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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래 MATCH REVIEW를 미디어 - MATCH REVIEW 게시판에 연재하였지만,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의견 등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리뷰부터 운영 방침을 변경, 먼저 자유게시판에 올린 후  다음 경기 전, (없는 경우 약 1주일 후) MATCH REVIEW 게시판으로 옮기기로 하였습니다.

갑작스런 운영 방침 변경으로 혼선을 드린 점 양해 부탁드리며, 더욱 알찬 리뷰로 보답드리겠습니다.


* 작성 : A.S.U RED 미디어팀 최재원, 손동주



발묘조장(拔錨助長) -급하게 서두르다 오히려 일을 망친다-

714, FC 안양 vs 상주 상무

 

  기나긴 장마가 계속되고 있다. 동시에 날씨 또한 궂다. 이처럼 안양은 이번 경기 포함, 최근 3경기가 여름 장마처럼 궂은 일정이며 상대였다. 경찰 축구단과, 고양 Hi-FC, 상주 상무. 3연전의 상대들은 안양을 다른 팀들에 비해 안양을 유독 고전하게 한 상대였고 상대이다.

 

  세 번째로 상대하게 된 상주와의 원정경기. 이전 두 번의 경기는 11. 분명 상주가 강한 상대이기는 하지만, 안양은 1패 뒤 더욱 강해져 놀라운 역전승으로 1승을 하였다. 날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는 안양이기에 이번 경기도 충분히 승산이 있었다. 다만, 경기 전에 내린 비로 경기장이 젖어 있어 수중전처럼 경기 플레이에 어려움과 변수가 존재한다는 것이 우려되었다.

 

  안양은 이번 상주전에도 4-4-2 전술을 사용하였다. 이전에 상대했던 고양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전술로 상주를 상대하였다. 미드필더진과 수비진의 간격을 좁혀 상주의 강력한 공격을 차단하고 역습과 속공을 통하여 공격의 활로를 열어가는 전술. 이전 경기에서 사용했던 전술이라 경기가 시작됨과 동시에 집중력 있게 전술을 바로 이행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전반 10분 만에 상주의 공격을 차단하고 바로 이어간 속공이 자리 잡히지 않은 상주의 진형을 날카롭게 파고들어 선취점을 올렸다.

 

  안양의 선취점 이후, 상주는 방심한 틈에 실점한 것이 약이 되었는지 굳센 피지컬과 강한 공격력을 앞세운 전술로 마치 폭격을 하듯이 안양의 골문을 공략하였다. 상주는 안양의 전술의 빌드업을 피지컬을 통한 수비로 차단하고 이를 활용한 전술로 빌드업을 다져가 강력한 공격에 힘을 실었다. 이에 안양은 상주의 강력한 공격에 고전하였지만, 수비진의 집중력과 이진형 골키퍼의 선방으로 잘 수비해 나갔다. 하지만 상주의 미드필더진의 포스트 플레이와 공격진의 연계, 기동력을 통한 안양 수비라인을 붕괴하는 플레이로 두 골을 연달아 내주게 되었다.

 

  상주에게 동점골과 역전골을 내주고 안양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였다.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기 위해, 그리고 다시 역전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상주까지 원정을 온 RED를 위해 선수들은 뛰고 또 뛰었다. 그러한 마음이 느껴질 만큼 선수들은 경기마다 열심히 뛰었다. 분명, 이번에도 선수들은 그렇게 뛰었다. 그런데 전에는 거의 보이지 않았던 패스 미스와 선수 간의 호흡이 어긋나는 모습이 종종 보였다. 다급함이었다.

 

모든 선수가 필드 위에서 열심히 뛰는 모습은 그대로였다. 하지만 다급함이 담겨있다는 것이 이전의 모습들과의 차이였다. 이전의 안양은 실점하더라도 차분하게 패스 & 무브를 통한 경기력으로 많은 역전승을 이루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이런 모습과는 달랐다. 상주의 강한 공격과 압박, 그리고 이른 시간에 두 골을 내준 사실에 다급해진 것이었을까? 패스 & 무브가 패스 미스와 호흡의 어긋남으로 잘 연계되지 못하였다.

 

  후반전 내내 고군분투하면서 고경민, 김병오, 김원민의 교체와 후반 막바지에 발휘한 뒷심으로 후반 46분에 김병오의 동점골로 극적으로 패배를 면하였다. 또다시 안양극장이 개관하였다. 안양의 집중력과 뒷심의 발휘로 다급함을 넘어 안양만의 경기력을 발휘하여 값진 동점골을 성공하였던 것이다. 다시 한 번 안양의 저력을 보여준 것이었다.

 

  안양은 여타 팀들과 다르게, 어려운 상황일수록 높은 집중력과 선수 간의 연계로 경기력을 발휘해 풀어나가는 것이 크나큰 장점이다. 그런 안양이 이번 상주전에는 다급함으로 그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필자들은 그 다급함이 상주의 피지컬을 앞세운 강한 공격과 압박으로 평정심을 유지 못하여 비롯된 것으로 생각한다.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하였다. 아직 더욱 성장해야 할 안양에게 새로운 경험이 되었을 것이고 이에 대한 과제가 부여된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러한 성장통을 겪고 더욱 성숙해질, 또한 경기에서 발휘할 잠재력이 무한한 안양의 성장한 모습이 기대된다.

