재와 포스트 플레이를 활용하지 못하면서 최진수는 고립 아닌 고립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안양의 공격은 무위에 그치고 말았다.

 

  하지만 ()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5명의 미드필더를 배치하여 원활한 패싱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 따라서 공격을 할 때 쉽게 점유율을 내주지 않고, 빌드업을 원활히 가져갈 수 있었다. 또한, 수비 시 제공권에서 밀리지 않았다는 점 또한 성과로 볼 수 있었다.

 

  결국, 후반전 안양은 다시 4-4-2 포메이션으로 돌아가면서 초반부터 상주를 밀어 붙이는 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페너트레이션에서 상주의 밀집 수비를 뚫지 못하며 결국 득점을 올리는 데 실패하였다.

 

 

- 반복되어선 안 될 부분들이 반복된 경기

 

  이번 경기는 전반전 포메이션 변화 등 많은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시즌 초반 MATCH REVIEW를 통해 지적했던 점들이 다시 드러났던 경기였다.

 

  먼저 비효율적인 수비가 다시 나타났다. 시즌 초반 안양은 개인기와 볼 키핑이 좋은 공격수에게 이끌리면서 공간을 내주는 부분이 많았다. 이번 경기에서는 이승현, 김동찬, 이근호에게 계속 휘둘리면서 공간을 자주 내주었다. 물론 추가 실점은 없었지만, 상주 선수들이 중거리슛이나 부정확한 크로스 등의 기회를 날려서 드러나지 않은 부분이었다.

 

  그리고 패널티 박스 공략에서의 과감한 시도가 부족하였다. 상주를 밀어붙였던 후반전 초중반, 안양은 패널티 박스 외곽에서 계속 공을 돌렸다. 과감히 크로스나 라스트 패스, 슈팅을 시도하는 움직임이 부족하였다. 상주의 밀집 수비를 패스 & 무브를 통한 패싱 플레이로 무너뜨리지 못할 때 차선책으로 시도해볼 법한 부분들이었다.

 

  시즌 초반 안양은 과감한 공격보다는 지나치게 신중하여 공격 기회를 잘 이어나가지 못했다. 과감한 슈팅을 시도하기 시작한 시즌 중반부터 득점력이 불붙은 것을 상기하면, 이번 경기의 움직임은 아쉬웠다.

 

  과감한 움직임이 적었던 이유는 상주의 견고한 밀집 수비, 그리고 상주의 역습에 대한 부담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2점 차 뒤지고 있는 팀의 공격치고 과감함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었다. 시즌 초반 패널티 박스 주변에서 패스로 만들어가기만 했던 시즌 초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여기에 경기 내내 공중볼 싸움 뒤 리바운드 된 공을 캐치 못 한 점도 문제였다. 롱패스가 성공하고, 공중볼 싸움에서 이겨도 공을 가져오지 못해 더불어 공격 전개를 계속 이어나갈 수가 없었다. 오히려 상주에게 좋은 역습 기회를 만들어주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후반전 시간이 지날수록 패스 & 무브가 어긋났던 점도 있었다. 중원에서의 패싱 플레이가 자주 차단되면서 되려 상주에게 역습을 당하게 되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어찌 보면 여러 문제점이 몰아서 터진 경기라고 평할 수 있다. 그만큼 아쉬움이 더욱 컸던 경기이기도 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들은 반드시 고쳐 나가야 하는 점들이다. 더구나 앞으로 전적 상 열세인 경찰과 아직 이기지 못한 광주 등을 만나게 된다.

 

  그래도 계속해서 전술과 선수기용의 변화를 통해 발전의 계기로 삼으려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다. 지금도 안양의 축구가 계속 변화를 거듭하며 정착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경기 도중 드러난 문제점들을 얼마나 빨리 수습하고 강점을 잘 살리느냐가 핵심이다. 그래야 아직 꺼지지 않은 승격의 불길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경기 기록> - 출처 : 연맹 홈페이지

경기 기록.JPG


  • ?
    맹익재 2013.09.05 18:15
    수고하셨습니다 ^^
  • ?
    최지은 2013.09.05 18:22
    월메나..고생을 했을고...진경기 보고, 또 보는데..
    동주,재원 항상 감사.
  • ?
    김선양 2013.09.05 18:27
    소중한 리뷰 감사합니다.
    아쉬운 경기였습니다만, 이번의 패배로 더 강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되리라 믿습니다.
  • profile
    양정무 2013.09.05 19:45
    잘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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