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9280 추천 수 8 댓글 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게시글 수정 내역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중앙 미드필더(Center Midfielder)

 

  중앙 미드필더는 이름대로 포메이션의 정 중앙에 위치하기 때문에, 공격과 수비 모두 번갈아 활동합니다. 따라서 활동량이 많기 때문에 높은 체력이 필요합니다.

 

중앙 미드필더의 공수 역할.jpg

  공격 상황에선 패스를 통해 빌드업에서 중심을 잡아줍니다. 패스로 공격수들에게 공을 전달하거나, 중앙이나 측면으로 공격 방향을 정해주죠. 그리고 공격수들이 패널티 박스에 침투하면 패널티 박스 정면에 위치, 공격수들을 도와줍니다. 혹은 선수에 따라 패널티 박스로 직접 2선 침투하여 득점을 올리기도 합니다. 또한, 중거리슛으로도 득점을 뽑아내기도 하죠.

 

  수비 상황으로 전환되면, 상대의 패스를 끊어내거나 압박하는 등 상대의 빌드업을 차단하며 중원을 장악해줍니다. 적극적으로 달려 들거나, 뒤로 물러서 하나의 을 형성하여 4백 라인을 보호해주기도 합니다. 팀의 수비 전술에 따라 1, 2차 저지선이 되는 것이죠. 그래서 압박 중심의 현대 축구에서 중앙 미드필더들의 중원 장악이 상당히 중요하죠. 그리고 상대 공격수들이 진입하면 패널티 박스로 들어가 수비진을 도와주거나, 상대의 2선 침투를 막아주는 역할을 맡습니다.

 

중원 사령관.JPG

  정 중앙이란 위치 상 중앙 미드필더는 어느 쪽으로든 패스를 보내기가 가장 용이합니다. 그래서 빌드업과 팀 전체의 흐름을 조율하기 원활하죠. 넓은 시야를 통해 상대 수비에 빈틈이 있다면 그 틈에 전진 패스로 공격을 전개시킵니다. 상대 선수들을 끌어낼 필요가 있다면 백 패스로 공격 템포를 조절하는 것 모두 조율이라고 하죠.

 

  그래서 유능한 중앙 미드필더들이 플레이메이커를 맡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앙 미드필더들에게 중원의 사령관이란 호칭을 붙이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패스 능력이 좋아야 하며 스스로 경기 흐름을 볼 수 있는 넓은 시야 또한 필요합니다.

 

  하는 역할이 많은 만큼 중앙 미드필더는 선수에 따라 성향이 굉장히 다양합니다. 크게는 공격 성향, 수비 성향으로 크게 나누어집니다. 그리고 공격 성향과 수비 성향 안에서 선수 개개인의 차이에 따라 다시 스타일이 나뉘죠. 또한, 공격 성향인 선수들이 공격형 미드필더를, 수비 성향인 선수들이 수비형 미드필더도 소화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물론 모든 선수가 다 그런 건 아니죠. 그만큼 중앙 미드필더의 유형이 상당히 다양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설명에 앞서 한 가지 덧붙이자면, 어떤 성향이라고 그 반대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단지 상대적으로 어떤 능력이 더 돋보이기에 성향을 분류하는 것이니 혼동 없으시길 바랍니다.


  

  공격 성향의 중앙 미드필더 대표적인 선수로는 잉글랜드 리버풀의 스티븐 제라드(Steven Gerrard)가 있죠. 오직 리버풀 한 팀에서만 뛴 원 클럽맨(one club man) 제라드는 정확한 롱패스를 통한 플레이메이킹이 상당히 뛰어납니다. 그리고 2선 침투 후 득점과 중거리슛에 도가 튼 선수입니다. 특히 세컨 볼(second ball)을 득점으로 연결하는 데드볼 스페셜리스트(Dead Ball Specialist)입니다. 그래서 공격수에 버금가는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미드라이커’(Midriker)의 대표적인 선수로 언급됩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잉글랜드 대표팀은 루니의 공격수 파트너로 제라드를 쉐도우 스트라이커로 기용할 정도였으니깐요. 물론 수비력 또한 뛰어납니다. 제라드가 있고 없고에 따라 리버풀의 중원의 무게감이 확연히 달라진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의 선수입니다.