 

  장마를 지나 원정온 상주와의 경기에서 안양은 어떠한 전술로 경기를 풀어나갔는지, 상주에게 고전한 점은 어떤 것인지, 선취골과 실점, 동점골은 어떠한 모습이었는지 리뷰해보도록 하겠다.




<선발 라인업>

 선발 라인업.JPG


- 4-4-2 포메이션, 다시 한 번

 

  지난 66일 경기와 똑같은 4-4-2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임하였다. 그 당시 2톱이었던 남궁도 박성진이 그대로 기용되었고, 중앙은 최진수 박정식 콤비가 똑같이 기용되었다. 수비진에서도 가솔현 대신 돈지덕이 기용된 걸 제외하곤 그대로 기용되었다.

 

  대신 주현재가 오랜만에 선발 출장으로 모습을 드러내었다. 기동력이 좋은 주현재를 활용하여 빠른 역습을 노려보겠단 의도에서였다. 그리고 최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조성준이 다시 한 번 기용되었다.


  공격적인 상주에 대비해서 선수비 후역습을 선보일 거라 예상된 안양이 어떻게 역습을 풀어가고, 어떠한 방법으로 수비에 나설지가 관건이었다. 최근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주는 최진수 - 박정식 콤비가 어떻게 공수 간의 연결 고리가 되어주느냐에 따라 달릴 것으로 예상되었다.

 



<전반전>

 

- 넓어진 공수 간격에 대처하는 안양의 자세

 

  안양은 미드필더진과 수비진의 간격을 좁게 가져가는 수비적인 경기 운영을 보였다. 상주의 역동적인 이근호 김동찬 2톱과 둘을 확실하게 받쳐주는 이상호 김재성 이호 하성민 미드필더진이 매섭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안양은 아예 공간을 내주지 않아 공격을 봉쇄하고자 미드필더들이 많이 내려와 주며 수비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안양의 밀집 수비.jpg

  하지만 이 경우, 전방 2톱과의 거리가 멀어지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아무래도 역습을 통해 득점을 노려야 하는 안양으로선 공수 간격이 멀어지는 것은 어떻게 보면 치명적이다. 또한, 과거 공수간격이 벌어지는 문제로 역습이 잘 풀리지 않았던 적도 있었다. 대역전승을 거뒀던 616일 수원 FC전은 과감하게 수비 라인을 전진 배치하여 이 문제를 극복했다. 하지만 공격력이 강력한 상주에게 수비 라인을 올린다는 것은 상당한 위험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문제인 것이다.

 

상주 많은 공격 숫자.jpg 

  상주는 전력 우위를 바탕으로 안양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이근호, 김동찬 2톱이 안양 4백 라인에 가까이 붙어 있고 미드필더진도 많이 올라가 있었다. 위의 사진처럼 2톱과 4명의 미드필더들이 한꺼번에 공격에 나서곤 하였다.

 

수비진의 전진 배치.jpg

  대신 정호정과 방대종 두 중앙 수비수도 많이 올라가면서 빌드업에서 중요한 부분을 맡았다. 위의 사진처럼 최철순, 백종환 양 풀백들이 측면으로 많이 전개될 경우에 한해서였다. (붉은색 원) 그러면 정호정 방대종은 하프 라인까지 진출하여 롱패스나 측면 전개로 빌드업을 담당해주었다. 빌드업을 수비수들에게 맡겨 미드필더들을 공격 지역에 계속 보내기 위함이었다.

 

  이처럼 상주는 공격적으로 나서며 안양을 압박하였다. 하지만 이로 인해 수비진 뒤의 뒷공간이 많이 만들어지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그리고 상주는 공격이 막힌 후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 시, 공수 간격이 벌어지는 상황이 연출되었다. 공격에 많은 인원이 투입되어서였다. 안양은 이 점을 노려 속공을 통한 역습과 정확한 패스를 동반하는 지공으로 상주를 공략했다.

 

  먼저 속공부터 살펴보면, 공격 전개에 변화가 있었다. 그동안 안양은 두 중앙 미드필더의 패스로부터 속공을 시작하였다. 하지만 안양의 중앙 미드필더들은 대체로 멀리서 높게 띄워 주는 롱패스보단, 낮게 깔리는 스루 패스 등에 더욱 능하다. 그리고 이런 패스를 하려면 어느 정도 전진을 해야 정확하게 시도할 수가 있다. 게다가 이번 경기에 나선 최진수 박정식 콤비의 수비에 주력하기 위해 뒤로 많이 빠져 있었다. 패스하기 위해 전진하는 동안 지연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따라서 이 둘이 올라가는 시간 동안 상대가 수비 전환을 끝내버리면 속공 기회가 무산되는 것이다.

