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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리뷰가 상당히 늦게 올라온 이유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 드리겠습니다.

이번 경기 중계가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경기 절반이 영상 송출 오류로 날아가면서 리뷰 자체를 못 쓸 뻔 했습니다.

다행히 경기 영상을 제공 받았지만, 받은 날짜가 화요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수요일 낮에 동주형에게 초안을 전송하였습니다.

그리고 사실 어제 동주형에게서 금요일에 첨삭본을 받고 올렸어야 됐지만, 그러지 못 했습니다.

어제 제가 시흥시 소재 모 업체의 창고 이전 단기 알바를 갔었습니다. 계획대로라면 6시 넘어서 일이 끝나고 집에 도착, 바로 작업에 들어가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잔업이 계속 길어지면서 10시 40분에서야 일이 끝났고, 집에 도착하니 12시가 다 되었습니다. 거기다 일 자체가 엄청 고되서(아나....) 상당히 피로했던 지라 오늘 오후 늦게까지 자는 바람에.....

네, 그렇게 해서 리뷰가 오늘에서야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최악의 중계로 인해 리뷰 작성이 늦어졌지만, 제 개인의 스케줄 조정 미숙으로 리뷰가 늦게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이 점 모든 RED 분들에게 사과드리며, 다음부턴 이런 일이 없도록 신중을 기하고 기하겠습니다....


* 작성 : A.S.U RED 미디어팀 최재원, 손동주


사라쌍수(娑羅雙樹) : 석가가 열반에 들었을 때, 양 옆에 있던 사라수를 의미로

우리가 승리하게 된, 그리고 전술의 완성도와 선수들이 기량을 끌어올리고 좋은 모습을 보여준 기점이

부천과 충주라 생각되서 사라수로 대입


승리로 이끄는 사라쌍수(娑羅雙樹)

8 25, FC 안양 vs 충주 험멜 축구단

 

  세 번의 만남, 세 번의 승리. 충주, 안양에게 있어 승리의 또 다른 명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지난 충주와의 두 차례의 경기에서도 큰 점수 차로 승리를 했었다. 그렇기에 세 번째로 상대하는 이번 경기에서, 충주는 안양에 대한 대비를 굳건히 했으리라 예상했다. 경기가 시작되고 예상했던 대로 충주는 이전의 경기력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하지만 그런 충주보다 안양이 더욱 강했다. 최종 점수 3:1, 세 번째의 대결에서 안양은 충주에게 또 승리하였다.

 

  이번 충주와의 경기에서 안양은 저번 경기와 다르지 않은 4-4-2 전술을 내세웠다. 선수기용도 박정식에서 정다슬을 기용한 것 외에는 다르지 않은 전술과 기용이었다. 여타 다른 팀보다 수월한 상대이기에 새로운 전술과 기용을 시험할 거라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기존 전술의 완성도를 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는 전술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던 경기였고, 최근 복귀하거나 임대된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올릴 수 있던 경기였다. 다만, 아쉬운 점은 한순간의 빈틈으로 상대에게 실점을 한 점이다. 경기 내내 안정된 수비와 이진형의 선방으로 여느 때보다 좋은 모습이었기에 실점이 더욱 아쉬웠다.

 

  지난 부천과의 경기와 같은 전술이었지만, 다른 양상의 전술 활용이었다. 지난 경기에서는 롱패스를 활용한 역습형 공격으로 상대의 전방 압박을 풀어내는 전술이었다. 새로운 전술이었기에 보완해야 할 부분이 분명 존재하였다. 연결고리의 공백과 롱패스의 정확도 등의 보완점. 그 보완점을 이번 충주와의 경기에서 새로운 움직임으로 어느 정도 보완한 모습을 보였다. 이는 분명 효율적으로 활용되었음은 분명하였으나 아직 자리 잡지 못한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지난 경기 이후 일주일 만에 치러진 경기에서 보완한 모습을 보여준 것은 가히 놀라운 안양의 성장세라고 볼 수 있다. 지난 상대와는 다른 상대이기에 새로운 문제에도 직면한 점도 존재했다. 그러나 전술의 완성도가 더 높아졌기에 크게 문제되지는 않았다.

 

  충주는 점유율을 더욱 높게 가져가는 전술로 안양을 상대하였다. 그런 충주를 안양은 보다 힘과 안정성이 더해진 수비로 상대의 공격을 잘 차단했고, 더욱 좋아진 선수 간의 협력과 정확도가 높아진 패스를 바탕으로 한 공격으로 상대하였다. 그 결과가 세 골로 증명되었고, 새롭게 기용된 선수의 기량으로 증명되었다. 초반 부상으로 이탈된 선수들이 복귀하고 기량을 점점 끌어올린 점과 새롭게 기용된 선수의 기량이 짧은 시간임에도 좋았던 점. 이런 모습들로 하여금 더욱 강해지고 굳건해진, 그리고 발전될 안양의 모습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오매불망 기다려진다.

 

  창단 첫 승을 안겨준, 약속의 땅 충주에서 세 번째로 상대하게 된 충주를 어떻게 크게 승리하였는지, 안양의 4-4-2 전술이 지난 경기와는 어떻게 달라졌으며 보완하였는지에 대해 리뷰해 보도록 하겠다.

 



<선발 라인업 분석>

선발 라인업.JPG 

- 큰 변화 없는 선발 명단과 4-4-2 포메이션

 

  어느 정도 실험을 할 거란 필자의 예상과 다르게 지난 부천 원정 경기와 큰 변화가 없었다. 다만 경고 누적인 박정식 대신 정다슬이 선발로 나선 점이 유일한 변화였다.