 

  스페인 대표팀과 바르셀로나의 핵심 중앙 미드필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Andreas Iniesta)도 빼놓을 수 없죠. 170cm의 호리호리한 체격이지만 이니에스타는 두 팀의 핵심 중원을 맡고 있습니다.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 정확한 패스로 점유율 축구에 힘을 실어주고, 상대가 틈을 보이면 직접 드리블 돌파해서 찬스를 만들어주는 유형입니다. 양발로 자유롭게 드리블하는 팬텀 드리블’(Phantom Dribble)에 일가견이 있기도 하고요. 라스트 패스도 정확하고, 직접 득점도 자주 노려 세계 최고의 공격 성향의 중앙 미드필더에 꼽힙니다.

 

(스티븐 제라드 12/13 시즌 활약상) 


 

 (스티븐 제라드 롱패스 모음집. 제라드의 플레이메이킹을 볼 수 있죠.)

 

 

(이니에스타의 12/13 시즌 활약상 모음) 

 

(이니에스타 팬텀 드리블 모음 영상. 팬텀 드리블 = 라 크로케타(La Croqueta)의 달인이라고 할 수 있죠.)




  ‘외로움은 항상 따라다니는 것 같아요.’란 명언(?)을 남긴 구자철 선수도 공격 성향 중앙 미드필더에 가깝죠. 대표팀이나 독일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 아우크스부르크에선 공격형과 측면 미드필더를 소화했습니다. 하지만 제주 시절 원래 중앙 미드필더에서 활약하였고, 여느 중앙 미드필더 못지않은 수비 가담과 활동량도 보여주고 있죠. 오히려 공격 재능이 더 뛰어나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게 된 경우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2011년 아시안 컵에서 득점왕을 수상했죠. 원래 소속팀인 볼프스부르크로 복귀한 지금,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안양의 미남 최진수 선수도 안양에서 대표적인 공격 성향의 중앙 미드필더입니다. 그리고 때때로 중거리슛을 날리기도 하면서 순식간에 패널티 박스 안으로도 침투하는 능력이 좋죠. 거기에 시기적절한 오버래핑까지 뛰어납니다. 하지만 롱패스보단 짧은 패스를 통해 공격진과의 연계를 이어가는데 치중합니다. 제라드와는 약간 다른 유형의 공격 성향이죠?

 

  이러한 선수들을 인쿠르소레(Incusore, 이탈리아어로 습격자)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공격형 미드필더와 비슷해 보이지만, 중앙 미드필더에서 공격 성향을 띄는 선수들을 지칭하는 단어에 가깝습니다. 물론 인쿠르소레 유형의 선수들도 공격형 미드필더도 같이 소화하기도 합니다.

 


  수비 성향에선 사비 알론소(Xabi Alonso)가 대표적입니다. 사비 알론소는 주로 뒤에 남아 수비에 치중하는 편이죠. 사비 알론소가 있기에 파트너인 케디라와 전방의 공격진이 안심하고 공격할 수 있죠. 대신 피지컬로 밀어붙이기보단 지능적으로 상대의 패스를 끊어주는 수비를 많이 해주고 있습니다. 수비에 치중하기 위해 공격 가담을 자주 안 하지만, 자신의 장점인 정확한 롱패스로 빌드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사비 알론소 역시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사비 알론소의 레알 마드리드에서의 활약상. 이 사비 알론소를 떠나 보낸 리버풀은 침체기에 빠졌다는 슬픈 전설이...)


 


  최근 K리그 클래식에서 인천의 상승세가 눈에 띕니다. 무엇보다 탄탄한 미드필더진이 장점인데요, 그 중 한 명이 구본상 선수입니다. 구본상은 포스트 김남일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수비력과 몸싸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파트너인 김남일을 잘 도와주면서 수비에 힘을 불어넣고, 공격에도 가담하여 힘을 실어주곤 합니다. 본래 측면도 소화할 수 있어 크로스도 정확하고, 탄탄한 체격도 장점이죠. 아직 데뷔 2년 차라 많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차세대 중원 자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박정식 선수도 수비 성향에 가깝죠. 주로 4백 라인 앞에 서서 수비진을 보호해주고 패스로 공격 전개를 많이 도와줍니다. 다만 알론소와 차이점은 알론소보다 활동량이 많습니다. 그래서 롱패스보단 짧은 패스를 자주 시도하고, 직접 공을 몰고 잘 지켜내는 플레이를 자주 보여줍니다. 또한 땅에 낮게 깔아서 멀리 있는 동료에게 전달하는 롱패스도 상당히 정확합니다. 그리고 패널티 박스 침투도 가끔 해주면서 득점까지 올렸죠. 오히려 레알 마드리드의 루카 모드리치(Luca Modiric)와 비슷한 성향입니다.