 

  그래서 안양은 김태봉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태봉은 안정적인 수비력을 바탕으로 활발한 오버래핑을 갖춘 풀백이다. 거기에 기동력도 상당히 좋은 편이다. 이번 경기에서 안양은 기동력 좋은 김태봉에게 바로 공을 전달, 빠르게 치고 올라가게 하였다. 중앙 미드필더들이 공격으로 전환하는 지연을 김태봉의 돌파로 만회하고자 한 것이었다.

 

  김태봉은 돌파를 통해 2가지 선택을 하였다. 상주 수비가 어느 정도 갖춰지거나 전방 압박이 강한 경우 짧은 패스로 지공으로 전환하였다. 반대로 수비가 정돈되지 않았다 싶으면 직접 돌파하거나 스루 패스로 재빨리 최전방에 공을 공급해주었다. 이 경우 안양은 빠르게 속공으로 공격을 이어갈 수 있었다.

 

  전반 10 주현재의 선취골도 김태봉의 발에서 시작되었다.

 

주현재 선취골1.jpg

  이진형 골키퍼로부터 공을 받은 김태봉이 재빠르게 치고 올라가는 장면. (붉은색 원) 이 상황에서 상주의 전방 압박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 그리고 하프라인 지점에서 스루 패스를 시도하였다. (붉은색 화살표)

 

주현재 선취골2.jpg

  김태봉의 선택은 탁월하였다. 상주 왼쪽 풀백 최철순이 많이 나와 있어 조성준에게 공간이 생겨났기 때문이었다. (노란색 원)

 

주현재 선취골3.jpg

  김태봉의 스루 패스를 받은 조성준은 안쪽의 박성진에게(파란색 원) 재빨리 패스하였다. (노란색 화살표) 하지만 박성진이 슈팅을 시도했지만 놓치면서 공이 뒤로 흘렀다. 이 때 상주의 공수 전환이 늦어져 4백 라인만이 수비하고 있는 상황. (붉은색 원) 반면 안양은 2톱과 양 윙어가 역습에 나서서 44 상황이었다.

 

주현재 선취골4.jpg

  하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어 안쪽으로 침투하던 주현재에게 전달이 되었다. 상주의 4백 라인이 남궁도 박성진 2톱에게 몰려 있었고, 미드필더들의 수비 가담이 늦어져 주현재에게 충분한 공간이 생겨났다. (보라색 원)

 

주현재 선취골5.jpg

  주현재는 지체 없이 바로 슈팅을 시도하였다. 잔디가 젖어있던 탓에 주현재가 깔아 찬 슈팅이 상당히 빨랐고(보라색 원) 상주 김호준 골키퍼가 손 쓸 틈도 없이 공은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김태봉의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활용한 역습에서 나온 선취골이었다. 그리고 상주의 공수 전환이 늦어진 것을 잘 이용한 속공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안양에서의 첫 골이자 프로 데뷔골을 넣은 주현재의 침착함도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이후 전반전 동안 이와 같은 속공 장면이 자주 나오지 못했다. 상주는 공수 간격이 자주 벌어지는 것을 전방 압박을 통해 만회하려고 했다. 따라서 피지컬을 앞세워 안양 수비진과 미드필더들을 압박, 공격 전개가 빠르게 이어지지 못했다. 결국 안양의 공격은 사실상 속공보다는 지공에 치중하여 전개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지공 상황을 살펴보자. (여기서 지공 상황이란 안양의 골킥 상황이나 상주가 수비 전환 후의 상황들을 일컫는다.) 


  상주는 피지컬을 내세운 지속적인 전방 압박으로 안양의 수비진으로부터의 공격 전개, 즉 빌드업(build-up)을 방해하려고 했다. 미드필더 지역에서도 이호를 중심으로 거세게 압박하여 안양의 빌드업을 방해하였다. 바로 지난 고양전에서도 고양이 만만치 않은 전방 압박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상주의 압박 강도가 고양보다 한 수 위였다.

 

  지공 상황에서 안양은 짧은 패스를 통한 패싱 플레이를 선보였다. 미드필더들 중심으로 패스를 짧게 주고받으며 점차 전진하고자 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라운드가 미끄러운데다 상주의 압박이 강하여 패스 미스가 자주 나기도 하였다. 그리고 상주의 압박에 우선 점유율을 유지하고자, 무리하지 않고 뒤로 물렸다가 다시 전진하곤 하였다.

 

  그리고 다시 전진할 때는 롱패스 활용을 평소보다 많이 해주며 공격을 풀어갔다. 주로 김효준이 최전방에 롱패스로 공을 보내주었다. 아무래도 상주가 전방 압박을 위해 수비 라인이 전진하는 것을 노린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제공권에서는 상주가 우위를 보였다. 롱패스가 주로 측면으로 전개되면서 남궁도의 포스트 플레이를 활용하는 부분이 적었다. 또한, 남궁도가 제공권 싸움에서 밀리면서 공을 따내 주지 못했다. 그리고 이런 롱패스 플레이를 평소 잘 하지 않았던 터라, 선수 간 호흡이 잘 맞지 않은 점도 작용하였다. 롱패스 활용으로 공격 전개에 다양함을 주려고 했지만, 아쉬운 부분이 더 컸다.