 

  지난 경기 후반전에 상당히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음에도 변화를 주지 않은 것은 안정감을 도모하기 위함으로 보였다. 1실점 외에 부천의 파상 공세를 막았던 4백 라인이 그대로 기용된 것이 그 반증으로 여겨진다. 또한, 4-4-2 포메이션 전술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사용으로도 보였다. 그리고 최근 계속 선발 출전하고 있는 김원민과 조성준이 양 날개로 나서게 되었고, 득점과 도움을 고루 기록하는 최진수 또한 주전을 꿰찬 듯하였다.

 

  주목할 점은 남궁도 박성진 2톱이었다. 최전방 지향적인 둘의 조합은 연결 고리 역할의 부재란 점을 안고 있었다. 그렇기에 이것을 어떠한 플레이를 통해 만회할 것인지 유심히 지켜보게 되었다.

 

 

 

<전반전>

 

- 연결 고리의 해소를 위한 다양한 시도들

 

  경기 시작부터 충주는 안양을 밀어붙이기 위해 파상 공세를 펼쳤다. 정성민 중심의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는데, 핵심 선수는 수비형 미드필더 박진수였다. 충주는 3-5-2, 4-4-2 포메이션에서 중앙 미드필더 임종욱의 패스가 한홍규 등 원톱을 향하면서 공격을 전개하였다. 임종욱이 충주의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소화했다는 것이다. 벤치 멤버로 시작한 임종욱 대신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은 것이 바로 박진수였다.

 

  박진수는 수시로 최전방 3톱을 향해 롱패스를 시도하였다. 주로 정성민의 머리를 향해 날아갔으나, 때로 양 측면의 강주호와 임태섭을 향하기도 하였다. 전력상 우위인 안양이 공격적으로 나올 것을 대비, 수비 지역에서 공을 탈취하자마자 역습을 노리고자 한 의도로 보였다. 안양이 공격적으로 나올 것을 에상한 듯, 4백 라인이 올라오면서 생기는 뒷공간을 노리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충주의 공격은 처음부터 삐끗하였다. 박진수의 롱패스는 꽤 날카로웠지만, 3톱이 공을 잘 받아내지 못했다. 정성민에겐 가솔현과 김효준 등 공중볼이 능한 선수들이 붙었고, 임태섭과 강주호는 트래핑 실수로 기회를 날려버리곤 하였다. 공을 받아낸다고 하여도 노련한 변성환과 이상우의 수비에 막힐 뿐이었다.

 

  양 풀백이 오버래핑한 상태여도 중앙 수비수들이 올라가서 막아내거나, 정다슬이 나서서 막아주기도 하였다. 공격적으로 나섬에도 안양 수비진이 꽤 두터웠음을 알 수 있는 장면들이었다.

 

측면 공격 빌드업.jpg 

  안양은 최진수 정다슬 등 중앙 미드필더를 거치지 않는 새로운 빌드업을 선보였다. 수시로 양 풀백들을 전진 배치하였다. 한 명이 오버래핑하면(주로 김태봉) 한 명이 뒤에 남아 수비에 치중한 평소와는 다른 전개였다. 대신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가솔현과 김효준이 간격을 꽤 두고 양옆으로 올라가주었다. 가솔현과 김효준은 각각 이상우, 변성환과 거리가 짧아졌고, 패스하기도 훨씬 수월해졌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진형에게서 공을 전달 받을 때나, 백패스로 숨을 고른 뒤 재차 공격에 나설 때 등 많이 보였다.

 

  이렇게 중앙 수비수들이 간격을 넓게 서면 상대 전방 압박에 취약할 수 있다는 약점이 생긴다. 거리가 멀어지는 만큼 서로 패스를 주고받기 힘들고 커버링을 해주기 힘들어진다. 만일 상대의 전방 압박으로 공을 빼앗기면, 바로 위기를 맞을 수 있다. 하지만 김효준과 가솔현 둘 다 볼 키핑과 패스가 준수하기에 쉽게 빼앗기지 않았다. 또한 급할 때 패스를 잘 받아주고 잘 내주는 등 발 기술이 뛰어난 스위퍼 키퍼 (Sweeper Keeper) 이진형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위기를 상쇄시킬 수가 있었다.

 

  이러한 움직임은 중앙 수비수 풀백 윙어로 연결되는 공격 패턴을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보였다. 보통 안양은 중앙 미드필더들의 스루 패스를 통해 측면 공격을 전개하였다. 하지만 중원에서의 압박이 좋은 팀들을 상대할 때 빌드업이 막혔던 점이 있었다. 충주 또한 중앙에 미드필더 3명을 두는 4-3-3 포메이션이었다. 따라서 풀백들과 거리를 좁혀 패스를 수월히 주고, 이후 조성준과 김원민의 돌파력을 활용한 측면 공격을 활용하겠다는 것이었다. , 돌파는 대부분 윙어들이 전담하였고, 풀백들은 지원에 열중하였기 때문에 오버래핑을 자주 하진 않았다.

 

  여기에 안양은 롱패스도 적절히 섞었다. 위처럼 양 풀백이 전진하면서 자연스레 충주의 선수진도 전체적으로 내려갈 수밖에 없었다. 이때를 노려 롱패스로 전방에 연결하였다. 지난 경기처럼 가솔현과 이상우가 자주 롱패스를 시도하였다. 롱패스를 남궁도가 공중볼 경합으로 따내거나, 공을 받아낸 박성진과 양 윙어들의 돌파로 이어졌다.

 

  최진수와 정다슬도 롱패스를 자주 시도하였는데, 전진 패스보다 플레이메이킹을 위한 롱패스의 비율이 높았다. 허술해 보이는 측면으로 롱패스를 연결하며 공격 방향을 정해준 것이었다. 충주의 플레이메이커 박진수와 다르게 공격 조율에 신경 쓰는 롱패스였다. 일단 안양이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안양이 점유율을 어느 정도 유지하되, 빌드업에서 완급 조절을 자주 했기 때문이었다.