 

  수비 성향 선수들도 역시 수비형 미드필더를 소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알론소는 리버풀 시절 수비형 미드필더로 분류되었고, 지금도 수비형 미드필더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하지만 엄청난 체력을 바탕으로 공격과 수비를 동시에 골고루 소화하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Box to Box Midfielder)

 

  공격과 수비 모두 오가는 미드필더를 박스 투 박스 미드필더라고 합니다. (이하 BTB) 여기서 박스(Box)는 패널티 박스를 말합니다. 즉 우리 패널티 박스에서 상대 패널티 박스까지 활약하는 중앙 미드필더를 얘기하죠.

 

  상대 패널티 박스와 우리 패널티 박스까지 모두 활동하려면 상당한 체력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팀에게 있어 든든한 선수입니다. 파트너의 성향에 따라 폭넓게 기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이처럼 전술적인 활용이 높아 팀에 있으면 든든한 선수죠.

 

  공격과 수비 모두 능하기에, 인쿠르소레(Incusore) 유형의 선수와 겹쳐 보입니다. 하지만 인쿠르소레는 공격 성향이 더 높기에 BTB와 같다고 이야기하긴 어렵습니다. 따라서 Universale(이탈리아어로 범용, 즉 완성형)라는 완성형 미드필더를 지칭하는 표현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단어는 최근 잘 사용 안 하고, BTB란 표현이 더 많이 쓰입니다.)

 


  세계적인 BTB를 꼽자면 '유벤투스의 별'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Claudio Marchisio)도 포함이 됩니다. 공격형 미드필더로도 뛸 만큼 공격력도 좋지만, 그에 못지않은 수비력으로 유벤투스와 이탈리아의 중원을 책임지고 있죠. 현재 이탈리아 국적 중앙 미드필더 중 단연 돋보이는 선수라 할 수 있습니다. (잘 생긴 얼굴은 덤입니다.)

 

  그리고 맨체스터 시티의 중원을 도맡는 야야 투레(Yaya Toure)를 빼놓을 수 없죠. 야야 투레는 보기만 해도 위압감 드는 피지컬을 앞세워 수비하고, 공격 가담할 땐 뛰어난 테크닉을 보여주고 있죠. 그래서 맨체스터 시티 경기를 보면 수비에 열중하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공격에 가담해 득점까지 터뜨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때로 공격형 미드필더로도 뛰며 맨체스터 시티 중원에 무게감을 더해주는 든든한 선수죠.

 

 

(잘 생겨서 빛이 나는 마르키시오 스페셜.)

 


 

(덩치에 걸맞지 않게 뛰어난 테크닉도 소유한 코트디부아르의 중원 야야 투레 스페셜.)

 

 

 


  작년 K리그 신인왕에 등극했던 포항의 이명주가 BTB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포항 유스 시스템인 포항제철중 포항제철고를 거쳐 신인답지 않은 실력을 뽐내고 있습니다. 공격이면 공격, 수비면 수비 모두 제 역할을 해주고 있죠. 결정적인 때엔 득점까지 뽑아내고 있습니다. 얼마 전 월드컵 최종 예선에도 출전, 많은 역할을 소화하며 꾸준한 성장세에 놓여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포항의 핵심으로 성정한 이명주는 이번 동아시안컵 대표팀에도 소집되었습니다.

 

 

(이명주라는 이름을 각인시켰던 월드컵 최종 예선 우즈베키스탄 전.)

 

  안양 정재용 선수도 BTB 유형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공격과 수비 모두 넘나들며 팀에 활력을 북돋아 주고 있죠. 이번 시즌 초반엔 전형적인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했죠. 하지만 좀 더 공격적인 역할을 부여받은 뒤 많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수시로 상대 패널티 박스 측면까지 진출하여 공격 기회를 만들어주고, 어느새 수비 가담하여 수비진을 보호해주고 있죠. 그 결과 뛰어난 수비력과 함께 58일 오리지날 클라시코 선취골, 518일 경찰전에서 최진수의 추격골을 도움하는 등 활약을 하고 있습니다.