 

  그래도 조성준과 주현재가 계속해서 측면에서 흔들어주며 공격을 풀어가려 노력하였다. 조성준은 김태봉이 오버래핑하면 가까이 다가가 패싱 플레이를 도와주고, 롱패스를 받기 위해 부지런히 뛰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주현재도 자신의 기동력을 선보이며 직접 슈팅을 시도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주전 왼쪽 윙어 박병원과 다르게 중앙으로 파고들거나, 미리 침투하는 등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공이 잘 전달되지 않으면서, 안양의 공격이 서서히 멎어가기 시작하였다.

 

 

- 상주의 융단 폭격에 당하다

 

  이근호 김동찬 2톱의 전진, 거기에 맞춘 미드필더들의 전진과 양 풀백의 전진 등 상주는 공격적인 자세로 경기에 임했다. 공수 간격이 벌어지는 점을 적극적인 전방 압박으로 보완하는 등의 전술적인 움직임도 좋았다.

 

  상주의 공격은 말 그대로 융단 폭격에 가까웠다. 안양이 미드필더 수비진 간의 간격을 좁혀놓으며 내려앉은 것을 보고 롱패스를 적극 활용한 것이었다. 우선 이호와 김재성이 중원에서 수비진과 패스를 주고받으며 빌드업을 다져갔다. 둘은 주로 공을 측면으로 전개하기도 하였다. 둘이 전진해있으면 중앙 수비수들이 올라와 패스를 넣어주는 등 적극적인 빌드업도 서슴지 않았다. 이는 남궁도 박성진 2톱이 최소한의 압박만을 가했기 때문이었다.


방대종 빌드업.jpg백종환 빌드업.jpg

<왼쪽은 방대종의 롱패스, 오른쪽은 백종환의 롱패스. 이처럼 수비수들이 빌드업을 맡아주면서 미드필더들도 공격에 적극 가담할 수 있었다.>

 

  이런 빌드업의 과정은 측면 돌파로도 이어졌지만, 안양 패널티 박스를 향한 롱패스가 주로 이루어졌다. 주로 오른쪽 풀백인 백종환과 중앙 수비수 방대종이 계속해서 롱패스를 시도하였다. 미드필더들도 때로 번갈아 롱패스를 시도하기도 하였다. 누가 롱패스를 하던 간에 롱패스들은 상주의 2톱을 향했고 흡사 안양 패널티 박스로 융단 폭격을 하는 모양새였다.

 

  상주의 2톱인 이근호 김동찬 2톱은 제공권이 뛰어나지는 않다. 대신 K리그 클래식 여느 공격수 못지않은 기동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상주로서는 안양의 1차 저지선인 안양의 미드필더를 넘기는 롱패스로 한발 앞서 2톱에게 공을 보내려고 한 것이었다.

 

  안양의 4백 라인 중 중앙을 구성하는 김효준 돈지덕 콤비는 제공권으로는 K리그 챌린지에서 쉽게 밀리지 않는다. 뛰어난 위치 선정으로 장신 공격수들을 무력화시킨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와 다르게, 공격수의 머리를 노리지 않고 앞서 노리는 롱패스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김효준 돈지덕 콤비의 패널티 박스 장악력은 좋은 편이지만, 이근호와 김동찬의 기동력이 사실상 한 수 위였다. 어떻게든 둘에게 공이 전달되기만 하면 기동력에선 우위인 상황이었다. 상주는 가장 단순하지만, 효율적인 방법으로 롱패스를 선택한 것이었다.

 

  물론 그냥 당할 안양의 수비진이 아니었다. 계속 공중볼을 끊어내고, 미드필더들의 도움을 받아 상주의 측면 공격을 저지하였다. 그리고 패널티 박스를 장악하면서 상주의 2톱을 움직임을 봉쇄하였다. 여기에 이진형 골키퍼의 선방과 공중볼 처리가 합쳐지면서 단단히 빗장을 걸어 잠그는 듯했다.

 

  하지만 전반 34분 이근호의 발에서 동점골이 터져 나왔다. 상주의 융단폭격이 먹혀들어간 것이었다. 뒤에서 날아온 롱패스가 패널티 박스로 향했고, 그것을 2선 침투한 이호가 머리로 공을 따냈다. 그리고 그것을 이근호가 다이렉트 발리슛으로 꽂아 넣었다. 골대 바로 앞이라 이진형 골키퍼도 손을 쓸 수 없었던 슛이었다.

 

첫 실점 장면.jpg

  패널티 박스로 롱패스가 날아드는 순간의 장면이다. 이호가 갑작스레 2선에서 침투하면서 4백 라인의 순간적으로 흔들렸다. (붉은색 원) 그리고 그 사이를 틈 타 재빠르게 침투한 이근호를 순간적으로 놓친 것이었다. (노란색 원) 따라서 이근호는 수비수의 방해 없이 미리 자리를 잡고 있을 수가 있었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이호의 2선 침투로 수비진의 혼선, 이근호 마크 실패 등이 겹쳐 내준 실점이었다.