 

  우선 전진 패스를 통해 공격하기보단, 빠른 패스 워크(Pass Work)를 토대로 일단 점유율을 높였다. 공격 기회를 잡으면 최대한 기회를 살리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뒤에서 공을 돌리는 무의미한 점유율 유지가 아니었다. 전방에서 공격 활로가 열리지 않으면 백패스로 끌어낸 뒤, 탈압박이 성공하면 바로 전진 패스를 통해 재차 공격을 시도하였다. 공을 일단 점유하지만, 점유 시간을 짧게 가져가며 전진 패스를 바로 시도하였다. 여기에 적절하게 측면 전개, 롱패스를 섞어주면서 빌드업이 다양해졌다.

 

  지난 경기 리뷰에서 지적한 연결 고리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한 것으로 보였다. 위에서 얘기한 측면 공격도 한 가지 해법으로 들고 나온 것 같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눈에 띈 것은 남궁도의 움직임이었다. 지금까지 남궁도는 주로 타겟 맨인 만큼, 최전방에서 공중볼 경합을 자주 시도하였다. 그리고 패스를 건네받아도, 공을 몰고 직접 돌파하거나 전진 패스를 시도하는 등 전방 지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서 남궁도는 그동안 펼치지 않았던 포스트 플레이를 펼쳤다. 박성진보다 조금 내려와 공을 받으면 바로 뒤쪽으로 리턴 패스를 찔러주었다. 남궁도의 패스를 이용한 포스트 플레이가 패널티 박스 공략에서 빛을 발했던 것을 연결 고리 해결에 응용한 것이었다.

 

  우선 남궁도는 기본적으로 타겟 맨으로 나서기 때문에, 수비수가 물론 패싱력도 좋고 발 빠른 박성진이 이런 역할을 해주는 것이 더 어울릴 수 있다. 그러나 박성진이 최전방에서 공격을 주도하는 것이 현재 안양 공격 전술의 핵심이기 때문에 남궁도가 직접 이러한 플레이를 펼친 것으로 보였다.

 

  연결 고리 문제의 해결과 완급 조절 등 안양의 공격 전술이 잘 맞아 들어갔다. 여기에 점유율 높은 충주의 지공까지 잘 막아내며 전반전을 수월히 풀어갔다.

 

  하지만 안양은 결정적인 기회를 전반전 중반까지 잘 만들어내지 못했다. 우선 점유율을 충주가 높게 가져가면서 지공으로 풀어갔기 때문에, 안양의 공 소유 기회가 적어지면서 더불어 공격 기회가 많이 없었다. 그리고 안양의 패싱 플레이에선 이리저리 돌리는 패스보다 전진 패스 비율이 높아,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밖에 없었다. 대신 안양은 공격 때마다 코너킥과 프리킥을 얻어내며 자주 세트 피스 공격을 시도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선취골을 먼저 터뜨린 것은 안양이었다. 계속 프리킥과 코너킥을 얻어낸 끝에 세트 피스 득점에 성공한 것이었다. 그 주인공은 이상우와 가솔현이었다.

 

가솔현 선취골.jpg

  전반 28, 공중볼 경합 중 충주의 파울로 남궁도가 프리킥을 얻어내었다. 패널티 박스 정면에서 이상우가 중앙으로 높이 띄워서 올려주었다. 이것을 가솔현이 재치 있게 살짝 방향을 틀었다. (보라색 화살표) 강한 헤더슛은 아니었지만, 절묘하게 방향이 꺾이며 황규환 골키퍼가 반응할 새도 없이 골문으로 들어갔다.

 

  가솔현의 통산 3번째 골이자, 양발의 마법사 이상우의 프로 무대 첫 도움이었다. 지난 부천 원정에 이어 가솔현은 세트 피스 상황에서 다시 득점에 성공, 자신의 기량을 입증하였다. 또한, 프리킥과 코너킥을 자주 맡았지만, 아직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던 이상우의 갈증이 해소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세트 피스 공격이 또 하나의 공격 옵션으로 자리 잡아감을 보여주는 득점이었다.

 

  날카로운 공격에도 충주에게 점유율을 내주어 많은 기회를 만들 여유가 없었지만, 프리킥으로 득점을 뽑아내며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었다. 이제 문제는 높은 점유율을 갖춘 충주의 동점골을 향한 집념을 어떻게 꺾느냐였다.

 

 

- 무딘 충주의 공격, 안양을 무너뜨리지 못 하다.

 

  가솔현의 절묘한 선취골 이후, 충주가 더욱 공격적으로 밀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3톱을 향한 박진수의 롱패스가 이어졌다.

 

  전반전 초중반 정성민의 포스트 플레이를 활용하기 위해 롱패스가 계속 이어졌다. 이에 정성민은 자주 내려오면서 공중볼을 따내려고 하였다. 정성민이 한 것과 같이 타겟 맨이 나와서 롱패스를 받아내는 포스트 플레이는 수비수를 끌어내기 위함이다. 수비수가 타겟 맨을 방해하기 위해 나오는 것을 역이용하는 것이었다.

 

충주의 바람.jpg

  위의 사진은 그러한 플레이를 정리해본 사진이다. 타겟 맨이 롱패스를 패널티 박스 앞 쪽에서 받으려고 하면 수비수가 나오게 되는 것이 보통이다. (붉은색 화살표) 이 때 수비수를 유인하면서 윙 포워드들이 침투할(파란색 화살표) 공간이 만들어지게 된다. (보라색 원) 이러한 플레이는 포스트 플레이의 응용으로, 상대의 4백 수비가 두터울 때 공략 법 중 하나이다.