 

 

- 중앙 미드필더의 전술적 조합과 활용

 

  보통 포메이션 상에서 중앙 미드필더는 2명으로 구성됩니다. 이렇게 두 중앙 미드필더를 묶어서 스페인에선 더블 피보테’(Double-Pivote)라고 하죠. 본래 미드필더를 통한 점유율 축구를 중시해온 스페인에선 중앙 미드필더를 피보테라고 지칭하기 때문이죠. 편의상 2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묶어 더블 피보테라고 하겠습니다.


(: 간혹가다가 피보테를 수비형 미드필더로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하지만 피보테는 공수의 연결 고리 역할을 하는 중앙 미드필더에 가깝죠. 대부분 수비형 미드필더는 볼란테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용어 문제는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더블 피보테는 선수의 능력, 팀 전술에 따라 다양한 조합이 나올 수 있습니다. 같은 공격 성향이라고 해도 드리블이 좋은가 나쁜가, 수비 성향이라고 해도 전진 패스 능력이 좋은가 나쁜가 등에 따라 상당히 다르죠. 그리고 팀 전술이 공격적이냐 수비적이냐, 롱패스 축구냐 점유율 축구냐 등 많은 부분에 따라 더블 피보테의 구성이 팀마다 달라집니다.

 

  조금 더 쉽게 이해되도록 실제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1. 레알 마드리드의 사비 알론소 - 사미 케디라 : 알론소는 수비력이 좋고 롱패스가 능한 선수 , 케디라는 공격과 수비 모두 능한 BTB 유형 알론소는 뒤에 처져 수비에 열중하면서 롱패스를 전방에 공급, 케디라는 알론소의 수비를 도와주면서 적극적으로 공격 가담해주는 역할.


 

2.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폴 스콜스 - 마이클 캐릭 : 스콜스는 공격 가담이 좋고 중거리슛과 롱패스가 좋음 , 캐릭은 수비력이 좋고 롱패스가 능한 선수 둘 다 수비에 중점을 두면서 측면 미드필더에게 롱패스를 시도, 가끔 스콜스가 공격 가담하여 중거리슛 등을 시도. (맨유가 윙어를 활용한 측면 공격에 의존하기 때문)



3.바르셀로나의 사비 -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 사비는 볼 키핑이 좋고 킬 패스 능력까지 겸비 , 이니에스타는 라스트 패스 능력이 좋고 드리블 능력이 탁월함 사비는 수비수들이나 수비형 미드필더 부스케츠에게서 공을 받아 정확한 짧은 패스로 점유율을 유지한 뒤, 틈이 보이면 전방에 정확한 패스를 공급. 이니에스타도 사비와 같은 역할을 소화하되, 직접 공을 몰고 상대 수비까지 돌파 시도. , 둘 다 우선은 동료들과 계속 패스를 주고받아 점유율을 지키며, 수비 상황에선 같이 상대를 압박해줌. (특히 사비의 정확한 짧은 패스가 핵심임.)



4. FC 안양의 최진수 정다슬 : 최진수는 드리블과 짧은 패스, 공격 가담에 능함 , 정다슬은 피지컬을 이용한 수비가 강점이며 롱패스가 날카로움 둘 다 우선 수비에 전념하다가 정다슬이 롱패스로 전방에 공을 공급하면, 최진수가 그 뒤로 공격 가담하여 공격진을 도와줌. 정다슬은 4백과 간격을 유지하며 천천히 올라가서 뒤를 받쳐줌.



  위에서 볼 수 있듯이, 어떻게 조합이 되든 간에 1명은 무조건 수비진에게서 공을 받고 전진 패스를 해줄 수 있는 패서(Passer)를 맡게 됩니다. 주로 이 패서가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게 됩니다. 다만 이 패서가 수비 성향이면 파트너를 공격 성향으로, 반대로 공격 성향이면 수비 성향의 파트너를 붙여주게 됩니다. 물론 2번 스콜스 캐릭 조합같이 둘 다 패서로 기용할 수도 있죠. 이 경우 둘 다 플레이메이커로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팀 전술과 포메이션에서 수비형 미드필더가 배치되는지, 공격형 미드필더가 배치되는지까지 고려하면 더 다양한 조합이 나올 수 있죠. 가령 레알 마드리드는 알론소 케디라 조합 앞에 메수트 외질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합니다. 따라서 섣불리 앞으로 나가지 않는 알론소와 전진해있는 외질 사이를 BTB 유형인 케디라가 그 중간을 이어줍니다. 이 조합은 외질과 알론소 둘이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아주는 것이죠. 대신 이 경우 알론소 케디라의 더블 피보테는 수비에 우선 치중하게 되죠.