 

  그러나 안양의 실점은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얼마 지나지 않은 전반 39분 김동찬에게 역전골을 허용하고 만 것이었다. 이번에는 2톱의 기동력이 안양 수비를 무너뜨린 것이었다.

 

  상주의 패널티 박스 안의 패스를 막던 중, 수비 발에 맞으면서 골문 쪽으로 튀고 말았다. 그리고 공을 향해 먼저 움직인 것은 김동찬이었고, 강력한 슈팅이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상주의 융단 폭격과 그 속에 숨겨진 기동력이 연달아 안양 수비진을 무너뜨린 것이었다.

 

  사실 안양은 공중볼 싸움, 즉 선 굵은 롱패스 축구에 대해선 방비가 잘되어 있었다. K리그 챌린지 대다수 팀이 선 굵은 축구를 앞세우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상대가 기동력을 앞세우는 데는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이 부분을 김효준 돈지덕의 패널티 박스 장악, 그리고 미드필더들과의 협력 수비로 보완하였다. 그러나 상주의 융단 폭격과 2톱의 기동력이 그보다 위였다고 볼 수밖에 없었다.

 

  역전에 성공한 상주는 무리하게 공격하지 않고 공을 돌리며 점유율을 높이는데 치중하였다. 그래도 날카로운 안양에게 공격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전방 공격의 매서움이 떨어진 안양은 공격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그대로 전반전의 끝을 맞이하게 되었다.

 

 

<후반전>

 

- 안양의 발목을 잡은 문제, ‘다급함

 

  안양과 상주는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선수 교체를 하였다. 상주는 백종환 대신 고재성을 투입하여 측면 공격을 강화하였다. 그리고 안양은 남궁도 대신 고경민을 교체하였다. 남궁도의 포스트 플레이가 계속 막힌 점도 있었고, 속공과 지공 상황에서 유연하게 움직이고 빠른 고경민을 기용하고자 한 것이었다.

 

연결고리 고경민.jpg

<위의 사진처럼 고경민은 벌어진 공격수 - 미드필더 간의 간격 사이에 위치하여 공수의 '연결 고리'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다. 고경민이 연결 고리 역할을 해주며 안양의 역습이 조금 더 부드럽게 풀릴 수 있었다.>

  아마도 선수 스타일 상의 차이에서 나온 교체로 여겨진다. 남궁도는 패널티 박스에서의 포스트 플레이가 좋고, 박성진은 측면으로 빠지는 움직임이 좋다. 하지만 대신 미드필더와의 연결 고리역할을 하는 능력은 고경민이 더 나은 편이다. 따라서 미드필더와 가까이 위치, 기동력으로 공을 운반해줄 수 있으며 지공 상황에선 직접 해결하거나 찬스 메이킹을 해주는 고경민을 투입한 것으로 보였다. 상주의 공수 간격이 때때로 벌어지는 것과 속공의 기회를 더 잘 살리기 위함이었다.

 

  공격 전개는 김태봉의 오버래핑 등 크게 다르지 않았다. 고경민이 내려와서 공을 받아주는 차이점밖에 없었다. 그리고 후방에서의 스루 패스와 롱패스가 번갈아 안양 공격진에 공급되었다.

 

  하지만 안양의 발목을 잡은 것은 상주의 강한 압박보다 다급함이었다. 우선 비가 온 뒤라 그라운드가 젖어 있어 공의 흐름이 빠르고, 볼 터치(ball touch)가 잘 안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동점골을 위해 빠르게 움직이다 보니 패스 미스가 계속 이어졌다.

 

  지공 상황에서 패싱 플레이로 차근차근 풀어가야 하는데, 오히려 다급함이 패스 미스를 계속 만들어낸 것이었다. 거기다 공을 받고 돌파하는 과정에서 볼 터치가 길어져 공을 놓치는 문제도 발생하였다.

 

  그리고 부정확한 패스가 연달아 이어졌다. 후방에서 날아오는 패스들이 앞의 동료의 움직임, 동선을 고려하지 않기도 하였다. 전혀 호흡이 맞지 않는 것 같은 장면이 연달아 이어졌다. 안양 특유의 패싱 플레이의 핵심인 조직력이 살아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은 후반 13, 한 차례 더 공격을 강화하는 교체를 시도하였다. 상주의 거칠고 강한 압박에 고전하던 조성준 대신 피지컬이 좋은 김병오를 투입한 것이었다. 준수한 테크닉도 장착한 김병오로 하여금 고경민을 지원하여 패싱 플레이의 정확성을 높이고자 하는 의도의 교체로 여겨졌다.