 

하지만 현실.jpg 

  하지만 이러한 플레이는 타겟 맨이 공중볼을 따낸 뒤에야 가능한 이야기이다. 정성민을 쫓아 공중볼을 쉽게 못 따내게 하는 가솔현의 수비가 더 압도적이었다. 가솔현과의 공중볼 싸움에서 정성민을 맥을 못 추었고, 포스트 플레이 시도는 물론 공을 따내지도 못 하였다. 결국 가솔현을 유인하여 침투할 공간을 만드는데 성공했으나, 그 이상까진 불가능하였다.

 

  정성민이 계속 해서 가솔현, 혹은 김효준 등에게 공중볼 싸움에서 지게 되면서 충주의 공격 활로가 열리지 못 했다. 더구나 윙 포워드들 외 동료의 지원이 부족해지면서 정성민의 고립은 가속화되었다.

 

  결국, 전반전 후반에 가까워질수록, 충주의 롱패스가 점점 측면, 특히 왼쪽을 향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하지만 왼쪽 윙 포워드인 임태섭은 공을 제대로 받아내지 못했다. 박진수의 롱패스가 생각보다 강한 것이었는지 자꾸 트래핑 실수를 연발하며 공을 놓치는 장면이 많았다. 롱패스가 제대로 이어져도 이것을 제대로 받아내지 못 하니 패널티 박스 공략까지 이어지지 못 했다. 반대편의 강주호도 마찬가지였다.

 

  설령 공을 받아낸다고 해도 변성환과 조성준의 협력 수비로 고립되기 일쑤였다. 이런 경우 왼쪽 풀백 이현민의 오버래핑, 문정주나 권혁관 등 중앙 미드필더들의 지원, 정성민과의 연계 등의 방법이 필요했지만 이마저도 없었다. 지원이 오는 것을 정다슬, 최진수가 움직이며 패스할 길을 막아버렸다.

 

  반대편인 오른쪽에선 풀백 박수창이 오버래핑을 통해 윙 포워드 강주호를 지원해주었지만, 오버래핑에 비해 위력이 날카롭지 않았다. 김원민 역시 이상우를 지원해주었고, 여기에 정다슬까지 가세하면서 공격 활로를 뚫어내지 못한 것이었다.

 

충주의 공격 전개.jpg 

  결국 위의 사진처럼, 충주는 박진수의 롱패스를 통한 공격을 중앙, 측면 등을 통해 시도하였다. 그러나 모든 공격들이 번번이 막히면서 충주의 공격을 무딜 수 밖에 없었다.

 

안양의 수비.jpg 

  큰 그림에서 보자면, 안양의 4-4-2 포메이션 상 수비가 잘 소화된 것이었다. 4명의 미드필더가 4백 라인과 간격을 잘 유지하면서 3톱을 봉쇄할 수 있던 것이었다. 우선 강주호와 임태섭 등 윙 포워드들 봉쇄에 조성준과 김원민의 적극적인 협력 수비가 있었다. 또한 최진수 정다슬 콤비도 중원에서 간격을 잘 유지, 결국 충주가 롱패스를 시도하게끔 지역 방어를 펼쳤다. 여기에 남궁도 박성진 2톱도(노란색 원) 수비 시 하프 라인 아래에서 충주의 공 돌리기에 적당한 방해를 해주었다. 이 또한 충주가 롱패스를 활용할 수 밖에 없는 이유로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충주의 사이 공간 (파란색 네모) 공략 또한 미약했다. 3톱과 더불어 문정주, 권혁관 중 한 명이 오버래핑하여 사이 공간을 공략하는 것이 효율적이었다. 하지만 충주에겐 이러한 움직임이 부족하였다. 일단 문정주, 권혁관의 오버래핑이 부족하였다. 안양을 고전시킨 수원 FC의 김본광처럼 적극적인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다. 더불어 3톱과의 연계할 수 있는 간격이 멀어지는 결과도 초래하였다.

 

  충주의 공격은 의지가 강했지만, 움직임이 그 의지를 따라가지 못한 판세였다. 이것은 오히려 안양에게 있어 기회였다. 충주의 공격이 끊기는 만큼 안양에게 역습 기회가 주어졌다. 기회가 오면 안양은 빠른 패스 워크와 적절한 롱패스의 배합으로 바로 공격을 이어갔다. 패싱 플레이도 최대한 패널티 박스 인근에서 펼쳤는데, 공이 빼앗겨도 수비 진영까지 거리가 멀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다만 안양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수비를 위해 내려오는 형국이다 보니, 공격 전환 후 빌드업이 빠르게 이어지지 못할 수 있었다. 이것을 안양은 포스트 플레이로 연결 고리 역할을 수행해주는 남궁도와 최진수 정다슬 콤비의 공격 조율로 풀어가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전반 38분 조성준의 문전 찬스 등이 있었지만,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 하였다. 하지만 무딘 충주의 공세를 제대로 막아내며, 무실점으로 전반전을 마칠 수가 있었다.

 

 

 

<후반전>

 

- 양 팀의 공격 전술의 변화, 후반전을 불 지피다.

 

  후반전에도 충주는 계속 롱패스를 통한 빌드업을 시도하였다. 여기에 중원에서 3명의 중앙 미드필더들을 활용하여 중원 장악을 시도하였다. 3명의 미드필더들이 수비수들과의 연계를 통해 공을 계속 돌렸다. 후반 초반, 안양의 역습이 큰 빛을 보지 못한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더불어 충주는 신중하게 공격을 시도하는 지공으로 전환하였다는 점으로 연결지어 볼 수 있었다. 견고한 안양의 수비를 계속된 패스를 통해 안양의 미드필더 진영과 4백 라인의 간격을 떨어뜨려 파고들겠단 의미였다. 따라서 점유율을 높게 유지하는 충주가 후반전 초반부터 분위기를 가져가기 시작했다.