 

이와 같이 더블 피보테 + 공격형 미드필더 조합을 흔히 삼각 편대라고 부릅니다.

 


  반대로 바르셀로나에선 수비형 미드필더 세르히오 부스케츠(Sergio Busquets)가 기용됩니다. 점유율 축구의 하나인 티키 타카를 구사하는 바르셀로나는 수비수 미드필더 공격수를 모두 짧은 패스로 거칩니다. 따라서 부스케츠의 패스 1순위는 사비 이니에스타가 됩니다. 이 둘은 공을 받은 뒤 동료와 짧은 패스로 계속 공을 돌립니다.

 

  그러다가 상대의 틈이 보이면 이니에스타는 드리블 돌파 후 라스트 패스, 사비는 날카로운 스루 패스로 공격 전개를 하죠. , 레알 마드리드와는 다르게 이니에스타가 중앙 미드필더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까지 맡아주고, 상대적으로 스루 패스가 정확한 사비가 그 뒤에 남아 위의 알론소 + 케디라의 역할을 같이 해주는 거죠. 그리고 전문적으로 수비 임무를 맡는 부스케츠가 있기 때문에 이니에스타 사비 더블 피보테는 상대적으로 적은 수비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이 조합을 역삼각형 편대라고 부릅니다. 삼각 편대와 역삼각형 편대는 4-3-3, 3-5-2, 4-5-1 등에서 볼 수 있습니다. 대신 삼각 편대는 4-2-3-1에서만, 역삼각형 편대는 4-1-4-1에서만 나타나기도 하죠. 어느 조합을 쓸 지는 팀의 포메이션, 전술에 따라 달라지고요.

 

  이처럼 중앙 미드필더는 혼자의 능력보단 파트너와의 조합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왜냐면 둘의 조합이 맞지 않으면 중원 싸움에서 밀려 경기 결과까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죠. 그래서 어떤 중앙 미드필더들을 조합할 것이냐공격형 혹은 수비형 미드필더와 어떻게 조합할 것이냐에 따라 팀 전술이 결정되기도 합니다. 그만큼 감독은 선수 성향을 잘 파악하고 그것에 맞게 역할 분담을 잘 해줘야겠죠?

 

  이렇듯 중앙 미드필더는 다양한 성향이 나오는 만큼 전술에 따라 조합도 매우 다양합니다. 그래서 공격형 미드필더와 수비형 미드필더인 선수들이 중앙 미드필더도 소화하기도 합니다. 그 부족한 부분을 파트너로 보충해줄 수 있으니까요.

 

 

참조

 

- 세리에ANo.10의 사랑은 왜 끝났는가? - 트레콰르티스타의 실종 : http://blog.daum.net/manutdronaldo/558

- 이형석의 Analyzing Football 라리가 전술 탐구 (2) 중앙 미드필더의 5가지 분류 : http://anal-football.net/15

- 이형석의 Analyzing Football 라리가 전술 탐구 (3) 더블 피보테와 트리보테 : http://anal-football.net/21

- 아주리 전술의 역사와 프란체스코 토티 (1) 트레콰르티스타 ~ (5) 토티의 시대 그 이후 :

http://italia10.egloos.com/2330750 , http://italia10.egloos.com/2331142 , http://italia10.egloos.com/2331371 , http://italia10.egloos.com/2331777 , http://italia10.egloos.com/2331779

- 이형석 저, 현대축구의 전술, 알고 봐야 제대로 보인다, Soccerline (2009)

- 골닷컴 - 메디아 푼타 언급 기사 '17경기 19' 고메스, 챔스 득점 선두로 :

http://www.goal.com/kr/news/1791/commentary/2011/11/03/2740500/17%EA%B2%BD%EA%B8%B0-19%EA%B3%A8-%EA%B3%A0%EB%A9%94%EC%8A%A4-%EC%B1%94%EC%8A%A4-%EB%93%9D%EC%A0%90-%EC%84%A0%EB%91%90%EB%A1%9C