 

  김병오는 고경민과 동선이 겹치지 않는 선에서 중앙 침투를 시도하였다. 김병오의 중앙 침투가 이루어지면 박성진이 왼쪽으로 살며시 빠지는 등 3톱처럼 변하였다. 대신 김병오가 빠진 우측엔 김태봉이 치고 올라와 메워주며 크로스를 계속 시도하였다. 주현재는 박성진이 측면으로 빠지면 중앙, 아니면 직접 측면 돌파를 시도하여 왼쪽 측면의 활기를 더해주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안양의 공격은 쉽게 풀리지 않았다. 호흡이 맞지 않는 패스 미스는 여전했고, 상주의 날카로운 역습을 내주기도 하였다. 패스를 내줘도 호흡이 맞지 않아 기회를 놓치고, 타이밍을 빠르거나 늦게 가져가 끊기기 일쑤였다. 공격 지역에서 볼의 흐름이 끊기는 일이 자주 벌어졌다. 문제는 교체로 들어온 선수들도 몸이 덜 풀린데다가 다급함을 떨치지 못하면서 교체 투입으로 탄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상주는 안양의 부진을 놓치지 않았다. 전방 압박을 적절히 가하며 중원에서도 안양의 공격을 수월히 차단하였다. 소유권을 계속 가져오며 안양의 공격 기회도 내주지 않았다. 패널티 박스까지 전진해도 무리하지 않고 천천히 공을 돌리며 점유율을 유지하였다. 그러다가도 안양이 틈을 보이면 빠른 기동력으로 융단 폭격을 가했다. 도리어 안양의 골문을 위협한 것이었다. 이처럼 상주는 안양과 정반대로 여유 있게 경기 운영을 가져갔다.

 

  패스 & 무브를 통한 패싱 플레이는 상당히 까다로운 전술이다. 패스를 정확히 내주고 바로 움직여 패스를 받을 공간을 만드는 등 동료와의 호흡과 더불어 테크닉과 체력, 시야 등을 요구한다. 그리고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기 위한 집중력, 판단력 등 정신적인 부분도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전반전 동안 안양 선수들에겐 전자가 있었지만, 후반전 동안엔 후자가 부족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급함은 긴장감을 낳고, 긴장감으로 발에 힘이 들어가며 부드러움이 필요한 패싱 플레이가 잘되지 않은 것이었다. 다급함은 빌드업 과정에서도 악영향을 끼치며 전진 패스가 계속 차단되는 문제가 발생하였다.

 

  안양이 다급함에 서서히 말리며 부정확한 패스가 이어진 것은 상주에게는 호재였다. 상주로서는 점유율을 유지하면서 안양의 공격 기회를 줄여버릴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국, 공격이 잘 풀리지 않으면서, 오히려 상주에게 주도권을 계속 내주는 등 악재가 겹쳤다. 점차 안양의 앞길에 암운이 드리워지는 것 같았다.

 

 

- 다시 한 번의 뒷심이 만들어낸 동점골

 

  안양은 급히, 상주는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갔지만, 경기 자체의 템포, 진행 속도는 빨랐다. 상주도 지키는 축구만 하지 않고 지속해서 공격을 시도, 추가골을 노렸다. 물론 동점골을 위해 안양도 빠르게 공격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계속해서 안양은 흐름을 공격에 치중하였다. 김태봉의 운반과 예리한 스루 패스, 후방에서의 스루 패스와 롱패스 등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렇게 해서 후반 21분 고경민이 롱패스를 받아 수비수 3명을 이끌고 돌파, 쇄도하는 박성진에게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그러나 타이밍 맞춰 나온 김호준 골키퍼가 먼저 가로채며 찬스가 무산되었다. 그렇지만 후반전 첫 공격 장면이었다.

 

  위의 기회를 기점으로 점차 안양의 공격이 상주 패널티 박스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김태봉 중심으로 오른쪽에서부터 공격이 시작되었다. 스루 패스나 긴 패스로 전방에 양질의 패스를 공급하며 직접 돌파하거나, 김병오와의 연계를 통해 공격의 활력을 더하였다. 김병오는 좌우 가리지 않고 움직이며 직접 돌파하며 여러 차례 찬스를 만들어보려고 시도하였다. 그리고 고경민은 연결 고리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공격 전개가 끊이지 않게 노력하였다

 

  반면 상주의 공격은 좌우 가리지 않고 골고루 파고들며 공격을 시도했다. 지공 상황에서는 빠르고 짧은 패스로 그라운드를 넓게 쓰면서 안양 수비를 공략하였다. 공의 전진 자체는 전체적으로 보기엔 느렸지만, 공의 흐름은 상당히 빨랐다. 그래서 안양의 미드필더들도 섣불리 나서 공을 끊지 못했다. 무리하게 상주의 패스를 끊어내려다가 틈을 내줘, 상주 2톱의 기동력에 당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미드필더들은 4백 라인 바로 앞에 서서 상주의 전진 패스가 이어지지 못하도록 막는데 치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안양이 상주의 공격을 끊어내는 지점은 대부분 패널티 박스에서였다. 그리고 바로 역습을 전개하는 등 속공을 노렸지만, 상주의 피지컬을 앞세운 전방 압박과 부정확한 패스로 공 소유권을 내주고 말았다. 그래도 안양은 좌우 골고루 활용하며 계속해서 역습을 노렸다.