 

  여기에 충주는 후반 6분 임태섭 대신 뚜찡야를 윙 포워드로 투입하였다. 3톱의 고립을 막기 위해서 발 빠른 뚜찡야의 폭넓은 움직임을 활용하고자 한 것으로 보였다. 뚜징야가 투입되자 충주의 공격 무게가 더 묵직해졌다.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뚜찡야가 재빠른 돌파로 안양 수비를 흔들어주었다.


  뚜찡야는 계속 인사이드 커팅을 시도, 4백 라인을 허무는 동시에 여러 공간을 창출해주었다. 그러자 권혁관이나 문정주, 왼쪽 풀백 이현민이 오버래핑하여 뚜찡야를 지원하게 되었다. 뚜찡야의 뛰어난 테크닉과 인사이드 커팅으로 안양의 수비 시간이 늘어나게 되면서, 그만큼 이들이 침투할 공간이 생겨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가만히 있을 안양이 아니었다. 안양은 교체 없이 선수 움직임에 변화를 주는 수준에서 공격 전술의 날카로움을 더 했다. 전반전과 달리 남궁도가 오른쪽, 박성진이 왼쪽 측면으로 가담하였다. 일반적으로 안양은 박성진이 오른쪽 측면으로 빠지는 움직임을 가져가는 것이 보통이었다. 선수 교체 상황에 따라 몇 번 왼쪽 측면으로 가담한 적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공격이 오른쪽에 치중되면서 자주 활약을 볼 수 없었다.


 갓성진 돌파2.jpg갓성진 돌파3.jpg

  하지만 이번 경기 후반전에선 박성진의 왼쪽 돌파가 큰 빛을 발했다. 박성진은 충주 박수창의 수비를 계속 뚫어버리면서 수시로 기회를 만들어냈다. 이 때 왼쪽 윙어였던 김원민이 본래 박성진의 위치인 센터 포워드 위치로 이동하였다. 공격형 미드필더 출신인 김원민이 중앙에서의 플레이 또한 능숙하기에 이러한 움직임을 지시받은 것으로 보였다. 이렇게 서로 위치를 바꾸는 부분 전술을 포지션 체인지 (position change)라고 한다.

 

  포지션 체인지의 장점은 상대 수비진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포지션에 따라 발휘하지 못한 선수의 능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박성진의 경우 중앙에서는 직접 돌파 후 찬스 메이킹, 혹은 공간 침투 후 득점이 장점이다. 하지만 측면에서 인사이드 커팅 후의 찬스 메이킹 또한 위협적이다. 실제로 박성진은 5/13 광주 원정, 6/18 수원 FC 원정에서 인사이드 커팅 후 패스로 도움을 기록한 바가 있다. 반대로 김원민은 측면에서 지능적인 플레이와 탈압박, 크로스가 장점이고 중앙에서도 간결한 탈압박을 유감 없이 발휘하였다. 위치 상 크게 드러나지 못 했던 숨겨진 장점들을 포지션 체인지로 하여금 발휘하게 한 것이었다.

 

  사실상 박성진이 왼쪽 측면 공격을 주도하면서 여러 번 찬스가 만들어지곤 했다. 하지만 돌파에 비해 슈팅까지 이어진 장면은 그리 많지 않았다. 우선 박성진 김원민 간의 포지션 체인지가 본격적으로 발휘된 것은 이번 경기가 처음이었다. 박성진과 김원민이 동시에 기용되었던 경기에서는 김원민이 센터 포워드 위치로 이동하기보단, 박성진의 뒤에서 지원해주는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또한 박성진이 평소 오른쪽 측면 돌파가 많았기도 하였다. 그래서인지 아직 둘의 호흡이 잘 맞지 않는 듯했다. 그리고 박성진이 왼발로 주는 크로스나 패스가 약간 부정확했던 점도 작용하였다.

 

  반대로 남궁도는 오른쪽 측면에서도 돌파를 자제하되, 연달아 패스를 연결해주며 찬스 메이킹에 힘을 써주었다. 이러한 장면이 가장 잘 맞아들어간 것이 후반 9분 최진수의 슈팅이었다.

 

남궁도 최진수 찬스1.jpg

  상대의 백패스 실수를 가로챈 남궁도가 오른쪽 측면으로 돌파해갔다. (노란색 화살표)

 

남궁도 최진수 찬스2.jpg

  남궁도를 따라 3명의 충주 수비수가 달라 붙었다. 하지만 개의치 않고 남궁도는 재치 있는 로빙 패스로 패널티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시도하였다. (노란색 화살표) 남궁도의 재치와 노련함이 드러난 장면이었다.

 

남궁도 최진수 찬스3.jpg

  뒤에서 달려오던 최진수가 과감하게 바로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보라색 화살표) 황규환 골키퍼의 선방에 아쉽게 막히고 말았다.

 

  이렇게 2톱이 좌우로 넓게 움직이면서 안양의 공격이 더욱 날카로워졌다. 특히 전반전 오른쪽에서 자주 고립되던 조성준은 남궁도의 적극적인 가세로 더욱 활발히 움직일 수 있었다. 또한 최진수가 오버래핑하여 중앙 공격에 힘을 실어주며 직접 슈팅까지 시도하였다.

 

  안양의 공격이 서서히 매서워지자 충주는 후반 12, 권혁관 대신 임종욱을 투입하였다. 활발히 움직이던 권혁관과 문정주의 동선이 겹치는 것을 해결하고자 한 것으로 보였다. 임종욱은 박진수와 비슷하게 플레이메이커에 속하는 패서(Passer) 유형에 가까운 선수다. 그러기에 박진수와 더불어 롱패스로 전방에 공을 공급하게 하면서 빌드업과 중원 장악에 무게를 더하려는 의도로 보였다. 대신 오버래핑하여 사이 공간을 공략하는 임무는 발 빠른 문정주가 맡게 되었다.