- hlee21님의 블로그 이탈리아 & 스페인 축구 용어 정리 :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h1343202&logNo=50083293592&categoryNo=38&viewDate=&currentPage=1&listtype=0

- I LOVE SOCCER Roman Abramovich [축구 관련 용어 모음] : http://cafe.daum.net/WorldcupLove/BAOB/1011416


  • ?
    맹익재 2013.07.17 21:05
    잘 읽었습니다! ^^
  • profile
    우제간 2013.07.17 21:54
    역시 중미가 매력있어
  • ?
    김선양 2013.07.18 00:26
    리버풀에 있던 사비알론소를 참 좋아했습니다.
    알론소가 나간 후로 제 기억으로는 리버풀이 BIG4에 진입한 적이 없구요. ㅠㅠ

    우리 안양도 중원이 잘풀릴 때 좋은 경기력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언제나 양질의 자료를 제공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
    조연상 2013.07.18 08:59
    잘 봤습니다~
  • ?
    조진옥 2013.07.18 09:49
    오옷! 최진수 선수!!
    정중앙! 중미중미!
    중요하지 않은 포지션이 없군요! 잘 읽었으요
  • ?
    최지은 2013.07.18 20:57
    재용선수가 든든하게 성장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1 [안양한 축구 이야기] 1. 포지션 (1) 공격수 -1- 10 file 최재원 2013.06.26 28186
60 [안양한 축구 이야기] 1. 포지션 (2) 미드필더 -4- 6 file 최재원 2013.08.23 14300
59 [안양한 축구 이야기] 1. 포지션 (2) 미드필더 -1- 6 file 최재원 2013.07.10 13305
58 [안양한 축구 이야기] 1. 포지션 (1) 공격수 -2- 6 file 최재원 2013.07.03 12729
57 [안양한 축구 이야기] 1. 포지션 (3) 수비수 -1- 3 file 최재원 2013.09.07 12153
56 [안양한 축구 이야기] 미드필더 -3- 부록 : 수비형 미드필더를 둘러싼 용어들 정리 7 file 최재원 2013.07.24 10653
55 [안양한 축구 이야기] 1. 포지션 (3) 수비수 -2- 5 file 최재원 2013.09.13 10345
54 [안양한 축구 이야기] 1. 포지션 (2) 미드필더 -5- 4 file 최재원 2013.08.29 9398
» [안양한 축구 이야기] 1. 포지션 (2) 미드필더 -2- 6 file 최재원 2013.07.17 9280
52 [안양한 축구 이야기] 1. 포지션 (4) 골키퍼 + 공지 + 수정 완료 25 file 최재원 2013.09.30 8719
51 [안양한 축구 이야기] 1. 포지션 (2) 미드필더 -3- 5 file 최재원 2013.07.24 8255
50 [안양한 축구 이야기] 1.5 축구 전술 발전사 Digest -4- 수비 축구의 진수, '카테나치오'와 밀라노 더비 6 file 최재원 2013.11.20 7716
49 [안양한 축구 이야기] 1.5 축구 전술 발전사 Digest -1- 현대 축구의 기원과 초창기 전술들 3 file 최재원 2013.10.24 7599
48 [RED 미디어] 1R VS 고양 리뷰 - 3410일, 9년 만에 안양의 역사를 새로 시작하고 이어나가다 14 file 최재원 2013.03.20 6864
47 [안양한 축구 이야기] 미드필더 -5- 부록 : 측면 미드필더에 대해 못 다한 이야기들 4 file 최재원 2013.08.29 6588
46 [RED 미디어] 11R VS 고양 리뷰 - 보랏빛 태양이 뜨는 곳으로 날아오르자 7 file 최재원 2013.06.05 6440
45 [RED 미디어] 리뷰 관련 공지사항 2가지 전해드립니다 26 최재원 2013.06.12 6112
44 [안양한 축구 이야기] 0. 들어가기에 앞서 4 최재원 2013.06.26 6036
43 [RED 미디어] 21R VS 충주 리뷰 - 사라쌍수(娑羅雙樹) 8 file 최재원 2013.08.31 5916
42 [RED 미디어] 4R VS 충주 리뷰 - 우리의 승리 함성이 들리는가? 11 file 최재원 2013.04.12 5883
Board Pagination Prev 1 2 3 ... 4 Next
/ 4