 

  상주는 1점 차 리드를 오히려 공격으로 굳히려는 듯 공격적인 교체 카드를 꺼냈다. 김재성 대신 이승현을 먼저 투입하였다. 그리고 나중에 후반 38분 김동찬 대신 이상협을 투입하여 공격에 힘을 실었다. 기동력이 좋은 이승현을 투입해 안양 수비를 충분히 흔들어놓은 뒤, 마지막엔 제공권도 어느 정도 갖춘 이상협으로 안양의 숨통을 끊겠다는 의도였다.

 

  안양도 마지막 교체를 하였다. 가벼운 부상이 있어 보였고, 수비까지 가담하느라 체력이 많이 소진된 주현재 대신 김원민을 투입하였다. 이 마지막 교체는 공격 전개에 유연함을 불어넣겠단 의도였다. 김원민은 간결한 테크닉으로 공을 잘 지키고, 상대 수비를 끌어낸 뒤 옆으로 패스를 잘 내주기 때문이다. 주현재의 직선적인 돌파로 충분히 흔들었다면 박성진과 연계를 더 활용하여 상주의 수비를 뚫겠단 의도였다.

 

  서로가 공격적인 교체를 가져갈 만큼 경기도 공방전으로 변화했다. 상주도 점차 공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하면서 불이 붙은 것이었다.

 

  후반 33분 위협적인 장면이 연출되었다. 안양의 압박이 쏠린 틈을 타 패스가 빈 공간에 있던 김동찬에게 연결되었고, 2톱이 기동력으로 순식간에 골대까지 파고든 것이었다. 이근호의 절묘한 패스에 김동찬의 슈팅으로 마무리되었지만, 골대에 빗나가고 말았다.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아서 천만다행인 장면이었다.

 

  김병오의 파워, 그리고 고경민과 박성진의 활발함에 김원민의 유연함이 더해지면서 안양의 공격이 점차 살아나기 시작하였다. 자주 중앙으로 진출한 김원민은 유연하고 간결한 테크닉으로 상주의 압박을 벗겨 내며 공 소유권을 지키는 데 성공하였다. 그리고 정확한 패스를 패널티 박스로 보내주는 등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박성진은 김원민이 중앙으로 들어가면 왼쪽으로 빠져주며 계속 김원민과 김병오를 도와주기도 하였다. 고경민도 공을 받은 뒤 전진 패스를 시도하며 패널티 박스 공략의 첨병이 되어주었다. 박정식과 최진수도 전진 패스와 동시에 상주의 역습 1차 저지에 나서는 등 많은 활동량을 보여주었다.

 

  경기 종료가 얼마 남지 않은 후반 46, 다시 한 번 안양의 뒷심이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김호준 골키퍼가 공을 놓친 것을 김원민이 살려내 공격 기회로 만들었고, 이것을 득점으로 연결한 것이었다.

 

동점골1.jpg

  김원민이 탈취한 공이 흐르고 흐르다가 박정식에게 연결되었다. (노란색 원) 박정식은 앞서 있는 최진수에게(붉은색 원) 정확한 패스로 연결해주었다. (노란색 화살표)

 

동점골2.jpg

  공을 받은 최진수의 눈에 빈 공간을 찾아 쇄도하는 김태봉이 보였다. (파란색 화살표) 최진수는 공을 띄워서 주는 로빙 패스로 김태봉에게 연결하였다. (붉은색 화살표)

 

동점골3.jpg

  절묘한 로빙 패스를 받아낸 김태봉은 이어서 바로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다. (파란색 화살표)

 

동점골4.jpg

  크로스를 김호준 골키퍼가 쳐내는데 성공하였다. 그러나 공은 김병오에게 흘러갔다. (보라색 원)

 

동점골5.jpg

  김병오가 바로 슈팅으로 연결하였다. 깔아찬 공은 가속도가 붙었고, 천금 같은 동점골로 작렬하였다.

 

  이 동점골은 다시 한 번 안양의 뒷심이 발휘된 장면이었다. 그리고 경기 내내 끊임없이 이루어졌던 김태봉의 오버래핑과 김병오의 중앙 침투가 만들어낸 귀중한 골이었다. 더불어 다급함을 걷어낸 미드필더들의 정확한 패스들이 밑바탕이 되어주었다. 김병오 역시 프로 데뷔골을 기록하며 점점 올라오는 자신의 기량을 입증하였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 상주의 공격이 이어졌지만, 끝까지 막아내면서 극적인 무승부를 이루어내었다. 다시 한 번 안양의 뒷심이 발휘되며 패배의 암운을 걷어내고, 무승부로 소중한 승점 1점을 가져올 수 있었다.

 

 

 

<총평>

 

- 또 한 번 발휘된 안양의 뒷심

 

  최근 안양의 상승세 원동력엔 뒷심이 있었다. 66일 상주전 역전승부터 안양은 3연속 역전승을 거두었고, 고양전과 이번 경기에서도 후반전 득점에 성공하였다. 특히 이번 경기에선 후반 46분이었고, 천금 같은 동점골이었던 것을 참작하면 뒷심이 더욱 빛을 발한다.