 

  실제로 문정주는 후반 15분 현란한 개인기로 중원을 돌파, 정성민에게 결정적인 침투 패스를 넣어주는 등 위협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마저도 안양의 끈질긴 수비에 막히고 말았다. 임종욱도 롱패스로 정확히 정성민을 노리는 등 충주 공격 전개에 힘을 실어주었다. 박진수의 롱패스보다 날카로운 임종욱의 롱패스가 정확히 연결되면서 충주의 공격에 숨통이 트여 갔다.

 

  안양도 이에 맞춰 후반 15분 김원민 대신 김병오를 교체 투입하였다. 돌파에 능하고 피지컬까지 갖춘 김병오를 투입하여 공격진에 힘을 더하기 위함으로 보였다. 또한 그동안 경기에서 김병오의 중앙에서의 움직임이 나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한 교체로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뚜찡야와 임종욱의 투입 이후 충주의 공격이 더욱 유동적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뚜찡야가 중앙까지 침투하면서 수비진을 흔들어주면 문정주가 오버래핑하여 사이 공간을 공략하고, 임종욱의 날카로운 패스가 공격진에 수월히 연결되기 시작한 것이었다. 여기에 지공을 계속 펼치며 점유율마저 계속 가져가니 안양에게 쉽사리 기회가 오지 않았다. 기회가 와서 속공으로 연결하여도 볼 터치와 패스 실수로 공격권을 내주는 상황도 연출되었다. 공격에 있어 섬세함이 아쉬웠던 장면이었다.

 

  후반 20분을 기점으로 충주에게 점유율이 넘어가자, 안양은 선수비 후역습으로 전술 변화를 주었다. 권투로 치면 가드를 올린 상태로 카운터 펀치를 노리겠단 것이었다. 아직 1점차 리드 중인 만큼, 여유가 있으니 숨을 고르되, 역습 한 방에 무너뜨리기 위한 경기 운영으로 볼 수 있었다.

 

 

- 연이어 터진 골 폭죽들

 

  후반 20분 이후에도 충주의 공 점유가 계속되었다. 점유율에서 유리해진 충주는 후반 25분 문정주 대신 인준연을 투입하였다. 득점력이 어느 정도 있는 인준연으로 하여금 어떻게든 동점골을 뽑아보겠다는 교체 의도로 보였다.

 

  충주는 미드필더들과 수비수들이 공을 돌리다가 롱패스로 3톱에 전달하는 패턴을 고수하였다. 충주 미드필더 진영에서 계속 도는 패스를 안양 미드필더 4명은 적극적으로 달라붙기보단 최대한 자리를 지켰다. 견고히 벽을 쌓은 덕에 중앙으로의 패스를 허용하지 않고, 측면 공격과 중거리 슛을 유도하였다.

 

  대신 주로 남궁도가 수비에 가담하여 중원에서 도는 패스가 그냥 흐르지 않게 방해를 해주었다. 하지만 중원에서 충주의 패스 흐름을 끊으려다가 파울을 내주면서, 프리킥 등을 자주 내주게 되었다. 다행히 제공권에서 유리한 것은 안양이었고, 연이어 세트 피스 수비에 성공할 수 있었다.

 

  후반 28분 안양은 다시 한 번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다. 남궁도 대신 김영남을 투입한 것이었다. 남궁도의 포스트 플레이보단 김영남의 기동력을 활용한 역습을 노리고자 한 것으로 보였다. 점유율이 높은 충주 선수진이 대체로 많이 전진해있어 뒷공간을 노려보기에 김영남의 기동력이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충주가 계속 점유율을 높게 가져가던 후반 38, 안양에게 역습 기회가 찾아왔다. 그리고 이것을 추가골로 연결하는데 성공하였다.

 

추가골1.jpg

  충주의 슈팅을 잡아낸 이진형이 왼쪽 측면의 박성진에게 긴 킥을 시도한 뒤의 장면이다. 이 공을 걷어내려던 박수창이 실수로 공을 놓쳤고, (붉은색 원) 박성진이 여유 있게 공을 잡아낸 뒤 측면 돌파를 시도하였다. (노란색 화살표)

 

추가골2.jpg

  박성진은 인사이드 커팅을 통해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충주의 수비 전환이 늦어지면서 수비수 2명만이 박성진의 전진을 막고 있었다. 안양은 재빠르게 공격으로 전환하여 패널티 박스로 최진수, 조성준이 침투시켰다. 이때 박성진이 조성준의 침투 타이밍에 맞춰(보라색 원) 오른발로 정확한 크로스를 올려주었다. (노란색 화살표)

 

추가골3.jpg

  충주의 수비 전환이 늦었던 탓에 수비 숫자가 부족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조성준을 마크하고 있던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보라색 원) 박성진의 정확한 크로스를 조성준이 다이렉트 슈팅으로 연결하였고, 황규환 골키퍼를 지나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보라색 화살표)

 

  충주에게 점유율을 내준 대신 득점을 가져온 안양의 역습이었다. 특히 박성진은 자신의 특기인 인사이드 커팅 후 패스로 만들어가는 플레이로 다시 한 번 도움을 기록, 2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이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박성진의 활동 지역을 왼쪽으로 옮긴 전술 변화가 적중하였다. 또한 수시로 중앙으로 침투했던 조성준 또한 오랜만에 득점을 올리며 최근 선발 출장에 대한 자신감을 선보였다.

 

  추가골을 내준 이후 뚜찡야의 활동폭이 더 넓어지면서 충주의 공격이 더욱 매서워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안양의 견고한 수비를 뚫기엔 뚜찡야 혼자의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다.

 

  후반 42분 박성진 대신 한동원이 투입되었다. 강원에서 임대 온 한동원의 안양 소속으로서 첫 데뷔이자, 귀환이기도 했다. 더불어 이 교체가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의미는 박성진의 교체 아웃이었다. 5 8 FA 32강 오리지날 클라시코부터 매 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했던 박성진이 처음 교체 아웃된 것이었다. 후반 종료 직전 2점 차 리드의 여유가 있어, 박성진에게 휴식(?)을 주고 한동원의 기량을 점검해보고자 한 것으로 보였다.

 

  한동원도 남궁도처럼 오른쪽 측면으로 많이 침투해주면서 조성준과 연계를 자주 시도하였고, 김병오는 저돌적인 돌파를 선보이며 일대일 기회를 만들기도 하였다. 하지만 후반 45분 안양은 충주의 일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충주 골1.jpg

  박수창이(초록색 원) 패널티 박스까지 오버래핑하던 중, 간결한 패스로 패널티 박스에 침투해있던 임종욱에게(붉은색 원) 패스를 찔러주었다. (초록색 화살표)

 

충주골2.jpg

  이것을 측면에서 임종욱이 한 번 접어서 압박을 따돌린 뒤, 과감한 왼발 슈팅으로 득점을 기록하였다. (붉은색 화살표)

 

  계속 해서 득점을 노리던 충주에게 득점을 허용한 아쉬운 순간이었다. 지금까지 충주의 파상공세를 계속 막아냈던 수비진이기에 더욱 아쉬운 순간이었다.

 

  임종욱의 슈팅 직전의 장면에서 볼 수 있듯이, 안양의 패널티 박스 안으로 많은 충주 선수들이 침투한 상황이었다. 따라서 수비 대형이 견고히 갖춰지지 못했던 상황이었다. 그러다 보니 수비진이 허물어지면서 임종욱에게 패스가 연결될 틈을 만들어주고만 것이었다. 그리고 안양에겐 아쉽게도, 임종욱이 절묘하게 감아찬 것도 유효했다.

 

  추가 시간 5분이란 긴 시간이 주어지면서, 충주의 동점골을 향한 집념이 계속 이어졌다. 인준연의 회심의 슈팅이 골대 바로 위를 스쳐 지나가는 등의 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추가 시간 동안 득점을 올린 것은 충주가 아니라 안양이었다.

 

쐐기골1.jpg

  충주의 공격을 안양에서 걷어낸 것이 충주의 스로인으로 연결된 상황. 하지만 스로인을 전방으로 연결하지 않고, 후방에 있던 박진수에게 연결하였다. (연두색 원)

 

쐐기골2.jpg

  한동원이 압박하기 위해 달려들자, (붉은색 화살표) 박진수가 공을 지키며 일단 물러나고 있었다. 인근에 동료 남대식이 있었지만, 남대식의 앞에 김영남이 있어 선뜻 패스를 주기 쉽지 않았다. 또한 워낙 공격적으로 나선 탓에 거의 모든 선수들이 하프 라인 너머에 있어 주변 지원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었다.

 

쐐기골3.jpg

  결국, 박진수는 황규환 골키퍼에게 백패스를 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때 계속 박진수에게 따라붙던 한동원이 공을 건드려 빼내는 데 성공하였다. 한동원이 공을 빼낸 뒤 서로 충돌하면서 둘 다 쓰러졌다. (붉은색 원) 하지만 공을 김영남이(노란색 원) 바로 가로채며 절호의 공격 기회로 만들어낼 수 있었다. (노란색 화살표)

 

쐐기골4.jpg

  남대식 혼자 김영남을 막아섰지만, 김영남은 과감히 돌파하지 않고, 옆에서 달려오던 최진수에게 내주었다. (노란색 화살표) 수비 전환이 아예 이루어지지 않은 충주였기에 최진수는 아무런 수비의 방해 없이 여유 있게 공을 받아낼 수 있었다.

 

쐐기골5.jpg

  황규환 골키퍼가 뛰어 나왔지만, 최진수가 침착하게 차넣으며 득점, 추가 시간에 추가골을 기록하는 데 성공하였다. (보라색 화살표)

 

  이 득점으로 최진수는 3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3 2도움)를 이어가며 물 오른 기량을 과시하였다. 그리고 긴 부상으로 최근에 프로 무대에 데뷔한 김영남은 프로 첫 공격 포인트(1도움)을 기록하게 되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포기하지 않고 전방 압박을 계속 시도한 한동원의 노력이 컸다. 상대가 공격에 열중하느라 수비 지역에 선수가 없는 것을 노려, 박진수를 압박한 끝에 공을 빼내었다. 그리고 이 공을 김영남이 이어받으며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경기 종료 직전 터진 안양의 추가골로 경기는 31 승리로 끝나게 되었다. 그 결과 안양은 2연승과 더불어 단독 3위에 올라서게 되며, 상위권 도약에 한층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 있게 되었다.

 

 

 

<총평>

 

- 다양한 공격 전술의 변화, 변화의 한 축이 될 것인가?

 

  이번 경기에선 지난 리뷰에서 언급한 안양 축구의 변화의 맥을 더 자세히 짚어볼 수 있었다. 한동안 안양은 중앙 미드필더들의 스루 패스를 받아 이어 가는 속공, 점유율 축구, 패싱 플레이, 김태봉의 과감한 오버래핑 등으로 공격을 전개하였다. 여기에 박성진의 측면 이동, 고경민의 연결 고리 등이 가미되었다.