 

  안양에 있어 어려운 원정 중 하나인 상주 원정에서 무승부를 했다는 것은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닌다. 순위 싸움에서 승점 1점을 추가, 적어도 4위 자리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되었다. 승점 간격이 좁은 중위권에서 1점이라도 소중한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객관적 우위인 상주에게서 승점 1점 얻어낸 것도 소기의 성과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뒷심의 법칙을 계속 이어갔다는 점도 성과다. 이 부분은 선수들의 사기, 즉 소위 말하는 멘탈과 관련된 문제이기에 중요하다. 축구는 끝날 때까지 결과는 모르는 법이다. 그리고 그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법을 선수들이 익혀나가고 있다. 우리에겐 끈기를, 상대에겐 긴장감을 안겨줄 수 있기에 좋은 흐름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727일 안양은 경찰 축구단과 3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덴소컵 개최로 미루어졌던 2라운드 경기를 이제 치르게 된 것이다. 이 경기로 안양과 경찰은 부족했던 1경기를 채우고, K리그 챌린지 순위 싸움 구도를 확실하게 정립하게 된다.

 

  과연 이 뒷심이 경찰과의 경기에서 또 발휘될지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 안 풀릴수록 돌아가야 한다

 

  극적인 동점골로 무승부인 점은 긍정적이지만, 경기 내용은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다. 전반전 동안 속공으로 선취골을 뽑아낸 뒤 상주의 융단 폭격을 잘 버티다가 2실점을 내주었다. 그리고 후반전부터 동점골을 위해 계속 공격을 시도하였으나 대부분 막히고 말았다.

 

  상주의 피지컬을 앞세운 전방 압박에 고전하였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안양 선수들의 발목을 잡은 것은 스스로의 다급함이었다. 동점골을 위해 다급하게 공격하다 보니 패스 미스가 자주 나왔다. 상주 수비의 기량이 더 좋다고 볼 수 있지만, 몇몇 장면들은 다소 다급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선수끼리의 호흡이 안 맞는 문제가 계속 이어졌다. 패스 미스의 경우 이전 경기에서도 보였지만, 이런 식으로 호흡이 안 맞는 장면들은 별로 보이지 않았다.

 

  더구나 비가 온 후라 그라운드가 젖어 있어 볼 컨트롤이 쉽지 않고, 상주의 거센 압박이 겹치면서 문제는 심각해졌다. 그래서 안양의 공격이 다른 경기들에 비해서 유독 날카롭지 못했다.

 

  안양의 축구는 기본적으로 패스 & 무브를 바탕에 둔 패싱 플레이다. 패스 & 무브는 기본적으로 선수 개인에겐 패스를 잘 받고 잘 내주는 등 테크닉이 필요하다. 하지만 팀으로써는 탄탄한 조직력이 밑바탕 되어야 가능한 것이 패스 & 무브이다. 그래야 어떤 상황에서도 지속적인 패스 & 무브가 이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멘탈부분에서는 평정심이 가장 중요하다. 자칫 흔들리면 패스 미스가 계속 나는 등 공격이 막혀버리게 된다. 아마 후반전 잦은 패스 미스도 다급함이 평정심보다 앞서 나온 결과로 생각된다.

 

  다행히 다급함보다 강했던 뒷심으로 무승부를 만들어냈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한 보완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축구엔 계속이란 것이 절대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홈 경기 3연전은 순위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경찰 다음 상대인 수원 FC, 광주 모두 같이 중위권 싸움을 하는 팀들이다. 모두 쉬운 상대가 아닌 만큼, 휴식기 뒤 다시 어떤 모습으로 안양의 축구가 펼쳐질지 기대해보도록 하자.


  • ?
    맹익재 2013.07.19 15:31
    잘 읽었습니다 ^^
  • profile
    우제간 2013.07.19 16:59
    잘 읽었습니다
    휴식기 들어가기전 상주라는 대어를 원정에서
    무승부로 마무리 했다는점이 매우 기쁩니다
    앞으로 있을 홈 3연전 역시 기대됩니다
  • profile
    양정무 2013.07.19 18:04
    잘읽었습니다
  • ?
    최지은 2013.07.19 18:38
    언제나 최고!
  • ?
    김선양 2013.07.19 18:59
    경기 후 언제나 이렇게 양질의 리뷰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강팀을 상대로 고전한 경기였지만 근성있는 모습으로 소중한 승점 1점을 얻은 결과는 나쁘지 않네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 ?
    강동영 2013.07.19 22:47
    제가 봣던 경기포인트와 유사하네요
    질 높은 리뷰를 볼수잇어 감사합니다
  • profile
    최진 2013.07.19 23:21
    상주의 동점골을 허용하기바로직전 현재선수가 파울당하고나서
    부상으로 흐름끊기고 곧바로 골이 연결되어서 아쉬웠습니다..

    뭔가 부상이나 교체 흐름이 끊기는공간이 생길때에 점수를빼앗긴 적이 몇번있었지요ㅜㅜ
    주현재선수 부상이 크지않길바래봅니다ㅜㅜ

    글고 동주재원 항상 잘 감사히 읽으며 경기를 되짚어보고있습니당!
    고맙습니다! 그리고 자게에 다시보이는것도 반갑네요:)
  • ?
    조연상 2013.07.23 08:55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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