 

  하지만 이번 경기에선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플레이들이 자주 보였다. 양 풀백들의 활용을 통한 측면 공격 주력, 김원민과 포지션 체인지를 통해 평소보다 왼쪽 측면에서 돌파가 잦았던 박성진, 포스트 플레이에 집중하며 연결 고리가 된 남궁도 등 변화가 있었다. 여기에 김영남과 한동원으로 2톱을 구성해보는 등 기용에서도 실험을 하였다. 그리고 부정확했던롱패스도 많이 개선되며 효율적인 역습을 펼쳐갈 수 있었다.

 

  이러한 부분들은 궁극적으로 공격 패턴의 다양화를 추구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공격 전술이 다양해지면 상대에 맞춰 안양이 내놓을 수 있는 카드들이 많아진다. 한 방법이 막혀도 포지션 체인지나 선수 교체를 통해 다른 방법으로 상대를 공략할 수 있단 것이다. 더불어 현재 여러 차례 만나본 K리그 챌린지 팀들에게 공격 전술이 간파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기에 변화를 주어 대처가 어렵게끔 만드는 효과를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이번 경기에서 보였던 공격 전술의 변화는 꾸준히 사용되거나 변칙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 왜냐하면, 안양이란 팀은 길게 봤을 때 아직 만들어지는 중이다. 그렇기에 시도에 그칠 수 있고, 그대로 도입되어 전술의 한 축이 될 수도 있다. 앞으로 이러한 전술들은 몇 번 더 쓰이며 테스트를 거친 뒤, 정착될 것으로 보인다.

 

 

- 점유율이 꼭 승리의 지표는 아니다.

 

  지난 부천 원정 후반전에 이어 이번 경기 후반전도 점유율에서 4:6으로 밀렸다. 경기에서도 공 주도권을 충주가 가지고 있었고, 많은 슈팅 기회를 만들어가기도 하였다. 그래도 나아진 점은, 지난 경기에선 슈팅이 1개였지만 슈팅 4개에 2골을 기록하였단 점이다.

 

  점유율이 높다는 것은 그 팀이 공을 소유하는 시간이 길어 경기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반대로 점유율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공을 소유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주도권을 잡지 못 하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강팀과 약팀의 경기를 보면, 강팀의 점유율이 많은 것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점유율이 높은 팀이 경기에 유리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축구 상식이다.

 

  하지만 안양이 약팀이라서 점유율이 밀린 것은 아니다. 우선은 충주가 공을 소유한 것을 무리해서 빼앗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대가 계속 패스로 공을 돌리면 공을 빼앗기 위해 자신의 위치를 벗어나게 된다. 그러면 상대가 파고들 공간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수비진이 한 방에 무너질 수 있다. 특히 4명의 미드필더들이 4백 라인과 간격을 잘 조정하여 사이 공간을 지켜야 하는 4-4-2 포메이션에서 한 명이 위치를 이탈하게 되면 사이 공간을 내줄 위험이 커진다.

 

  포메이션 구조상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안양 선수들은 뛰어나가 수비하는 대신, 제 자리를 지키며 벽을 형성하는데 열중하였다. 그 결과 4명의 미드필더들이 4백 라인 앞에서 벽을 형성하며 중앙 공격을 내주지 않을 수 있었다. 대신 2톱들이 하프 라인 아래로 내려와 충주의 패스를 방해해주었다.

 

  또한 안양은 공을 탈취하여 공격으로 전환되는 즉시, 전방으로 연결하는 빈도가 높았다. 공을 계속 소유하기보단 전진하여 공격하는 데 집중했다는 것이다. 물론 백패스를 통해 완급 조절을 시도하였지만, 완급 조절 뒤 바로 측면 공격이나 롱패스로 전진하였다. 그래서 안양 선수들이 공을 소유하는 시간이 짧았고, 점유율 또한 낮을 수밖에 없었다. 이번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안양의 역습이 더욱 날카로웠기 때문에, 31이란 스코어를 만들 수 있었다.

 

  계속 전진 패스를 시도하면서 속공으로 오히려 상대를 무너뜨리는 것이 역습 전술의 핵심이다. 특히 앞으로 상무, 경찰, 광주 등 강팀들과의 힘든 일정 속에서 이러한 전술이 효과적일 수도 있다. 3팀은 안양을 상대로 상당히 공격적으로 나서기 때문에, 그 틈을 노려 역습을 적중시키기 수월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습의 정확성이다. 공격 기회를 많이 만들어낼 수 없기에 역습을 적중시킬 기회 자체가 많지 않다. 그걸 극복하기 위해 위에서 설명한 다양한 공격 전술의 변화가 생기지 않을까하는 추측도 해본다.

 

  이제 단독 3위로 올라선 만큼, 상위권 입성에 박차를 가할 타이밍이다. 그러기에 앞으로 다가올 강팀들과의 경기에서 이번 경기에서 선보였던 부분들이 발휘될지, 그리고 효과가 클지 지켜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경기 기록> - 출처 : 연맹 홈페이지

경기 기록.JPG


  • ?
    최동은 2013.08.31 21:12
    잘 봤습니다.^^bbb
  • ?
    맹익재 2013.08.31 21:44
    수고하셨습니다 ^^
  • profile
    양정무 2013.08.31 22:23
    잘 봤습니다 ^^
  • ?
    김선양 2013.08.31 23:46
    어려운 일정에도 소중히 작성해주신 리뷰 감사합니다.
  • ?
    최진환 2013.09.01 09:16
    그래서 재원아 오늘은 누가한테 걸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profile
    우제간 2013.09.01 09:27
    오늘도 글로 경기를 봅니다
  • ?
    조연상 2013.09.01 14:54
    잘 봤습니다~
  • ?
    최지은 2013.09.03 13:33
    3-1 로 가는 발판을 마련해준 동원선수가 어찌나 이쁘던지..ㅎㅎㅎㅎㅎ
    그래서 나는 또 45점을 벌었곸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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